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칼럼을 쓰는 필자는 22번째 생일을 맞이하고서 뭔가를 하려는 마음에서 종로거리를 나섰다. 머리를 친구말로는 다찌마와 Lee패숀으로 하고서 말이다.-_-;;; 이렇게 밖에 안되는 이유는 이마가 넘 넓어서이당.. 하요간, 혼자 영화를 어떻게 보냐고 반문을 할 사람들에 대비하여 드리고 싶은 말씀은 ①종로로 간다 ②7000원을 들고 표를 끊는다 ③그리고 영화를 본다 ^^

영화 '눈물'을 보게 된 이유는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가 나에게 무척이나 분노를 이끌게 해준 영화이였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한 절반, 이 사이트 배너광고로 줄창 떠있는 이유가 한 절반의 이유였다.

그렇지만 휴일 오후에 눈물을 보기 위해서는 많은 고비가 있었다. 우선 '하루'에 몰린 관객 줄을 보면서 '헉 내가 지금 모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과 싸워야 하며 임상수 감독의 전작 '처녀들의 저녁식사'를 보았다면 '아이 쓰바, 그 영화처럼 졸라 이상한거 아냐?'라는 생각과도 싸워야 한다. 그러나 그 싸움들에서 이겼다면 열분들은 괜찮은 선택을 하였다고 본다. 단, 먹물끼가 있는 뇬넘에게 재미있을 뿐이지 진짜 양아 생활을 하고 있는 뇬넘들에게는 별루 잼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먼저 해주고 싶당. ^^

감독 임상수는 이 영화를 기획하면서 '나쁜영화'와 같이 개봉되는 것을 무척이나 경계하였다고 한다. 사실 두 영화는 같은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없는 다른 범주의 영화이다. '나쁜영화'가 진짜 양아들에게 카메라를 맡겨놓고 '야 얼라들아 니들이 x 꼴리는대로 해라'라고 하면서 뒤로는 '쓰바 그래도 플롯에서 이거이거는 있어야하고, 연기들이 안되니까 이거이거는 저넘에게 맞겨야겠지?'하며 의사다큐멘터리라는 모순된 개념의 영화 촬영기법을 창출시킨 영화라면 '눈물'은 먹물끼 다분한 감독이 어떻게 십대들을 보고 있느냐는 영화이다. 한마디로 '극 영화'이다.

나쁜영화와의 비교보다는 '이유없는 반항'같은 하이틴류와 비교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생각이다. 아니면 '고래사냥'이나.

'눈물'은 창(봉태규 분-이거 이렇게 링크해놓아도 자료는 없을꼬당. 푸히힛~ 신인이니깐두르)과 란(조은지 분)과 새리(박근영 분), 한(한준 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난 여기에 용우를 끼어넣고 싶다. 왜? 이 용우라는 넘이 차지하는 상징적 위치가 란보다 강하기 때문이당. 박살내고 싶은 모든 것을 짊어진 위치라고나 할까? 그렇지만 영화를 냉정히 돌아볼때 용우를 과연 박살내야만 하는 넘으로만 볼 것이냐고 진지하게 다시 묻는다면 우리는 신중하게 답변하여야 한다. 왜? 그것은 용우로 대변되는 기성세대 전반에 대한 전복을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넘은 마치 송능한 감독의 '세기말'에서의 이재은의 삶을 어떤 식으로 이해하여야 하는가와 무척이나 닮아 있는 문제의식이다. 이 문제는 나중에 진지하게 답변해도록 해보고..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한과 창은 영화 내에서 설명하지는 않지만 어릴때부터 친구이며 란은 창의 깔-이성친구-이다. 새리는 본드와 가스-속칭 까대기라고도 하지-, 폭주를 즐겨하는 터프걸이지만 나쁜잠-sex-는 하지 않는 여자애다. 그러다 새리는 집단 섹스를 하려는 애들에게 엉겨 곤란을 겪다 한의 도움으로 탈출하게 된다. 첫눈에 삘이 꽂힌 한은 새리를 찾아헤매다, 편의점앞에 주차하는 새리를 만나게 되고 둘다 가출한 상태로 갈 곳이 없던 둘은 새리에게 나쁜잠을 강요하였던 창의 쪽방-정확하게 말하면 란의 쪽방-으로 날아들게 된다. 이렇게 엮인 네사람은 서로 부대끼며 양아스런 생활을 즐기게 되는데, 창은 여자 등쳐먹는 기둥서방으로써의 삶을 한은 불법단란주점의 삐끼로 란은 그 단란주점 접대원으로 새리도 역쉬나 란과 같이 그 단란주점 접대원으로써의 삶을 살게 된다.

