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유럽 문화의 중심지 베니스...거대한 세트로 다시 태어났다!

[베로니카 : 사랑의 전설]은 16세기 베니스의 특권을 부여받은 상류층에 의해 향유된 고급스럽고 화려하며 사치스러운 삶을 보여준다. 베니스는 당시 유럽 문화와 교육의 중심지였다.

그러나 베니스를 살펴본 뒤, 제작진들은 실제적으로 그곳에서 영화를 만들기란 매우 복잡한 일이라고 느껴졌다. 그리하여, 유명한 이 도시의 정교한 건축물과 운하를 가득 메운 곤돌라는 브란치아노, 바사노, 프래스카티, 카르라롤라와 로마에 있는 시네시타 스튜디오에서 재창조되었다.

특히, 물 위에 지어진 도시 베니스를 표현하기 위해선 운하를 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그래서 제작진들은 완벽히 컨트롤 할 수 있도록 2구역으로 나뉜 인공 운하를 제작하기에 이른다. 40피트 이상의 건물과 300피트 이상을 흐르는 운하를 만드는 것은 세트 디자인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운하 건설 작업은 디자인에서완공까지 무려 4개월 이상이 걸릴 정도였다. 이렇게 길고 어려운 작업을 거쳐 완성된 운하는 5피트 깊이에 8톤의 물을 저장할 정도였다. 그러나 제작진은 이에 만족하지 않았다. 운하의 깊이를 나타내기 위해 그들은 탱크 바닥을 어두운 색으로 칠하고 물에 페인트를 섞고 금속을 넣는 등 마지막 손길까지 신경을 놓지 않았다.

로맨틱한 황금빛 조명으로 복원된 르네상스 스타일

16세기 베니스 귀족사회의 고급 창녀들의 삶과 사랑을 담고자 했던 마샬 헤르스코비츠 감독은 이를 위해 먼저 로맨틱한 르네상스 스타일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고급 창녀들이 스스로를 비하하기 보다는 자신들이 환희의 세상을 창조한다고 자부했던 것에 관심을 가졌다.

창녀들의 관심은 섹스 뿐만 아니라 대화, 음식, 의상, 냄새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있엇고 헤르스코비츠 감독은 그 시대의 관능을 영황 고스란히 옮겨오고 싶었다. 그래서 택하 방법은 그 당시 이탈리아 최고의 화가들 그림을 참조하는 것이었다.

그는 촬영감독 보얀 바젤리와 프로덕션 디자이너 노만 가우드와 함께 일하면서 이름 높은 예술가 까라바지오의 작품을 고려했다. 어디에서도 빛의 원천을 찾을 수 없는 신비로운 황갈색 색채는 그들이 원하는 전부였다. 까라바지오가 그랬듯이, 그들은 세트에 보다 많은 광택을 첨가하고 황금빛 조명으로 부드럽고 로맨틱한 르네상스 스타일을 재현해 내었다.

철저한 고증과 조사로 태어난 화려한 시대 의상

16세기 귀족 사회의 화려한 삶을 살았던 고급 창녀의 삶을 다룬 영화였기에 의상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그래서 제작진들이 선택한 의상 디자이너는 시대극 [순수의 시대]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바 있는 가브리엘라 페스쿠치.

그녀는 베니스의 창녀들의 아름다움을 그렸던 화가 틴테토로의 작품들을 참고하여 정교하고 아름다운 의상들을 만들어냈다. 알맞은 옷감을 찾기 위해 전 이탈리아를 여행한 그녀는 로마 교외의 폐쇄된 교회에서 오래된 벨벳을 발견했다. 실제적으로 16세기 창녀들의 의상에 주로 사용되었던 옷감이었다. 의상의 대부분은 로마에서 디자인되고 수공으로 만들어졌다.

베로니카 역을 맡은 캐서린 맥코마크는 혼자서 18벌의 드레스를 가질 정도였다. 특히, 창녀들이 주로 신던 높은 굽의 샌들은 고급 창녀들의 품위 있는 몸 가짐을 그대로 살려주는 최고 걸작이었다. 이렇게 페스쿠치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탄생한 의상들은 영화에 화려함을 더하고 생기를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