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 - CINELINe

생일선물 (2000, バ-スデイプレゼント)
일본 / 일본어 / 로맨스 / 106분	15세관람가 / 2001년 02월 10일 개봉

출연: 키시타니 고로, 와쿠이 에미, 스즈키 안쥬
감독: 미츠노 미치오
각본: 미즈하시 후미에
촬영:
제작: 후지TV, Amuse, 스투시네마
배급: U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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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성	(0/10)

네티즌	(9/10)

일본 애니메이션의 대부, 미야자키 하야오. 그의 애니메이션의 매력은 모두의 마음 속에 잠겨 있는 노스탤지어와 순수를 블러 일으키는 마법같은 스토리와 캐릭터에 있다. 담백한 영상과 색감으로 보여지는 하야오의 인물들은 신화와 동화, 전설의 상상력을 넘나들며 모두를 행복의 느낌으로 안내한다. 일본인들의 국민성마저 바꿔 놓았다는 격찬을 들을 정도. 월트 디즈니의 히트 애니메이션들이 제작 전 하야오의 아니메를 분석하며 그 행복감을 관객동원의 열쇠로 결론짓고 답습했다.

특히 <이웃집 토토로>는 1988년 개봉되어 전 일본 열도를 들썩거리게 했고 각 언론과 잡지들은 '토토로 특집'을 내놓았다. 바다 건너 한국에서도 그 명성은 유감없이 발휘되어 불법 복사 테이프가 고가에 매매되며 매니아들을 흥분시켰다. 그 열풍의 한 가운데 후지 TV의 대표적 제작자로 히트 드라마 제조기로 불리던 오오타 프로듀서가 있었다. <이웃집 토토로>에서 그를 매혹시킨 것은 바로 막내 메이의 캐릭터였다. 세상에 대해 아무런 때가 묻지 않은, 토토로를 보고도 무섭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를 천진난만하게 받아 들이는 아이. 그러나 엄마를 위해 밭에서 갓 딴 옥수수를 들고 길거리를 헤매는 깊은 마음도 가지고 있는 네 살 백이 소녀. 만일 그녀가 자라서 직장을 가지고 사랑을 알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현실세계에서는 토토로를 만날 수도 없을텐데, 그렇다면 그녀 곁에는 누가 있어줄까? <이웃집 토토로>의 메이가 성인이 되어 만난 사랑, 그것이 영화 <생일선물>의 출발이었다.

영화 곳곳에 숨겨진 사랑스러움
멜로로 업 그레이드된 일본 애니메이션의 감성

영화 <생일선물>은 출발이 그러했듯이 영화의 구석구석, 만화적 사랑스러움이 스며있다. 영화의 캐릭터에서 이야기, 매 장면의 느낌에 이르기까지. 마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마음에는 따뜻함이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 머금어진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이 멜로 영화로 재탄생된다면? 그 질문의 답을 이 영화에서 찾아보시길.

1) Lonely but Lovely Character

하야오의 주인공들은 늘 밝다. <이웃집 토토루>의 사츠키와 메이는 어머니가 아프지만 늘 개구쟁이 짓을 하기에 여념이 없다. 전쟁의 그늘 속에 반수반인의 운명으로 살아가는 <붉은 돼지> 역시 유머를 가지고 있을 정도. 누구나 혼자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러나 세상이 살만한 것은 그래도 맑은 웃음 터뜨리는 그들 때문이다.

<생일선물>의 주인공 아키코와 쇼키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다. 대부분 멜로 영화에서 선호하는 시한부 인생이라거나, 일평생 한 사람만을 사랑한 지고지순한 순정파들이 아닌, 모두가 그렇듯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나름대로 특별한 사랑의 꿈도 갑남을녀들. 그러나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밋밋한 삶이지만 그 안에는 모두의 삶처럼 그들만의 드라마가 있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를 극진히 아끼는 아키코. 그 반대로 아주 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그 그리움을 간직한채 아버지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쇼키치. 그러나 두 사람의 일상은 그런 상처가 머쓱하리만치 밝고 명랑하다. 생에 대해 해맑게 투덜거리고, 장난과 사소함까지. 그러기에 그들은 더욱 사랑스럽다.

2) Not Real but Beautiful Place

<붉은 돼지>의 주인공 포르코 룻소는 무인도에서 혼자 살며 비행기를 띄운다. <이웃집 토토로>의 시대는 50년대이지만 그 공간은 정령들이 가득한 숲이다. <천공의 성 라퓨타>는 '피터 팬'과 싸울 법한 해적들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 다닌다.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시간은 산업문명 붕괴 후 천년. 이처럼 하야오의 세계는 현실적이지 않고 무궁무진한 상상력이 벽을 쌓고 기둥을 울리는 곳이다. 그 공간을 우리가 호흡하는 현실 속에서 재현한다면 어떤 모습이 될까?

