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드라큘라 2000이 아니라 dracula 2001이다. 본인은 드라큘라를 좋아하는데 간만에 나온 드라큘라 영화지만 좀 땡기지가 않았다. 헌데 제작이 웨스 크레이븐이길래 한번 기대를 가지고 가봤다. 웨스 크레이븐은 스크림과 나이트 메어 시리즈로 유명한 감독이다. 그는 철학을 전공 했으면 그의 일련의 영화마다 그의 사회 의식이 담겨져 있고 초기의 그의 영화들은 좌파성향을 띠고 있는걸로 알고 있다.

드라큘라란 참 미묘하고 복잡한 캐릭터이고 매력적이다. 흡혈귀 중에서는 최고다. 원래 드라큘라는 발칸 지역에 슬라브족 토속 신앙이었는데 이 지방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융화현상이 일어나서 지금의 드라큘라의 캐릭터가 만들어 졌다고 한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가면서 그 캐릭터들도 많이 변했다.
어떤 이유로 해서 안식을 얻지 못하고 신과 세상을 아주 미워하며 어둠에 몸을 맡기고 태양과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없다. 드라큘라는 거울에 그 모습이 나타나지 않걸랑. 늑대나 올빼미 박쥐로 변신가능하고 보통 사람에 비해 엄청난 힘과 운동신경을 지니고 있다. 마늘, 십자가, 성서를 싫어한다. 겁내는 것이 아니라 싫어한다. 십자가나 마늘로는 드라큘라를 죽일 수 없다. 죽일려면 목을 자르거나 심장에 말뚝을 박는데 태양이 완빵이다. 눈빛으로 어떤 여자라도 유혹할 수 있고 피부는 창백하고 아주 희다. 지능도 뛰어나다. 최초의 섹스 심벌이다. 초대 받지 않은 집에는 갈 수 없다. 성스러운 흙이 없으면 거주 할 수 없다. 그래서 그가 다른 곳으로 갈때 머리수 보다 관들을 많이 옮기는데 거기엔 성스러운 흙이 담겨져 있다.

드라큘라의 특징들은 대충 이러하다. 드라큘라는 수많이 작품화 되고 재해석 되어져 왔다. 그리고 공포 영화란것들이 사회이면에 대한 메타포를 많이 담고 있다. 드라큘라는 보통 성적 상징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본인이 본 흡혈귀 영화중에서 후라이 나이트와 코폴라의 드라큘라와 뱀파이어의 인터뷰가 제일 나았다. 후라이 나이트는 제일 무섭게 봤는데 아마 어릴적에 봐서 그런거 같기도 하다. 코폴라의 드라큘라에는 로맨틱하고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하는 드라큘라가 나온다. 글고 뱀파이어의 인터뷰에는 존재로 고민하고 방황하는 흡혈귀가 나온다. 뱀파이어의 인터뷰는 책이 훨씬 났다. 영화에는 레스타트에 대한 것들이 좀 축소화 되어있고 루이스가 생의 의욕을 상실하는 부분도 왜곡이 심하다. 또 책에 보면 흡혈귀가 된뒤 자기 존재를 알지 못해 미쳐서 동물같고 야만스러운 흡혈귀들이 나온다.

드라큐라의 원전이라 할 수 있는 스토커의 드라큘라는 청교도의 악마적 이면이고 그것의 부정적인 이미지라고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성스러운 흙이 있어야만 살 수 있는데 이는 악이란 것이 선의 깊숙한 곳에 자리 자고 있고 바로 선의 이면이란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브램 스토커의 해석을 따르는 듯하다. 내가 보기엔 이 영화의 드라큘라가 제일 불쌍한 드라큘라가 아닌가 싶다.

영화는 1987년 영국에 드라큘라가 도착한 것으로 시작되는데 1897년은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가 출간된 해이다. 이는 영화 보고 난후에 안 사실이다. 영화 볼때는 영국이라 하기엔 혹시 맑스를 은유하지 않나 하고 생각했었다. 거기 보면 칼 팍스라는 골돌품상도 나올기래 더욱 그런 생각들이 들었었다. 좀 유치해 보일는지 몰라도 언어의 유사성으로 어떤 것들을 상징하는 것들이 종종 나온다. 나의 억지인지 몰라도 전혀 무관하지 않은것 같다. 이 영화에 반헬싱이란 흡혈귀 사냥꾼이 나오는데 그는 드라큘라를 완전히 죽이는 방법을 알지 못해 드라큘라를 감금해 놓고 드라큘라의 피로 오랜세월 동안 연명하며 산다.

헌데 브램 스토커의 소설에도 반헬싱이란 인물이 나오는데 드라큘라 사냥꾼이고 오손웰스의 지적에 의하면 반헬싱이란 인물에는 브램스토커의 친아버지-좋은 아버지로서의 모습이 담겨져 있고 청교도적인 이미지가 담겨져 있다고 하다. 영화에서 반헬싱이 드라큘라의 피로 연명한다는 것은 브램 스토커의 해석을 따른 것이며 그 해석을 직접적이고 역으로 인용하였다.

