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린이들은 맘(Mom·엄마)을 배우고 나면 그 다음으로 ‘맥’(Mac·맥도널드햄버거)을 발음한다는 농담이 있습니다. 맥은 미국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대중음식이기 때문이죠.

청바지, 코카콜라와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햄버거 브랜드 맥도널드는 캘리포니아의 작은 '드라이브 인’ 가게에서 출발해 현재 세계 1백11국에 2만3천여 체인점을 둔 거대한 햄버거 가게(?)입니다.

가장 미국적인 제목을 딴 이 영화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일본영화입니다. 이 제목을 알면 영화가 보입니다.
왜 이 영화의 제목이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인지 한 번 보죠...


#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

영화의 시작은 좀 어수선하지만 라디오방송국 녹음실이란 건 어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을겁니다.

초반 긴 롱테이크촬영장면(리허설장면이죠)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조금 뒤에 있을 긴박한 생방송을 더욱 가슴 조이며 보라는 일종의 장치적 배려같습니다...

자.생방송 1시간 전입니다. <운명의 여인>이란 극본으로 라디오 드라마 공모에 당선한 주부작가 미야코는 자신의 작품이 방송을 탄다는 기쁨에 온통 취해있습니다. 아마 모든 작가분들이 그러하듯이요...


그리고 그와는 반대로 여기저기 성우와 아나운서, 스텝, 편성국장까지 신경쓰는 프로듀서 우시지마..

그리고 왕년의 대스타이나 지금은 젊은 기획여가수의 끼워주기 덤신세지만 콧대높은 노리코가 있습니다.

그 콧대높은 노리코는 이렇게 심통을 부립니다. 여주인공의 이름을 미국식으로 바꿔달라고요...

그리고 아예 일본의 바닷가마을인 배경을 뉴욕으로 평범한 주부역을 변호사인 캐리어우먼으로 바꿔달라말이죠.

결국 모든 극중주인공의 이름을 바꾸고 내용을 바꿔나간데에 사건의 발단입니다.




# 매직타임?

<매직타임>은 일명 ‘show time’이라고도 하는데 바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가상의 시공간을 말하는 용어입니다

1998년 연극계에도 IMF가 몰아쳤을 때 꿋꿋히 매진을 이어갔던 장 진 연출의 작품이죠..2년만에 박광정 연출로 공연중입니다.

연극 햄릿의 분장실이 주무대인 이곳에서 어떤 Magic이 이뤄지는지 대학로의 한 소극장으로 들어가보죠.


## 매직타임

소극장에 앉아서 무대를 살펴보니 앞이 뚫린 (관객을 위해겠죠) 분장실이 보입니다. 한 사람이 들어와서 대본을 뚫어져라 보고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래리.. 그는 햄릿역을 맡지 못함을 비관까지 하는데요..

꽉 막혀보이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대단한 사람임을 다부진 입술로 나타냅니다.



연극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부인과 아이들의 양육문제로 심각한 연극배우이자 고등학교 교사인 앨런이 들어오고 요가와 자신의 부인인 앤을 사랑하는 스캇이 오고... 여주인공역인 로리가 등장합니다..그녀는 햄릿역의 데이빗을 사랑하지만 장난만 치는 그에게 사랑의 확신을 받지 못함에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그 순간 무대감독에게서 유명한 A.C.T(Americal Conservatory Theatre)극단의 빌 볼씨가 관객으로 온다는 말을 듣고, 배우들의 신경은 예민해 집니다.

불과 물처럼 사이가 안좋은 래리와 데이빗은 계속 싸우고 이 때 스캇의 아내 앤이 오디션에 합격됨을 알게 되죠...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

오로지 소리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라디오라지만 잇다른 현실성 때문에 대본은 이리저리 망가지고 고쳐집니다.

작은 바닷가가 미국의 뉴욕으로 바뀌고 직업이 변호사로 바뀌자 처음 법정장면을 삽입하면서 법정드라마로 마피아의 이야기가
나오며 또 시카고로 바뀌면서 느와르드라마로...바뀝니다.