<생일선물>의 공간은 자유롭다. 그것은 주인공 아키코와 쇼키치의 직업이 스튜어디스, 관광 안내원인 탓도 있고 배경도시가 도쿄와 파리를 오가는 변화무쌍함 때문이기도 하다. 일본인들에게 도쿄는 가장 각박하고 번잡한 도시이다. 그렇다면 그와 정 반대로 낭만과 자유로 상징되는 도시는? 당연히 파리. 쇼키치는 도쿄에서는 보잘 것 없는 관광회사 평사원일 뿐이지만 파리에서는 거창한 화가로 변신할 수 있다. 아키코는 그런 쇼키치의 예술적 여유에 반하게 되고, 그것은 마치 도시에 지친 우리 모두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같다. 현실의 갑갑함에 지쳐 있다면, 그래서 조금이라도 상상력의 대기가 필요하다면 이 이상의 처방은 없다.

3) Don't Worry. Be Happy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에는 언제나 코믹한 모티브들이 등장한다. 그것은 동물들일 수도 있고 주변 인물들일 수도 있다. 그리고 둥그란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머리를 긁적이는 주인공의 천진난만한 얼굴일 수도 있다. 문명파괴, 전쟁 등의 심각한 주제에서도 관객들은 경직되지 않아도 된다. 그 잔잔한 미소들이 어떤 이야기조차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를 선사하니까.

주인공 쇼키치는 첫 등장에서 친구의 주례를 선다. 천사 분장을 하고. 그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짝이 없다. 아키코는 쇼키치와 처음으로 밤을 같이 보내게 된 순간, 그가 자신의 34번째 남자라는 거짓말을 한다. 그리고 어색하게 보여지는 그녀의 요부흉내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런 그녀의 서툰 거짓말에 완전히 속아 넘어가는 쇼키치. 그는 뒤돌아 자신이 상대한 여자들을 헤아려보다가 단 둘 뿐(?)임을 깨닫고 기가 죽어 슬슬 뒷걸음친다. 성의 끈적함조차 이렇게 신선할 수 있다니! <생일선물>만의 매력!

<101번째 프로포즈>의 마범사들 스크린으로 출동

오오타 프로듀서의 명성을 절정에 올려놓은 드라마는 한국에서 영화로 리메이크 되기도 했던 [101번째 프로포즈]. 일본 젊은이들이 꿈꾸는 사랑의 지형도를 바꿔놨다는 격찬을 들으며 유례없는 시청률을 기록한 그 드라마에서 오오타 프로듀서는 미쯔노 미치오 감독을 조우한다. 후지 TV를 대표하는 기획과 제작의 달인이 오오타라면 미쯔노 미치오는 주옥같은 드라마들을 연출해온 '드라마의 마술사'. 오오타는 그에게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제의를 건네고 자신의 구상을 이야기한다. '천진난만한 동심을 가진 소녀가 성인이 되어 만나는 현실. 그러나 결국 모두를 행복하게 하는 해피엔딩.' 미치오 감독은 흔쾌히 허락하고 자신이 발굴해낸 재능있는 방송작가 미즈하시 후미에에게 시나리오를 맡긴다. 그들의 계획이 언론에 보도되었을 때 언론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랑의 프로포즈가 시작되었다.' 며 그들의 출발을 축복했다.

일본 초유의 24시간 논스톱 상영

1995년 10월 13일, 화제작 <생일선물>의 첫 시사가 이뤄졌다. 장소는 프랑스 파리. 파리 시내 구석구석 12곳에서 대대적인 로케이션으로 이뤄진 영화이고 또 주인공들의 사랑이 맺어지는 낭만의 엔딩 역시 파리이기에 결정된 사항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상상못한 충격적 발상에 전 스탭은 물론 취재진들과 일본 관객마저 가슴이 두근두근.심지어 몇몇 영화사에서는 이 즈음을 기준으로 하여 영화의 현장을 돌아볼 수 있는 패키지 관광상품을 마련해, 시사회장으로 사용된 호텔은 특별한 영화를 만나려는 관객들로 만원을 이루기도. 그리고 드디어 10월 28일. 쇼치쿠와 함께 일본 영화의 등뼈를 이루고 있는 도호 사의 배급으로 <생일선물>이 전국 각지에서 개봉되었다. 폭주하는 예매로 1회시간은 무려 오전 7시 30분. 그러나 그 이른 시각에도 불구하고 새벽부터 400여명의 줄이 개봉관 앞에 진을 치고 있었으며 당일 표를 구하지 못한 관객들의 항의로 심야상영을 마련, 밤부터 다음 날 아침까지 5회를 증설했다. 개봉일 심야상영 관객만도 전국 70만명에 달하는 유례없는 빅히트를 기록했다. 이날의 상영은 전무후무한 24시간 논스톱 상영으로 다음날 조간신문의 헤드라인은 모두 이 영화의 몫이었다

