연인들 - CINELINe

연인들 (1958, Les Amants)
프랑스 / 프랑스어 / 로맨스 / 90분

출연: 잔느 모로
감독: 루이 말
각본:
촬영:

작품성	(8/10)

네티즌	(0/10)

루이 말의 영화들은 57년 데뷔작 <사형대의 엘리베이터>를 시작으로 92년의 <데미지>까지 관습을 거역하는 개인의 욕망체계와 과감한 성묘사라는 일관된 주제를 간직한다. 여러 나라에서 심의수위에 관한 스캔들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영화들은 부르주아 관습체계에 대한 반역의 꿈을 키워온 자신의 배경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불륜을 다루는 그의 솜씨는 이 영화에서 가장 절정을 이룬다. 남편과의 삶에 권태를 느끼는 잔느는 애인도 따로 두고 있지만 그런 관계 속에서도 탈출구를 찾지 못한다. 어느 날 밤 낯선 남자와 마주선 잔느는 불현듯 사랑에 빠진다. 흔히 이런 사랑을 상상하기는 쉬울진 몰라도 실행하기는 어려운 하룻밤의 사랑. 이런 사랑은 보통 아침이 되면 서로가 서로를 잊고 헤어지는 게 상식이지만 잔느는 그 사랑을 권태로운 일상의 탈출로서 완성시킨다. 비록 잔느가 자신의 선택에 한순간 의문은 가지지만 그래도 후회는 하지 않는다. 언제나 도덕적인 결말을 그려오던 영화계에 파문을 일으켰던 이 영화의 결말은 결코 행복하게만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씁쓸하게도 느껴지지만, 자기 욕망의 실현이라는 관습보다 한 차원 위의 도덕관을 보여주고자 한 감독의 의도가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않음으로 인해 그의 가치전복적인 힘이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결혼이라는 제도보다는 사랑의 발견을 열정과 서정성의 결합으로 그려낸 루이 말 감독의 시선은 잔느 모로의 침착하면서도 불붙는 표정의 연기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