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총 7개의 챕터를 통해 한 남자의 20년간의 일생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전개과정을 가지고 있다. 주인공 김영호, 그는 타락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보통의 불쌍한 중년이고 그런 그가 살아온 세상을 우리는 거꾸로 보게된다.

우연히 죽음을 앞둔 첫사랑 순임을 만나는 가까운 과거부터, 아내의 불륜현장을 잡고 돌아서서 바람을 피우는 30대 중반의 가구점 사장, 고문과 폭력의 광기에 물들어가는 형사, 영문도 모른 채 광주의 5월에 총을 들고 나선 군인, 그리고 순임과 박하사탕을 나눠먹던 수줍은 첫사랑의 순간까지. 한 남자의 인생역정을 되짚어가는 시선은 처연하리만치 사실적이다.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아름답고 순수했던 시간은 언제일까? 이런 질문의 답을 이 영화에선 첫사랑이라는 감미로운 향신료와 함께 보여준다. 우리는 이때부터 머리속에서 주인공의 인생을 빠르게 진행시키면 한 인간의 망가져 가는 모습을 지금 이 시대를 살고있는 내 모습과 비교하면서 아주 리얼하게 느낄 수도 있다. 더불어 지난 20년간의 한국의 경제적, 사회적 변환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 영화를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감독의 말처럼 즐겁고 쾌척하지는 않겠지만, 비루한 삶의 피로와 희망을 묵묵히 따라가는 과정은 치열한 여운을 남기며 영화의 마지막이지만 이야기의 출발점인 7번째 챕터에 이르면 우리는 햇살가득한 강가에서 느낄수 있던 내 스무살 또는 여러분의 스무살때의 눈빛과 사랑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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