캐릭터 상품 날개 돋치는 듯 팔려

개봉일의 신드롬 이후에도 <생일선물>은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영화', '<이웃집 토토로>의 메이를 빼다박은 와쿠이 에미의 매력이 가득하다,'는 호평 속에 장기 롱런 상영, 제작사에 무려 20억엔의 제작 순 수익을 안겨 주었다. 같은 해 개봉되었던 이와이 슈운지의 <러브레터>는 빼어난 작품성에도 불구 <생일선물>의 여세에 밀려 멜로의 왕좌를 내주어야 했다. 극장 출구에서 실시된 관객 만족도 설문조사 역시 98.2%를 기록, 영화의 특별한 매력을 입증했다. 영화 속에 등장한 주인공 남녀의 의상과 그림, 인테리어 소품들 역시 우후죽순처럼 제작되어 역시 폭발적인 매진을 기록했다. '일본 열도의 모두에게 가장 아름다운 선물을 안겨준 사랑.' 그 영화 <생일선물>을 드디어 만난다!

여자 / 스물 네 살. 생일이면 늘 불행해진다!
청초한 미모와 재기발랄한 매력을 지닌 스물 네 살의 아키코. 엄마와 단 둘이 사는 그녀의 직업은 스튜어디스. 재력과 능력을 겸비한 남자들만을 찾는 남다른 눈높이로 마침내 미남에 능력도 출중한 변호사와 약혼을 하게 된다.그리고 그녀의 스물 네 번째 생일, 약혼자로부터 저녁 초대를 받는다. 8시 55분이면 자신을 바래다주던 그가 8시 55분에 만나자고 약속을 한 건. 두근거리는 아키코. "그가 드디어 오늘, 청혼을 하려나봐." 하지만 그날, 아키코는 스물 네 번째 생일의 선물로 실연을 선물받는다. 매년 생일마다 불행해지는 그녀. 이 징크스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남자 / 서른 한 살. 여자들은 예술가만 좋아한다!
작은 여행사에서 8년째 평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남자 쇼키치. 항상 자신과 함께 해줄 연인을 그리지만 현실은 늘 독수공방이다. 만나는 여자들은 늘 능력있는 남자나 예술가 같은 특별한 재능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평범한 자기는 늘 찬밥신세.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아버지와 둘 뿐인 그는 점점 초조해진다. "이제 짝을 찾아야 할텐데..."

파리 / 세느강은 흐르고 연인들은 마주치네
실연의 아픔을 떨쳐버리기 위해 파리로 향한 아키코. 세느강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짓는다. 그런 그녀를 멀리서 바라본 쇼키치는 첫 눈에 반하고 만다. 그리고 화가 행세를 하며 선심을 사는데... 다음날 그녀의 호텔에 초대된 쇼키치. 처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실연당한 아키코는 34명의 남자와 잤다는 거짓말을 하고, 순진한 쇼키치는 그런 그녀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 물러서고 만다... '역시 남자들은 똑같애. 다들 저질이야!'아키코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하지만 다음날 공항으로 쇼키치가 찾아온다. '자신이 없어서 당신을 안지 못했어됴. 당신같은 여자를 놓친 그 남자는 바보예요. 사랑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겁니다!' 감동한 아키코는 쇼키치와 약속을 한다. 내년생일 세느강에서 함께 하자고...

도쿄 / 사랑의 마법이 모두 풀렸다. 이제는...
관광일정이 끝난 쇼키치는 도쿄의 공항에서 스튜어디스 제복을 입은 아키코와 마주친다. 반가워하는 그녀에게 개인전 때문에 귀국했다고 둘러대는 쇼키치. 자신의 개인전을 고대하는 아키코를 위해 쇼키치는 장가밑천을 탈탈 털어 가짜 전시회를 준비한다. 전시회장을 방문한 아키코. 그러나 돌연 몰려든 쇼키치의 측근들에 의해 진실이 발각나는데. 또 다시 남자들의 놀림감이 되었다고 생각한 아키코는 결별을 선언한다. 하지만 쇼키치의 마음엔 그녀뿐이다. 사랑은 왜 늘 엇갈리는 걸까?

....그리고 다시 파리. 그녀의 스물 다섯 번째 생일이 왔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