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웨폰.

-홍콩의 미녀 삼총사, 총과 함께 한국에 오다.-

아픈 기억을 가진 여자가 우수에 젖은 모습으로 총을 난사한다. 하지만 발라드음악이 난사되는 총소리를 감싸안는다. 총으로 난사되어 파괴된 건물 안에서 여자는 유유히 흐르는 음악과 함께 사라진다.

9월20일 개봉되는 영화 '버추얼웨폰'은 서기, 조미, 막문위 등 홍콩을 대표하는 미녀삼총사와 더불어 한국의 꽃 미남 송 승헌이 출연하는 영화로써 제작초기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이권을 노린 집단으로부터 아버지를 잃은 컴퓨터해커 겸 전문 킬러인 린 과 수 자매, 그의 뒤를 쫓는 강력계 여형사 홍, 린을 사랑하는 외국잡지사의 얀, 그리고, 초우형제가 경영하는 네트워크회사 등, 이들이 엮어 가는 액션과 사랑, 아픔과 기억이 주된 기둥 줄거리를 이끌어 나간다.

양자경의 '예스마담'을 연출한 감독답게 이번 '버추얼웨폰'에서도 여성3명을 중심으로 예스마담에서 보여주었던 우먼파워의 부드러움 속에 강력함을 너나없이 선사한다. 특히 총격 신에서 흘러나오는 카펜더즈의 노래 'Close to you'는 영화의 여성미를 한층 더 증폭시키는 한편 액션의 잔인함을 미화시키는데 기여한다. 하지만 와이어 줄에 묶여 나오는 과장된 액션과 매트릭스를 모방한 듯한 장면은 식상함을 던져준다.

영화배우 서기는 이번 작품에서 언니 린역을 맡아 액션배우로써의 입지를 한층 더 고조시켰다. 전에 보여주던 '풍운', '중화영웅', '신투차세대'에서 보여주던 연기와는 달리 좀더 난이도 있는 액션연기로 그의 명성을 떨쳤다고 본다. 아사아의 유명한 모델이자, 배우로 이제는 작품성 있는 관금붕의 '섬이야기'로 다시 우리 곁에 다가올 그의 연기변신에 기대를 모은다.

5월에 '소림축구'로 주성치와 같이 연기를 펼치던 조미가 이번에는 서기와 함께 액션연기에 도전하게 되는데 어색함이 전혀 없이 잘 소화해 냈다고 본다. TV시리즈 '황제의 딸'로 상을 수상한 그녀답게 이번 연기에서도 잠재력 있는 신예스타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막문위는 '타락천사'와 '흑협'에서 보여주던 다양한 연기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연기실력 못지 않게 가수로도 활동 중인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도 두 곡의 노래를 OST에 담아냈다.

하지만, 한국의 배우 송승헌은 그러한 여배우들의 틈에 끼어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말을 더빙 처리한 것이나, 액션영화에서 보여주는 어설픈 멜로연기 등 아쉬움이 남는 구석이 몇 가지 되지만 그렇다고 희망을 버리기에는 이르다.

우선 세계메이저 영화사중에 하나인 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사에서 동양배우를 캐스팅했다는 점과 특히 송승헌이라는 남자배우가 연기시도를 했다는 점에서는 그 영향력이 클 것이다. 첫술에 배부르겠냐는 말이 있듯이 이것을 발판으로 한국의 유능한 배우들과 제작진들이 세계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