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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단 앤 트루디 (2000, When Brendan Met Trudy)
영국, 아일랜드 / 영어 / 로맨스, 코미디 / 91분 2001년 07월 21일 개봉


출연: 피터 맥도날드, 플로라 몽고메리, 마리 물렌
감독: 키에론 J 월쉬
각본: 로디 도일
촬영: 애슐리 로우
제작: 데들리필름2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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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52.85%

작품성  (8/10)
네티즌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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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천국]의 감동을 잇는 영화 속 오마주, 그 색다른 만남과 즐거움.

흔히 오마주는 어떤 특정 영화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인식되고 있는데 [브랜단 앤 트루디]에서는 특히 그런 식의 영화적 묘미를 한껏 살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 적재적소에 각기 다른 영화들을 배치하며 발랄하게,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냈다.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 재미는 남다르다.

"모든 일이 시작된 6개월 전으로 되돌아 가보자"

영화 [선셋대로]의 오프닝을 열던 이 다이알로그가 [브랜단 앤 트루디]에 차용되며 영화는 브랜단이 트루디를 처음 만났던 6개월 전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은 마치 [네 멋대로 해라]의 트레일러를 따라 밟는 듯 경쾌하고 파격적이다. 거기다 영화 틈새마다 서부극 [추적자]에서부터 [데드 맨 워킹]까지, 시대를 종횡무진하는 영화가 모자이크처럼 채워진다.

영국 영화의 멋과 지성, 그리고 반항

영국 영화는 작지만 강하다.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날카로운 사회의식을 담아낸다. 이는 영화속 주인공들을 통해 보여지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섬세하고 애정 어린 시선인 것이다.
영화 [브랜단 앤 트루디]에서도 이런 점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달콤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속에 아주 자연스럽게 '난민 문제', '테크놀러지의 폐단', '중산층의 위선' 등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나이 든 교장 선생님이 늘 성가 '생명의 양식'만 부르는 '브랜단'에게 가장 반항적인 음악인 '이기팝(iggy pop)'을 권유하는 것도 그리 어색한 장면은 아니다. 이는 무모한 반항이 아닌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진정한 반항의 기치'를 짚어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선셋 대로]에 관하여...

"브랜단이 빗속에 얼굴을 묻는 오프닝 장면은 빌리 와일더 감독의 [선셋 대로]에 대한 제 경의의 표시입니다." -작가 '로디 도일'-

[사브리나] [7년만의 외출] [뜨거운 것이 좋아]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빌리 와일더 감독의 대표작인 [선셋 대로 (Sunset Boulevard)]는 영원한 영화 고전이며 지성으로도 불린다. 1950년 오스카 각본상과 각색상을 수상했으며 미 의회도서관 선정 미국 필름 문화재 25편 중에 하나이다.

배경은 무성영화에서 유성영화로 옮겨가며 헐리웃 영화 산업이 팽창 일로를 달리던 시기. 테크놀러지와 나이에 밀려 잊혀진 배우로 전락한 대스타 '노마 데스몬드'와 돈이 필요한 젊은 시나리오 작가 '조 길리스'의 만남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노마는 자신이 늙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싫어 외출도 두려워하면서 아직도 팬들이 자신을 보고싶어한다는 착각에 사로잡힌 과대망상의 인물. 노마의 재산에 관심을 두었던 조는 그녀를 잘 이용하면 돈도 얻고 글도 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는 그녀가 친 금전의 덫에 걸려들었다는 생각이 들고, 벗어나려 몸부림친다. 그러나 조에 대한 노마의 집착은 극에 달한다. 조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던 노마는 급기야 의심과 질투에 휩싸여 그를 살해한다...

[선셋 대로]에서 조가 살해당해 쓰러진 곳이 바로 풀장이고 이 장면이 [브랜단 앤 트루디]가 차용한 장면이기도 하다. [선셋 대로]가 헐리웃 영화 산업의 검은 이면을 시니컬하게 폭로하며 인간 군상의 영화와 탐욕의 덧없음을 시사하는 반면, [브랜단 앤 트루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라는 것은 인간이 영원히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 자체로서 위로와 위안이 되는 존재임을 행복하게 묘사하고 있다.



내성적이고 고직식한 중학교 교사 브랜단. 그는 모르는 영화가 없을 정도로 지독한 영화광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 삶은 영화와 달리 너무도 건조해 성가대에서 노래하는 것과 비디오 감상이 전부다. 그런 그의 삶 속으로 한 여자가 뛰어든다.

우연히 단골 펍(pub)에서 만난 '트루디'. 너무도 거침없고 생기발랄한 그녀가 브랜단의 무료한 일상에 지각변동을 일으킨다. 두 사람은 '네 멋대로 해라'의 한 장면처럼 거리를 질주하기도 하고 다른 부류의 사람들과도 어울리며 대담하고 짜릿한 사랑의 행복을 만끽한다.

하지만 그녀를 사귈수록 뭔가 미심쩍은 구석이 드러나며 브랜단은 혼돈에 빠지기 시작한다. 직업이 몬테소리 선생이라는 사람이 밤이면 사라졌다. 새벽이면 나타나고 서랍마다 무시무시한 연장드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닌가. 공교롭게 TV에서는 남자만 골라 살해한 후 그곳을 거세하는 엽기 여인에 대한 사건이 보도된다.

브랜단이 겁에 질려 그녀를 의심하기 시작하자 이를 못견딘 트루디는 자신의 직업은 '도둑'임을 당당하게 밝힌다. 그리고 내친김에 그 소심한 '브랜단'을 절도행각에 동참시키고야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