여기서 용우라는 넘이 엉기게 되는데 새리에게 반한 용우는 그 단란주점 기도-속칭 깍두기형님 혹은 어깨-이다. 그러나 새리에게는 순진한 청년 한에게 넘어가 있던 상태이기에 극구 그 사랑을 거부한다. 한과 창과 란, 그리고 새리는 그렇게 더부살이 인생을 살다 용우의 행포로 창이 다치자 단란주점을 뜬다. 그리고 x 같은 가리봉동을 뜨기위해 바다로 여행을 가지만 그곳은 '물도 없고 쓰레기만 가득한' 곳이다. 그곳에도 역쉬나 쌍큼한-cool- 곳은 아니다. 오히려 교복을 입은 또래의 친구들과의 불협을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곳이며 나쁜 잠을 자지못하는 이유로 어릴때 당한 강간경험때문이라며 고백하는 새리와 아다-숫총각,숫처녀-인 한과 섹스를 하는 장소이며 창의 애를 떼버린 란에게 창이 쏠려 일을 치르던 장소이기는 하나 떠있는 배인 것처럼 잠시잠깐 현실을 잊는 장소일 뿐이다.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게임처럼.

바다에서 돌아온 이 넷은 각기 어려움에 처하게 되는데 란은 폭력적인 부모의 등장으로 창은 특수강간혐의로 새리는 어색하게 느껴지는 한의 부모집에서의 삶으로 곤란을 겪게 된다. 여기서 유일하게 표출되지 않는 것이 한의 곤란함인데 한의 곤란함은 바로 비겁의 삶이다. 겉으로는 미성년자인 아들에게 담배를 권하는 아버지이지만 그들의 삶을 한낱 어릴때 치기어린, 객기어린 삶으로만 바라보는 기성세대 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들이 술취하면 어린애들을 안으며 갖은 체위를 시험해보는 추한 어른들이다. 돈을 주며 어린인형을 들고 다니는 추한 어른들.

창이 불심검문에 붙들려가고 란이 부모에게 붙들려감으로써 이 영화는 결말로 치닫는데 엉겁결에 잠시 파출소에 들어가게 된 한은 얼마있다 돌아와보니 사라져버린 새리를 찾아 란을 찾게 된다. 란은 창이 붙들려 가버리고 부모들에게 두들겨 맞다 다시 어느 쪽방으로 날아들었는데 그곳에서도 창과 비슷한 등쳐먹는 기둥넘과 붙어산다. 란에게서 새리가 용우와 살림을 차렸다는 사실을 듣고 그들이 경영하는 노래방에 가서 졸라 맞다가 가스를 불던 용우에게 불을 붙임으로 새리를 구출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어디론가의 폭주..

영화 내내 우리는 약간의 당혹스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그것은 그들의 극 중 설정이 무척이나 당연스럽게 되어있다는 점과 더불어 그 극중 설정이라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보다 용우로 대변되는 기성세대에 대한 끊임없는 공격이다. 그렇지만 그 한계점도 그리 분명하지 않다. 아쉽게도 그는 공권력에 대한 묘사를 리얼리티를 위해 네 뇬넘들에게도 용우에게도 두지 않음으로 더 깊이있는 무엇을 끌어내지 못했다.

'처녀들의 저녁식사'가 그렇게 항간의 화제거리로 떠오른 이유는 무척이나 간단하다. 구성애라는 뜨는 강사가 무척이나 보수적이지만 성(性)이라는 터부시되는 화두를 공론화시킴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몸철학을 본격적으로 끄집어 내었기때문이다. 그러나 그 영화를 본 사람들 중 8할은 자극적인 일상을 원하는 아짜씨와 아줌씨들이라는 것을 상기해볼 때 그의 실험과 데뷔는 그의미층위를 스스로 줄이게 된 셈이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와 마찬가지로 '눈물'에서도 그의 시선은 절대 극 중 인물들에게 맞춰져있지 않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감독의 시선은 극중에서 부각시키는 것처럼 진희경에게 맞추어져있지 않다. 오히려 강수연에게 맞추어져있다. 그들의 담론 마지막에 가서 부딪히는 장벽을 그는 진희경을 부각시킴으로써 무마시킨다. 그는 끊임없이 여성이 아니라 남성의 시선으로 성을 바라볼뿐 페미니스트들이 보는 것처럼 여성들의 시각으로 성을 보는 것이 절대아니다. 극중 진희경에 젖통을 드러내며 비를 맞는 라스트신처럼 종국에 그가 선택한 것은 어줍지 않은 화해이다. 창을 열고 비를 맞으며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게되는 결혼지상주의자의 노출로써 말이다. 그러나 강수연이 보안법위반도 아닌 간통으로 잡혀 들어갔다가 나온거처럼 그의 개방적 성담론은 강수연처럼 부딪힌다.

