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B 본부는 빅토리아즈 시크릿 모델로 변장한 외계인 설리나에 의해 점령당합니다. 설리나가 노리는 정체불명의 물건이 어디에 있는 지 아는 유일한 사람은 오래 전에 은퇴한 요원 케이입니다. 케이의 옛 파트너인 제이는 모든 기억을 잃고 우체국장으로 일하고 있는 케이를 끌고 와 다시 외계인 쓰레기들과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Same Planet. New Scum.' [맨 인 블랙 2]의 광고 카피는 이 영화를 거의 완벽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한 마디로 새 악당을 끌고와 만든 [맨 인 블랙] 영화입니다. 여기서 어떤 새로운 아이디어나 스타일을 찾을 생각은 마시기 바랍니다. [맨 인 블랙 2]는 [맨 인 블랙]이라는 텔레비전 시리즈의 두번째 에피소드처럼 보입니다.

이런 걸 결코 단점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원래 사람들은 속편에서 전편과 같은 어떤 것을 기대하니까요. [맨 인 블랙 2]는 오리지널의 아이디어에 충실합니다. 토미 리 존스와 윌 스미스라는 잘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배우의 콤비 플레이, 우주의 거대함과 인간의 왜소함을 비교하며 노는 스케일 농담, B급 SF식 상상력과 UFO 음모설의 결합과 같은 것들 말입니다. 그들은 1편에서 쓰지 않은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을 꽤 많이 가지고 있고 그 중 상당수는 여전히 잘 먹힙니다. 말하는 강아지 외계인 프랭크처럼 배역이 커진 조연들이 새로운 농담을 제공해주기도 하고요.

물론 1편처럼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우린 1편에서 이런 농담들을 다 한 번씩 봤기 때문에 그 때와 같은 신선함은 느끼지 못합니다. 이게 정말 [엑스 파일] 같은 시리즈였다면 시리즈가 이어지는 동안 성격에 더 잘 어울리는 농담을 찾아낼 수도 있었겠지만, 이건 그냥 블록버스터 영화의 속편이니까요.

장점은 역시 블록버스터 영화 고유의 거창함입니다. 영화의 시각 효과는 그 동안 많이 발전했습니다. 지하철 추적전이나 자라와의 공중전처럼 어느 정도 새로운 액션의 아이디어가 보이는 장면들도 있습니다.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의 콤비 플레이도 괜찮고요. 원래대로 팜케 잰센이 악역을 했어도 멋있었겠지만 (집안 상 때문에 도중 하차했답니다) 라라 플린 보일에게는 잰센에겐 없는 야비한 맛이 있습니다.

[맨 인 블랙 2]는 가볍고 짧고 경박하며 빠른 오락 영화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보기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여름밤의 짧은 오락을 위해 이 영화를 선택하는 사람들에겐 대부분 장점으로 기능하겠지요.

기타등등

팜케 잰센은 정말로 빅토리아즈 시크릿 모델이었잖아요. 이 사람이 계속 나왔다면 그 사람의 옛 사진을 그대로 썼을까요, 아니면 새로 찍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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