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에서 주간지로 옮겨가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Film 2.0]을 굳이 들먹이지 않는다 해도 영화 웹진이 일반 관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씨네21] 같은 주간지나 [스크린]이나 [프리미어], [키노] 같은 월간지는 관객이 원하는 영화 정보를 빠르게 전달할 수 없기에 수시로 업데이트가 가능한 웹진에 눈을 돌리고 있으니 이런 영화 웹진들이 관객의 영화 판단에 개입되는 여지는 상당히 커진 셈이다.

웹진 [무비스트]에 '정성렬의 영화컬럼'을 연재하는 정성렬씨가 지난해말 쓴 컬럼 중에 '인터넷을 무시하는 족속들에게'라는 글이 있었다. 기자 시사회에서 웹진에서 왔다고 하자 푸대접을 한 경우를 예로 들면서 인터넷 환경이 변화되면서 더이상 '웹진'이라는 자체는 무시당할 존재가 아니며, 인터넷 사이트의 역할과 가능성을 '무시'해서 영화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램을 적은 글이었다. 사실 글 쓰는 기자도 분명히 사람일진데, 푸대접 받고 영화를 보면 영화의 내용을 떠나서 좋은 인상이 남지만은 않을 것이다.

5월 15일 종로 씨네코아에서는 곧 개봉할 한 한국영화 <후아유>의 VIP 시사회가 있었다. 영화의 소재가 아바타 게임인 만큼 인터넷 관련 종사자를 배려했다는 설정이 독특하게 느껴진 자리였다. 그리고, 영화의 출연배우들과 동료 영화배우, 연예인들, 정계인사 등이 VIP(?)라는 이름으로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다. 과연 이나영, 조승우를 비롯 배용준, 소유진, 박경림, 박수홍 등 많은 인기 연예인들이 시사회장에 모습을 보였고, 그에 따라 많은 언론사 카메라들이 달라붙었다. 그러나 정작 이 과정에서 오히려 인터넷 매체가 소외당하는 이상한 모습이 연출되었다. 티켓을 받으려고 영화사 관계자를 찾은 본 기자에게 돌아온 답변은, 초청을 한 적이 없고 또한 자리가 모자르니 기다렸다가 자리가 남으면 들여보내준다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초대받지 않은 자리에 우리가 뭐하러 가겠는가? 첨부파일에 문제가 있을까봐 두번씩이나 보내온 영화사의 초대장은 그냥 스팸메일에 불과했을까?

이번 시사회에는 모사이트에서 진행한 100명 정도의 일반 시사회 관객도 함께 있었고, 돌아다니는 진행요원들도 들어오는 기자들에게 티켓을 주고 있었지만, 몇몇 사이트나 잡지측에서 온 기자들은 멀뚱히 구경만 해야했다. 만일 방송국이나 일간지나 영화관련 주간지였다면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을테지만 아직 웹진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과연 묻고 싶다. 웹진과 오프라인 종이 잡지가 무엇이 다른지. 물론 그 영향력에서는 많은 차이가 날테지만 인터넷 정보 강국이라고 공공연히 떠들어대는 한국에서 웹진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지니는지 모르는 사람들만 영화일에 종사하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 당장 몇 퍼센트의 기대효과 때문에 장래성 있는 매체를 폄하하는 것은 그 영화사를 위해서, 그리고 한국영화계와 인터넷 업계를 위해서도 안타까운 일이다.

[첨부: 초대받지 않은 자에게 보내진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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