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극 감독이 오우삼 감독을 겨낭해 야심차게 내 놓은 작품...
(말이 그래왔지 늘, 서극 감독이 작품성 이나 흥행성 면에서 오우삼 감독에게 밀린것은 우리 관객들이 재차 확인한 바였다)

그럼 서극 감독이 아직 헐리웃 시스템에 적응을 못한 것인가.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감독은 자기 나름대로의 작품세계가 있기 때문에 함부로 타 감독과 비교해서는 안된다.

헐리웃에 진출한 5명의 홍콩 감독 (오우삼, 서극, 임영동, 황지강, 우인태)이 있지만, 그 누구도 비교를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다만 어디 어디 출신이기 때문에 단순 비교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서극도 열 좀 받았을 것이다. (그런 단순 비교에)
홍콩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제작자와 감독으로서의 두 콤비... (떨어지면 흥행에 실패하고 붙으면 성공했다) 먼저 진출한 오우삼 감독이 '하드 타겟'으로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았지만 (그래서 헐리웃 제작자들이 팔 겉어붙이고 오우삼 감독에게는 매달린다) 서극 감독은 '더블 팀' 하나로 흥행, 비평면에서 최악을 받았기 때문에...
제 2 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3 라운드는 다르다.
우선, 오우삼 감독이 'MI:2'로 먼저 치고 올라갔지만, 서극 감독은 자본만 헐리웃에 의존하고 모든 스탭과 배우는 홍콩으로 귀환했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는 달라졌다.
매번 홍콩 영화에서 나오던 억지 같은 코믹은 없다.
액션도 엄청 비주얼하게 그려진다. (흠이 있다면, 합성 필름이라는게 너무 확연히 보이던 장면도 몇 커트 있었다)

마치, 내가 사람의 눈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심리) 상태를 읽는 것처럼 영화는 한 순간의 쉴틈을 안 준다. 계속되는 빠른 전개,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 확실히 변했다.
서극 감독은 두 지역의 구미를 확실하게 맞췄다. (오우삼 감독이 '페이스 오프'에서와 같이 시도한 동양적 사상의 결합처럼)

인간의 운명에 있어서 자신의 결정에 의해 되어 지는 순과, 역은 이렇게 영화로 만들어져 다시금 우리에게 보여진다. 약간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풀어내려는 감독의 의도와는 맞지않게 영화는 주제를 잠시 이탈도 하지만, 처음과 끝을 동일시하게 처리하는 기법으로 중간에 벗어났던 주제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감독의 배려가 빛을 발하였다.

배우들의 연기... 특히 젠 엑스 캅에서의 겉 멋만 의지한 '사정봉'은 이제는 연기력도 겸비하는 신세대 스타로 다시 떠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