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오르가즘이란 말을 아십니까?

설명하기가 좀 뭐하기는 하지만...

한마디로, 섹스를 할 때 느끼는 쾌감의 절정이라고 하더군요. ^^;

섹스? 쾌감? 오르가즘?

우리나라에서는 이 성 (性)문제에 대해서 만큼은 참으로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것 까지는 없는데... ^^;

나이가 들면서 누구나 하는 행위(?)이고, 또 이제는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상황임에도 우리는 아직도 민감하게 대처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늘 감추고 있었던 그 문제를 공개적으로 다룬다는 게 왠지 좀... 물론 그러는 것이 현 시대의 추세이기는 하지만... ^^;

현 시대의 추세? 그렇다면 우리 역시 섹스에 대해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는 뜻이겠죠?

영화에서 이런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할 경우 거의가 지저분한 화장실 유머가 대부분입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그런 영화들의 경우에는 우리와 느끼는 바가 많이 달라서 영화를 보면서도 이런 영화가 왜 외국에서 히트를 쳤는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보다보면 구역질이 날 것같은 느낌을 받는 수도... ^^;

예외적으로 그런 작품중에서 나름대로 작품성도 가지고 있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영화로 [아메리칸 파이]가 있습니다.

[아메리칸 파이]... 최근에 속편이 나오기도 했는데... 다들 괜찮게 보셨겠죠? ^^

아무튼 그런 영화의 대부분이 주체가 남성이었습니다. 대부분? 아니 전부라고 해야겠죠?

남성들의 첫 경험과 남성들이 보는 여성들의 모습... 그리고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 영화는 철저하게 남성 위주로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 [걸스 온 탑]은 조금 다릅니다.

이미 제목에 '걸스'란 말이 들어있어서 대략적으로 아시겠지만... ^^a

그렇습니다. 이 영화의 주체는 남성이 아닌 여성입니다.

제목에 언급한 '오르가즘'이란 말도 사실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많이 쓰는 말이죠.

물론, 남성들도 느끼기는 하지만... ^^;

영화는 사춘기를 느끼기 시작하는 나이의 3명의 여성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여성들의 섹스 코미디'란 말에 어떤 영화가 나올까 무척 궁금했었습니다.

물론 여성들도 사람인 만큼 섹스에 대해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어쩌면 남성들보다 할 말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여성들의 섹스에 대해 이야기할 만한 공간이(?) 없었으니까요.

그리고 영화 속 그녀들의 관심은 오로지 '오르가즘'을 경험해 보는 것에 쏠려 있습니다.

섹스...

그들은 그것을 원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현실과 이상이 다르다고 할까요? 그녀들은 처음에 섹스를 하게되면 '오르가즘'을 다 느끼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란 것을 점차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녀들은 나름대로 공부를 하기 시작합니다.

주위의 잘 아는 사람한테 물어보기도 하고, 책도 보고... 아무튼 그 와중에 그녀들은 한가지를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남자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

그래서 그녀들은 남자 사냥(?)에 나섭니다.

오로지, 섹스를 해서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이 지상 목표였던 그녀들...

그런데 어느 날, 세 명 중 '잉켄'이 '오르가즘'을 느끼게 됩니다.

어디서? 바로 자전거 위에서... ^^a

자전거를 타던 중 '오르가즘'을 느끼게 되자, 그녀는 친구들에게 자랑을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을 볼때 상당히 민망함을 느꼈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그러셨겠지만... ^^;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흥분해 가로등을 붙잡고 낑낑대는(?) 모습이란... ^^a

그 길로 세 명은 자전거를 타고 '오르가즘'을 느끼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느낀 것은 '오르가즘'이 맞기는 하지만 진정한(?) '오르가즘'이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그녀들은 또 다시 남자들을 찾아 나서는데...

사람들은 각기 커가면서 자신들만의 환상을 만들고 가지고 있게 됩니다.

어떤 남자와... 또는 어떤 여자와 만나 사랑을 나누고 가정을 가지고 싶다는... 자신들만의 평범하지만 작은 상상...

하지만, 현실은 우리 자신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이 쉽게 우리의 눈 앞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들의 이상형을 바꾸어갑니다. 현실에 맞춰서... ^^;

그리고 그렇게 누군가를 만나 결혼을 하고,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그것이 요즘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사랑보다는 현실을 더 중요시 생각하는...

아무튼 그녀들은 오로지 섹스를 하기 위해(?) 남자들을 찾지만... 그 남자들은 그녀들이 상상하던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거... 혹시 해보셨나요?

만약, 여러분이 아직 혼자시라면,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시기를... 어쩌면 모르고 지나쳤던 사람중의 당신의 반쪽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나 자신은 모르고 있었지만,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는 어떤 누군가가...

사랑이라는 것... 그것은 알고 보면 바로 근처에 있습니다.

아무튼 그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게 사랑인지 모른 채... 사랑에 목말라하며 애타게 반쪽을 찾았지만, 찾지 못합니다.

다만 가슴에 상처를 입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라고... 그토록 찾아 헤맬때는 안보이던 사랑이 그녀들을 찾아옵니다.

우연이라고는 너무 아이러니하죠?

아무튼 그때부터 그녀들이 하는 일들은 모두 잘 되기 시작합니다.

매번 지던 시합을 이기기도 하고, 평소에는 못하던 일도 척척 할 수 있게 되니 말입니다.

사랑의 힘이란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섹스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재미있는 사람에게는 재미있고, 재미없는 사람에게는 또 재미없습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한번쯤 색다른 영화를 보고 싶으신 분들은 극장을 찾아가 보시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 2002. 01. 16. 오후 8시 30분, 드림시네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