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6월! 한국 축구사의 길이 길이 남게 된 4강 진출 신화는 지금도 우리들의 뇌리 속에 자리잡고 있다.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이기 전에 발끝에서 나오는 자유를 향한 의지라고 누군가가 말했듯 움직이는 철학이다. 최근에는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축구경기가 여자축구출범이 이루어지면서 남녀노소 누구든지 즐길 수 있는 경기로 거듭나고 있다. 여자축구팀을 소재로 한 이 슈팅 라이크 베컴은 우리들의 기억 속에 지금도 머물고 있는 2002 한일 월드컵의 감동을 자꾸만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다.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은 정통 인도계 영국 소녀 제스가 집안의 극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자축구단인 해리어팀의 줄스를 만나 결승까지 진출하여 미국스카웃제의도 받는다는 일반적인 스포츠영화의 길을 따라가고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적인 면을 발견할 수 가있다.

전통적인 가부장적 제도의 인도가정이 축구종주국인 영국 사회 속에서 등장한다는 것과 여성들이 남성들 못지 않게 축구에 대한 열정과 승부 욕이 남다르다는 것, 남성과 여성의 사랑보다는 동성 애 적인 느낌도 첨가시켰다는 것이 이 영화의 색다른 발견이다.

작년에 개봉한 영화 <더 홀>에서 뇌세 적인 프랭키역을 맡은 키이라 나이틀리의 줄스역이나 인도소녀 역할로 나오는 파민더 나그라의 축구솜씨, 축구감독 조역을 맡고 있는 조나단 리스마이어스의 꽃미남 역할도 만만치가 않다. 여기에 조연 급으로 나오고 있는 부모님들의 등장도 감초역할로 안성맞춤이다.

인도와 영국이라는 이민족간의, 동양과 서양이라는 사상간의, 부모와 자식이라는 세대간의 차이와 갈등을 축구라는 매개체로 화해하고 화합하는 모습은 자유와 평등, 희망을 담은 발끝으로의 저항임을 증명해줌과 동시에 예전 영화 <그들만의 월드컵>이나 <컵>과도 크게 주제를 벗어나지 않는다.

영화 <슈팅 라이크 베컴>은 축구 속에 여성이라는 소재를 개입시켜 좀더 축구의 의미를 극명하게 드러내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잉글랜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만 해도 그 사실을 입증해주는 이야기다.

내 의견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