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잃어버려 본적이 있으세요? 정말 그때의 심정이란 잃어버려본 사람만이 알수 있답니다. 볼일을 보고 나왔는데 잘 묶어놓은 자전거가 사라졌을때, 그리고 나는 자전거가 없어 멍하게 서있는데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고 내 앞을 지나갈때 말이죠.

<북경 자전거>는 슬픈 영화입니다. 자전거가 삶의 전부인 구웨이(츄이 린)와 자전거가 멋의 상징인 지안(리빈)을 통해 삶이란 것에 대해 논하죠.

<북경 자전거>는 <고양이를 부탁해>나 <키즈 리턴> 같은 청춘영화와 맥이 닿아있습니다. 성적이나 사랑에 목매다는 청춘이 아니라 다양한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며 진지한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그렇죠. 왕 샤오슈아이 감독은 자전거 한대를 통해 희망과 사랑과 좌절을 한번에 담아냅니다. 영화속 자전거의 의미가 크기에 결말역시 유난히 슬프게 느껴지죠.

<포스트맨 블루스>의 사와키(츠즈미 신이치)는 단지 직업을 위해 자전거 페달을 밟습니다. 구웨이는 그러나 자전거를 타는것이 사는것이면서 동시에 자신의 정체성이죠. 그렇기에 잃어버린 자전거를 찾기위해 자전거의 도시인 북경을 헤메고 다닙니다.

그러나 지안이 자전거를 타는것은 단지 여자친구인 지아오(가오 유안유안)에게 잘보이기 위함이죠. 나중에 지아오가 좀더 멋지게 자전거를 타는 남자와 사귀게 되자 결국 지안은 자전거를 타는 목적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이런 청춘들의 모습은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키즈 리턴>의 우울한 두 청춘 신지(안도 마사노부)와 마사루(가네코 겐)에게서 일찍이 본적이 있죠. 우리 주위에서 흔하게 볼수 있는 청춘이지만 우리중 누구도 이런 청춘들의 삶에 관심을 깊이 가져보지는 않았을겁니다. 단지 우리가 날라리라고만 여기던 이런 삶도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깊고 풍부함이 있다는거죠.

다시 한번 묻고 싶네요. 자전거를 잃어버려 본적이 있으신지.
자전거를 잃어버려보신 분이라면 이 영화의 감성을 더욱 순수하게 느껴볼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태기: 이 영화에서 <수쥬>에서 무단과 메메이역을 했던 조우 쉰을 다시 만날수 있다는건 정말 행운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2년전 개봉했던 장 이모우의 <책상 서랍 속의 동화>의 동화를 생각하면 DDR까지 생긴 중국의 모습에 놀라울 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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