'눈물'에서 이러한 모순은 카메라의 시점에서 종종 발견된다. 그는 카메라에게서 관찰의 역할만을 허락한다. 그러나 바닷가에서 보여지는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과 용우와 취객의 다툼, 창의 도주씬에서 보여지는 하이앵글은 그러한 절제는 사라지게 된다. 바닷가에서 카메라는 줄곧 추스려온 감정을 폭발시키려는 듯이 자유스러움을 표출시키고 용우의 싸움씬이나 창의 도주씬에서 발견되는 하이앵글은 그들의 모습을 초라하고 비참하며 비굴하게 그려낸다. 그는 그들 속에서의 융화를 위해 가리봉동에서 1년여동안 선글라스장사를 하였다지만, 그 장사를 통해 남은 것은 얼마 간의 돈과 자신이 돌아갈 곳이 있는 먹물이라는 무의식적인 자의식 뿐이였다. 사실 진정 '눈물'에서의 네주인공처럼 살아가는 인생은 그렇게 살지 않는다. 그들은 한처럼 분노하지 않는다. 그들의 분노는 끊임없이 체념에 가득차이을 뿐이지 어줍지 않게 어른에게 대들지 않는다. 오히려 진정 포인트를 맞춰가야할 것은 '창'의 인생이다.

'눈물'은 이러한 점에서 의도적인 계몽영화이다.

그러나 그러한 계몽도 어찌보면 폭력이 아닌가? 그래서 극영화라고 감독은 Cine21에서와의 인터뷰에서도 그렇게 밝혔을 수도 있지만 말이다.

지식인들에게 쁘띠라는 말을 붙인적이 있었다. 쁘띠부르주아라는. 이곳도 저곳도 아닌 곳에 지식인들의 지위를 못박아둔 적이 있었다. 지금도 영화 지식인들 혹은 평론가들은 자신들의 잣대로-물론 나도 이러한 자의적이고 작위적인 해석이 존재한다. 그러나 내가 지식인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영화나 삶을 이야기하고 구분하며 분류하고 가른다. 그들에게 청렴결백한 삶을 강요하며 대중들을 이끌 리더쉽을 강요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렇게 해야하는가?

'세기말'에서 감독은 이재은이 맡은 배역에 무척이나 애정어린 시선을 부여한다. 이재은이 끊임없이 마약과 섹스 그리고 돈에 매말라버리는 인생을 살게하는 것은 정직한 시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쉽게도 그녀에게 사시를 준비하는 오빠를 두고 병든 부모를 설정해둔 것 또한 어줍지 않은 설정이라고 생각되기는 하지만 말이다.

실제로 우리 삶은 그리 논리정연하지 않다. 한처럼 분노하지도 않으며 새리처럼 끊임없이 한사람만을 사랑하지도 않는다. 단지 바랄뿐이며 그렇게 이뤄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란이나 창의 인생이 더 진솔하게 삶에 다가가 있는 것이며 쁘띠들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는 없다. 더불어 쁘띠를 강요해서도 안된다. 그렇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희망은?

사람들 많은 종로거리를 나와 사람들에게 밀리고 밀려 헤메이고 다니면서 들던 생각은 그거였다. 우리에게 항상 존재한다고 믿는 희망이라는 것이 허상이라면 정녕 우리가 취해야할 행동방식 혹은 당위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솔직하게 말하면 '눈물'은 그리 재미있지 않다. 냉정하게 보면 정말 재미없다. -.-; 그렇지만 '하루'류의 영화를 싫어한다면 볼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의 계몽적인 시선, 먹물티나는 줄거리를 게의치 않으면 말이다.

에구, 좀 정신없게 산만하게 썼는데 죄송들 하다. 어제 먹은 술이 덜깨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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