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 김봉두>(이하 <김봉두>)는 첸 카이거의 <해자왕>(196분, 1987년. 산골학교의 교사가 된 한 청년의 체험담을 그린 작품으로 중국 문화혁명 시기의 교육정책 모순을 비판하고 있다) 이후 만난 가장 교육적으로 올바른 영화이다. 기형적 교육이 만연한 이 땅에 드디어 충무로에서 보낸 제대로 된 장학사(영화 <김봉두>)가 떴으니, 부디 참교육이 실천될 수 있는 기회로 쓰이길 바란다.

먼저 본 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김봉두>는 <집으로...>와 닮았다. 도시인이 시골 속으로 어쩌다 들어와 갈등을 겪다 감화된다는. 다른 점은 <김봉두>는 이야기 대상을 좀 더 구체화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알아서 느끼라는 <집으로...>의 태도와는 달리 <김봉두>는 감동거리를 좀 더 구체적으로 전한다. 때문에 극장 밖을 나서면 <김봉두>의 감동은 바람에 실려간다.

그러나 연기자들 대부분은 남는다. 코미디계의 설경구 차승원은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디테일한 감정의 순간들을 잘 표현해 낸다. 그 중 대부분이 연기로 보이지 않기도 하다는 데서 나는 전율한다. 또한 변희봉(최노인)의 연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아니, 천상에 다다른 저 분의 연기를 내가 어찌 감히 평한단 말인가. 그저 저런 훌륭한 분이 오래 사셔서 영화에 계속해 나와주시길 바랄 뿐. 이밖에 독수리 5형제는 정말 시골스런 내외면을 보여주었고(저 중 미화부장 예순이는 내 조카 은정이를 닮았기에 더욱 시골 아이들에 사실감을 느꼈다) 시골 어른들 대부분도 내가 어릴 적 늘 보던 이웃주민 그대로였다.

지금은 분교로 바뀐 나의 대화초교와 오영숙 선생님을 그립게 만든 <김봉두>를 나는 영화 속 분교 같은 작은 상영관에서 보았다. 그곳에서도 웃음과 눈물이 끊이질 않았으니 보다 큰 상영관, 전국의 극장에선 폭소루(爆笑淚)가 더할 것이다. 기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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