한 물 간 여배우의 심통이 이렇게 바뀌자 다른 성우들도 자존심이 가만히 있지는 않겠죠..생방은 이미 시작했으니요...



왜 여자만 미국이름이냐며 자기도 마이클로 하겠다던 하마무라는 기어코 자신이 들고 간 햄버거이름인 맥도널드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무지막지한 사고를 치게되는거죠...엄밀히는 마끄도나르도가 맞겠지만요..

원래는 바닷가에서 주인공들이 만나게 되어 있지만 시카고에는 바다가 없죠...그래서 다시 댐붕괴로 바뀝니다...

참! 안되는 집은 뭘 해도 안된다더니 효과실이 잠겨서 효과음도 없습니다...결국 왕년의 효과맨인 경비아저씨의 도움으로 총소리는 옥수수로 댐붕괴는 화장실 물내려가는 소리로 창조되지만...어부인 주인공은 파일럿으로 하마무라가 말한 상태니 조난이 아닌 항공사고로 해야하는데 여기엔 또 광고주가 항공사라는 변수가 작용합니다...

과연 라디오에서 뭘 못만들까요? 결국 우주비행사가 된 맥도널드씨.....



## 매직타임

스캇은 아내의 합격을 기뻐하지만 자신과 떨어질 것에 달가워하지 않죠...
죽느냐 사느냐가 아닌 일이냐 사랑이냐를 두고 그것이 문제로다를 외치는 스캇과 앤 부부.....
스캇은 시작 몇 분전에 나가버리죠...

둘만 남은 분장실에서 데이빗은 로리에게 청혼의 반지를 내밀지만 로리는 사랑의 확신을 '로리 사랑해'란 말이라도 받아내려 하지만 데이빗은 그 말을 쉽게 하지 못합니다.

로리는 자신에게 진실되게 대해줄 것을 요구하며 반지를 받지 않고요.

래리와 데이빗의 서로의 다른 연기관과 편견들은 둘의 검투로 연결되고 사태는 점점 이상하게만 꼬여갑니다.




## 웰컴 미스터 맥도널드

노리코의 트집은 생트집입니다. 해피엔딩마저도 비극을 이겨내고 자아를 찾는 스칼렛같은 여성성장드라마로 만들 생각을 하고 맥도널드씨는 우주의 미아로 만들죠...

다른건 다 바꾸더라도 결말은 행복하게 해야한다는 작가와 편성국장과 노리코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프로듀서라니...

과연 이 드라마의 끝은 제대로 나기는 날까요?



## 매직타임

사건의 5단계에서 절정까지 갔다가 결말부분으로 오는 부분까지가 모든 극의 백미겠죠...
아! 그리고 복선이 깔리면 효과 만점...
매직타임에서는 의도된 복선이 아닌 결정된 복선인 무대의 막(극중 햄릿의 막)이 오르며 사건이 해결됩니다...하나 하나 천천히....

연극은 성황리에 마치고 그들은 그들에게 주어진 생애 최고의 연극에 온 세상을 얻은 듯 합니다.
그리고 이런 갈등은 제목처럼 마치 마술같이 풀려나갑니다......





영화와 연극이라....


웰컴...에는 영화보다 연극에 가깝습니다.감독이 유명한 연극 각본가이자 연출가라는 사실을 모르더라도 생방송 스튜디오라는 한정된 공간과 개성있는 캐릭터는 너무도 연극적입니다...

생방송이란 압박과 긴장속에 관객을 집어넣고 시작하는 이 영화와 매직타임이라는 분장실에서 무대감독이 들락날락하며 외치는 '~분 남았어요..서둘러요..'란 대사는 정말이지 양손에 땀날만합니다...

그리고 톡톡 튀는 대사와 각 캐릭터의 확연한 구별...역시도요...

우리의 인생을 말할 때 한편의 연극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인생의 투영이란 말도 교과서에서 본 듯도 싶네요.. 마찬가지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이리저리 엮여가기도 하고 저질러지기도 합니까?

영화같은 해피엔딩도 연극같은 비극도 모두 우리의 삶속에 말그대로 투영되어 있어서 우리가 그것들을 보면서 울기도 웃기도 하는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의 생방송은 어떤 결말로 가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