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진실

믿을 수 없는 진실 (1989, The Unbelievable Truth)
미국 / 영어 / 드라마, 코미디 / 96분

감독: 할 하틀리
각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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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지수]

48%

작품성	(7/10)

네티즌	(10/10)

할 하틀리는 1959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벽돌공의 아들로 태어나 78년 보스톤의 매사추세츠 아트 컬리지에 다니다가 뉴욕 주립대학 부설 퍼처스 영화학교에서 감독이자 편집기사인 아람 아바키안의 지도 아래 공부했다. 졸업 작품인 단편영화 <키드>는 여자친구를 찾기 위해 고향인 린덴허스트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청년 네드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간결한 대사와 독백들과 갑작스러운 상황 전개, 안무된 듯한 동작선들로 이후 영화에서 선보일 특유의 스타일을 형성한다. 졸업 후 맨하탄의 철공소에서 도제일과 공익광고 회사에서 전화를 받는 일을 하였고 몇 편의 단편영화를 만든 후 88년 고용주로부터 제작비를 지원 받아 7만 5천 달러로 첫 번째 장편영화 <믿을 수 없는 진실>을 만들었다. 살인죄로 복역하고 고향인 린덴허스트로 향하던 조쉬는 정비소에서 일자리를 얻게 되고 핵에 대한 공포와 집요한 옛 남자친구 때문에 고민하는 정비소 주인의 십대 딸과 사랑에 빠진다. 하틀리는 이 영화에서 '계약'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사람들의 돈에 대한 태도와 서로에 대한 불신을 냉소적으로 그려냈다. <믿을 수 없는 진실>과 <트러스트>, <심플맨>에 이르는 장편 영화에서 하틀리는 인물들의 자기자신을 찾아가는 순례의 과정 안에서 인물들의 상호적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다. 이후 뉴욕의 트루 픽션 픽처스, 영국의 제니스 프로덕션, 필름4 인터내셔날로부터 65만불의 제작비를 지원 받아 독립제작방식으로 90년 <트러스트>를 만든다. <심플맨>은 60년대적 세계관을 고수하고 있는 무정부주의 테러리스트인 아버지를 구출하려는 두 아들의 로드 무비이다. 등장인물의 로맨스는 아이러니와 결합되어 그들의 본질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진다. 모든 기억을 잃고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뉴욕에서 발견되는 남자와 그를 치료하게 되는 전직 간호사를 통해 현대 미국사회의 포르노그라피와 섹스, 범죄와 폭력의 문제를 다룬 <아마추어>는 귀속감을 잃은 인물들에 대한 시니컬한 초상이다. 95년 발표한 <바람둥이>는 93년 동명의 단편영화를 다시 만든 작품으로 뉴욕, 베를린, 동경에서 서로 다른 언어로 말하는 서로 다른 등장인물들이 처한 똑같은 상황에 대한 변주이다. 80년대부터 시작된 뉴욕 인디펜던트의 부상과 더불어 등장한 할 하틀리는 동세대인 짐 자무쉬, 리차드 링클레이터, 위트 스틸만과 비교되곤 하지만 그는 오히려 90년대의 버스터 키튼으로 불린다. 그의 영화에 항상 등장하는 롱아일랜드, 카톨릭적인 정서, 노동계급, 테러리스트들을 통해 버스터 키튼 식의 격렬하고 기술적인 방식과 다른 주변부적이고 평범한 블랙 유머의 정서를 포착해낸다. 그의 영화에는 로맨티시즘과 내재된 숙명주의와 돌발적인 행동들이 포진되어 있으며, 단조로운 산문체와도 같은 그의 화면은 신중하지만 스펙터클한 미장센의 미니멀리즘으로 구현된다. 장르 영화의 바깥에서 고다르적인 화면구성, 브레히트적인 대사, 버스터 키튼식의 코미디로 90년대 노동계급의 예술영화를 만들어낸 그는 텍스트의 경제성을 중시하는 절제의 미덕을 가지고 커뮤니케이션과 신뢰에 대한 욕망과 의무가 무거운 짐으로 작용하는 인물 군상들을 풍부한 감수성과 유머로 표현한다. 이러한 그의 작품 특성 때문에 프랑스의 영화잡지 '까이에 뒤 시네마'는 할 하틀리를 '제2의 고다르'로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