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더"는 진실에 관한 영화이자 그것이 지니는 무게에 대해 차분하고도 냉정하게 묘사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진실앞에 서는 용기를 그리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 진실을 알렸을 때 자신이 감당해야 할 엄청난 중압감을 사실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회사기밀을 발설치 않겠다는 계약과 국민의 건강에 대해 책임이 있는 도의적 사명감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에게 선뜻 '용기 있게 말해'라고 강요할 수 없는 것은 감독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방식 때문입니다. 기업의 비리와 폭로에 관한 영화는 많이 있습니다. 주인공에게 가해지는 위협과 이를 영웅적으로 해결하는 류의 영화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 영화는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무엇보다 감독은 '진실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겠는지를 묻습니다. 영화를 통해 그 무게감은 아주 생생하고 혹독하게 표현되고 있습니다. 절제된 음악과 차분한 카메라 워킹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사건의 인물들과 거리를 두게 하면서 마치 이 상황이 나와는 상관없는 누군가에게 일어난 것이 아니라 잘 알고 있는 동료, 가족, 친구에 일어났을 때 어떻게 말해주어야 할 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그래서 사건이 원만히 해결되는 마지막에 가서도 아니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통쾌하다든가 후련하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정말 힘든 일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진실을 말해야 하는 때, 여러 가지 이해관계와 정황 때문에 그렇지 못하는 경우를 경험합니다. 진실을 말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갖는 소중함은 이루말 할 수가 없지요. 자기의 두 딸들이 아버지의 용기 있는 증언내용이 방송되는 것을 보고 있는 장면에서,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돌아보는 딸의 얼굴은 곧 진실 앞에 서는 우리를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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