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서태지가 아니다

이것은 서태지가 아니다 (2000, This is Not Seo Taiji)
한국 / 한국어 / 다큐멘터리 / 133분	15세관람가 /

출연: 서태지
감독: 전명산
각본: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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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쓴 팬덤문화보고서 <이것은 서태지가 아니다!>

이 다큐멘타리는 우리나라에서 팬덤문화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서태지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울고 웃고 환호하고 분노하고 열광하고 상처받고,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기성의 질서에 도전하면서 또 그들 내부에서 서로 싸우면서 위로하면서 1년 반 동안 너무도 빨리 변해버린 서태지팬들... 한국에서는 처음 만들어지는 팬덤에 관한 영상보고서이다.

우리 사회에서 '팬덤'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덤은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거대한 집합적 행위들을 만들어내는 그 '특유의 문화적 현상' 때문에 순식간에 관심의 촛점이 되었다.어떤 이는 팬덤을 TV가 만들어낸 수동적인 대중문화현상으로 바라보았고, 어떤이는 '맹목적인 광신도'라는 병리학적 관점에서 바라보았고 또 어떤 이는 소위 '하위문화'의 일부로, 청소년기 '한때 있을 수 있는' 문화로 팬덤을 바라보기도 했다. '파시즘'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평론가도 있었다. 그리고 시청률과 판매부수의 관점에서 팬덤에 접근해왔던 언론들은 팬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들을 조장해왔다. 그리하여 '빠순이'라는 표현은 이들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런데 팬덤 내부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너무나 다르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 언론에 적대적이다. 이유는 언론이 그들을 왜곡해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방송국에 매여있는 '볼모 오빠'만 아니라면 방송국을 폭파시켜버리고 싶다고 말하는 친구도 있다. 팬덤 안과 팬덤 밖의 거리는 그만큼이나 멀다

그러나 팬덤의 '정의'는 무엇인가? 팬덤이란 문화현상은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 서태지팬들은 '왜' 서태지를 좋아하는가? 이런 것이 궁금한 분들에게는 이 다큐멘타리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이 다큐멘타리는 그저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어떤 한 팬덤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팬덤을 형성한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여기' 이러저러한 모습으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저러한 모습으로 살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비록 충분하지는 않지만, 그들의 생각, 느낌,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내면의 을... 덧붙여 그 모습이 그렇게 부정적이지만은 않다는 이야기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왜 하필...'이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는 분들에게는 존재하는 것을 그냥 '거기 그렇게' 존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되겠냐고 부탁드리고 싶다.

영상물을 이해하는데 도움되는 한마디를 덧붙이면, 이 영상물에서 '주인공'이나 핵심인물을 찾지 말라는 것이다. 이들은 대표도 없고 대표하는 팬클럽도 없다.
익명의 개인들 그리고 다양한 관심과 연령과 지역과 다종다양한 인연으로 만들어진 수백여개의 (인터넷) 커뮤니티들이 존재할 뿐이다.

2001년 제 6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부문 출품, 디지털 최초 극장개봉작. 6mm 디지탈, 133분에 2000년 8월 29일 서태지의 컴백 장면부터 2002년 2월까지 서태지팬들의 모습을 담았다. 촬영기간 약 1년 6개월, 편집기간 약 5개월이 소요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