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순수, 너무나 순수한..



'이창동 감독', '설경구 주연' 이란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맛을 당기는 영화였다.

한창 많은 영화팬들의 입에 오르내리던 '박하사탕'..

개봉하고 한참 후에서야 비디오로 보게 되었다.

솔직히 난 그 영화가 왜 그리 사랑받는지, 

어째서 박.사.모까지 생겨나게 되었는지 쉬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난 후에 오는 우울함과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는데..

그러나 이 영화는 달랐다. 전편에 비해 무겁지도 않고 오히려 밝은 편이었다.

무엇보다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사랑'에 관한 필름이었고..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감독의 영화라서 

혹은 설경구를 보기 위해 이 영화를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나또한 그랬으니까.

그.러.나...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문소리'라는 배우였다.

박하사탕을 본 사람은 대충 알겠지만 보지 못한 사람은 신인으로 착각할 수도있다..

배우 치곤 그리 예쁘장한 얼굴이 아닌 평범한 외모에다

전작에서도 그리 기억에 남을 만한 연기는 아니었으니까..

이 영화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정말 입이 딱 벌어졌다.

뒤틀린 팔다리며, 눈동자의 움직임, 입모양, 힘겹게 내뱉는 말투며..

딱 뇌성마비 환자의 그것이였다.

여배우가 꺼려할만한 배역인데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앞으로가 문제다.'힐러리 스웽크'와 같은 길을 걷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이 영화에서 설경구는 또 한번 색다른 인물을 만들어낸다.

성장이 덜 된듯한 어리버리함과 전과 3범이라지만 한없이 순수해 보이는

분명 보통 사람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였다.

역시, 이 배우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종두, 공주 두 사람 다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버림 받고 무시당하는

가엾은 사람들이다.

종두는 시간 남고 교도소 가는 길을 안다는 이유로 형을 대신해 십자가를 진다.

공주의 가족은 겉으론 위하는 척 하지만 사실 그녀를 이용해 먹는다.

장애인인 공주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종두

타인의 눈엔 분명 정상인이 아닌 그들이다.

예쁘다며 공주의 몸에 손을 갖다대던 종두의 행동을 처음엔

돌발적이고 충동적이라고만 생각했다. 

영화가 전개되면서 종두란 인물이 좀 더 파악되면서 

그의 그런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둘의 사랑이 발전되어 가는 건 여느 연인들과 다를 바 없었다.

전화 통화를 하고, 함께 거리를 다니고, 자장면을 먹고..

그 둘은 순수한 사랑을 하고 있었으나 사람들의 오해와 편견이 그들을 괴롭혔다.

공주는 사랑 안에서 걸을 수 있었고, 노래할 수 있었으며,

자신도 건사하지 못하던 종두는 사랑으로 한 여자를 안을 수 있었다.

공주는 지하철역에서 내가 만일~이란 노래를 한다.

많이 들어온 노래였지만 그토록 슬프고 눈물나는 곡인지는 몰랐다.

한동안 아니면 영원히 '내가 만일'을 들으면 '오아시스'가 생각날 것이다.



공주는 오아시스 그림에 비치는 나무 그림자를 가장 무서워한다.

삭막하고 마른 사막과도 같은 세상에 

그들, 그들의 사랑은 어쩌면 오아시스와도 같다.

세상의 많은 사랑 중에 가장 순수하고 맑은 그들의 사랑..

그렇다면 그들을 가리운 나무 가지 하나 하나는 세상의 편견과 오해일것이다.

그 그림자는 종두의 마술로 사라지기도 하고 점점 희미해가더니

영화의 끝에선 결국 잘려 나간다.



당장 교도소행이 될 그가 도망쳐 나와 고작 한다는게

공주의 집앞 나뭇가지를 자르는 일이였다.

악을 쓰며 가지를 쳐내는 그의 모습, 라디오 음악을 크게 틀어

그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공주의 모습이 한없이 슬펐다.

눈물이 한없이 흐르던 장면이었다.잊지 못할 것이다...



그런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

나도 나만의 오아시스를 꿈꾼다.



정말 멋진 드라마이고 멋진 로망스이다.

간만에 만나본 따뜻하고 가슴 뿌듯해지는 영화다.

또 한번 오아시스를 찾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문소리가 직접 부른 '내가 만일'을 구하고 싶었지만 쉽지가 않아서

아쉬운대로 안치환의 곡을 올립니다.

다시 한번 그 감동 느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