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습관>은 얼핏보면 우피 골드버그의 '시스터 액트'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타락한 클럽가수가 애인의 살인을 목격하고 수녀원으로 피신한다는 줄거리가 그렇다. 그러나 클럽가수가 수녀들을 통해 도덕적으로 갱생한다는 '시스터 액트'와는 기본적으로 그 갈등의 근원이 다르다. 문제는 타락한 여자가 아니라 수녀원 속에서 평화로워 보이던 수녀들이었다. 영화의 주요한 등장인물 수녀 5명은 커다란 수녀원 한 가운데서 감히 자신들의 욕망(수녀로서 금기 시 해야할 그 모든 것)을 꿈꾸고 이질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으로부터 한없는 매혹을 느낀다. 그러므로 도피한 클럽가수가 수녀원 속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나쁜 습관을 길들이게 한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수녀들의 욕구에 이용당한다는 식이다. 알모도바르의 그 전복 적이면서도 유쾌한 악동기질은 가장 성스러운 존재로 여겨지는 아니,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 수녀들에게까지 그 손길이 미친다. 알모도바르에게 있어 금기란 애초부터 존재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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