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에서의 영역 전쟁에서 패배한 야쿠자 '야마모토'는 야쿠자인 자신에게 회의를 느끼고 LA 로 유학간 동생 '캔'을 찾아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LA 공항에서 흑인 '데니'와 우발적인 싸움을 하지만 곧 '데니'와 동생 '캔'이 친구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캔'은 이미 마약에 중독된 상태다. '야마모토'는 동생과 함께 '데니'의 집에 얹혀 살게 되고 이질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점차 우정을 쌓아가던 '야마모토'와 '데니'는 '야마모토'가 LA 일대 마약시장을 지배하는 마피아와의 싸움에 휘말리자 함께 위험에 빠진다.
오토바이 사고와 재기, <하나비>로 누린 국제적 명성 등 적지 않은 인생의 굴곡을 통과하면서 작품수를 더해갈수록 성숙된 연출력을 선보이고 있는 '기타노 다케시'의 <브라더> 역시 '다케시'의 연출력과 카리스마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영화는 비정한 폭력세계에 던져진 남성의 우정, 숙명과도 같은 비극이 어우러진 '다케시' 작품의 특성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영화 시작 5분 동안 말 한마디 하지 않는 과묵함과 선글라스로 눈을 가린 무표정한 얼굴, 머리를 숙이고 터벅터벅 걷는 모습까지 '다케시'의 모습은 한결같다. 무시무시한 폭력의 귀퉁이를 비집고 나오는 따뜻함과 유머는 '다케시'의 꽉 다문 입가에서 흘러 나오는 미소나 수시로 끼어드는 장난질과 기이한 조화를 이룬다. <브라더>는 '기타노 다케시'의 9번째 작품이자 영어로 만든 첫 작품이다. 미국인과 영국인 스탭이 참여하고 있지만 '오피스 기타노 사단'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한다. '다케시'가 감독과 각본, 편집을 맡아 했고 영화음악 파트너인 '히사이시 조'가 이끄는 오케스트라도 '마리아 슈나이더'의 재즈넘버를 훌륭하게 협연한다. 제작자 '모리 마사유키'와 촬영감독 '카츠미 야나기지마'와의 호흡도 여전히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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