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비오는 날 둘만의 공간에서, 이성친구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으면 어떻게 하겠는가?

"마지막이야. 나 내일 떠나는데 너와 잠시 입맞추고 싶어. 오래도록 좋아했었어…"

술도 적당히 마신 상태에서 상대가 이런 말을 하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온다면 몇몇은 입술을 저도 모르게 빌려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때문에 3명이 교통사고로 죽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영화 <소울 서바이버>는 바로 그 키스의 오해로부터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간다.

키스가 있었고, 애인이 이를 봤고,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오해를 푸는 과정이 있었고, 자동차 사고가 났다. 애인은 죽었고 나머지는 살았다. 시간이 흐른 후, 여자(캐시)는 죄책감과 애인의 환영에 시달리고 이성친구(매트)는 그녀의 곁에 더욱 다가선다.

영화는 시종 현실과 환상을 오고가며, 갈수록 그 경계를 지워나간다. 우스운 건 그 모호함을 이용해, 러브씬을 집어넣곤 하는 것이다. 캐시와 매트의 섹스씬 등이 그것. 이러한 장면은 첨언밀어에 넘어가 입술을 허락하는 장면과 함께 마음 약한 곳을 건드려, 불신감 조장과 애인 단속을 철저히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한다.

이런 쓸 데 없는 생각을 하다보면 어느새 영화는 이건 모두 혼수상태에 있던 캐시의 망상이었다고 말한다. 헉, 그럼 캐시의 시점을 따라가던 관객의 시선은 틀린 거 였구나. 이건 그렇다면 <디 아더스>? 그럼 소름 끼치는 충격? 아니다, 아니다. 허탈감만 나온다. 이유는 뻔뻔하게 관객을 속이지 못했고 너무 중간중간 환영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결정적인 건 <디 아더스>라는 훌륭한 작품이 모든 걸 이미 다 구사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관객에겐 면역력이 생긴 것이다. 한 번 속지 두 번 속나. 그리고 사랑의 위대함을 설파하는 교훈조의 결말은 관객을 더욱 몸둘 바 모르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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