어찌어찌해 탈출하게 된 드라큘라는 비행기로 미국의 뉴올리언즈로 가게 된다. 뉴올리언즈는 재즈의 도시로 유명한데 노예 시장이 성행했던 곳이었고 스토리빌이라는 매춘굴이 있었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문화 영향을 많이 받았고 아직 또 그것들을 찾아 볼 수 있다. 크레뇰이라는 흑인과 백인 혼혈들이 많이 있고 향락의 도시이다. 여러문화들이 혼재되 있고 미국적인 성향들이 두드러지는 곳이라고 생각된다. 드라큘라는 이곳에 자기 자손을 찾으러 오는데 그때 이곳은 마르디 그라(Mardi Gras) 기간인데 Mardi Gras란 가톨릭과 관계된 축제이다. 부활절은 가톨릭에서 성탄절 다음으로 중요한 기간인데, 가톨릭교도들은 부활절을 맞기 전에 , 몸을 깨끗이 하는 '사순절'이란 기간을 갖는데 서양사람들은 '사순절'전에 또 술과 춤,노래 등으로 몸을 더럽히는데 이 몸을 더럽히는 기간에 벌어지는 축제가 Mardi Gras라고 한단다. 이 기간에 여자들한테 뭐라뭐라 하면 가슴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그대신 목걸이를 줘야 하는데 이 장면은 영화에도 나온다. 브램 스토커의 해석과 연관이 되지 않나
글고 이 기간에 드라큘라는 부활을 노린다. 자기 자손과 함께.. 자기 자손은 여자인데 처녀이다 .가슴팍에 처녀라고 붙이고 나오거든. 이 영화에는 흥미로운 설정이 나온다. 드라큘라가 바로 가롯 유다라는 설정이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어디서 들어봤던거 같다. 그래서 은을 싫어한다. 유다가 예수를 은화 20개인가 30개에 팔아 먹었으니... 난 여기서 흡혈귀들을 죽일때 은총알을 쏘는걸 보고 별 생각없이 봤느데 은총알은 늑대인간 이었지... 드라큘라가 유다이기에 그래서 여기 드라큘라는 고수머리에 부리부리한 눈에 그쪽 지방들 사람들의 형상으로 나온다. 원래 드라큘라의 형상은 뾰족한 귀에 눈섭도 길고 손바닥에도 털이 나고 못 생겼다. 무느와르의 노스페라투에 나오는 형상이 딱 맞다. 유다가 발을 절었다고 하던데 그것까지 넣었더라면 좋았을껄 하는 생각이 든다. 유다가 자살할려고 하다가 줄이 끊어져 죽지 못하고 드라큘라가 되었고 그는 역사상 가장 나쁜 놈으로 낙인 찍힌다. 영화의 후반부에 보면 드라큐라는 '자신은 당신(신)의 도구였다'면서 절규한다. 이 영화에서는 그부분이 약하게 처리되어진다. 그리고 이놈은 자기 자손의 손에 의해 죽는다. 여는 비극의 설정들을 가져온 것이다. 다른 드라큘라 소설에는 드라큘라는 자신의 사생아에 의해서만 죽여질수 있다고 나오는데 그것을 가져온 듯하다. 죽지도 못하고 평생(?)을 분노로 가득찬 채로 세상과 신을 저주하면서 존재해 왔던것이다. 그리고 자기 핏줄에 의해 죽는다. 정말 제일 불쌍한 드라큘라이다. 드라큘라는 네온싸인 광고탑같은 십자가에 자기 핏줄에 의해 목이 매달리고 햇빛을 보며 죽는다. 그 장면은 뭔가 의미하는 바가 있는듯 하다.

이제 정리를 해보자면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해 이해가 잘 않되겟지만 궁금하면 영화를 한번 보라- 미국의 청교도윤리와 자본주의가 선이라면 이는 악의 이면들을 가지고 있다. 악은 나의 억지대로(억지가 맞다) 공산주의 일수도 있다. 지금 미국 세대들에겐 그 선이란 것들이 껍데기만 남아있다. 그선이란 것은 죽어버려있다.(영화에서 반헬싱이 죽거든). 그들은 악이란 것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많은 유혹들이 그들을 유혹하고 미국적 기반들은 가치가 없어졌다.(완전히 없어지진 않았다. 영화에 보면 반헬싱의 양아들로 그를 계승하는 자가 나온다. 반헬싱에 의해 구제받은 인물이라고나 할까) 그들은 정처없이 방황하고 결국에는 선이란 것을 선택하지만 그 안에는 악의 피가 은밀하게 흐른다.

이 영화는 어찌보면 상당히 철학적인 영화인것 같기도 하다. 비판의식도 있는것 같고, 나의 과대 해석일는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리 보기에는 걸리는 요소들이 많다. 간만에 극장에서 본 공포영화기래 괜찮게 봤다. 허나 중후반부터 내가 말한 그런 도식화 때문인지 영화에 힘이 떨어지고 선뜻 참 괜찮은 영화라고 말하기에는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