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미 주조' 감독의 특기 장르는 다름 아닌 코미디이다. 어느 노인의 장례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장례식>은 그의 데뷔작으로 일본인들의 의식에 대한 허위의식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수작이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담뽀뽀>는 라면으로 상징되는 일본인들의 소박한 음식문화와 원초적인 형태의 성적 미의식을 대비시킨 작품이다. 감독 자신은 라면 요리사가 되려는 여성의 이야기와 목적 없는 야쿠자의 애정 행각 등이 평행하게 배치된 이 작품을 '라면 웨스턴'이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했다. <담뽀뽀>는 헐리우드 고전 영화, 특히 이타미 감독이 좋아했던 존 포트 감독의 서부극 스타일을 부분적으로 빌려와(이는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쓴 '고로'라는 트럭 운전사를 통해 형상화된다) 음식이라는 소재와 결합시킨 작품이다. 이타미 감독은 <담뽀뽀>에서 미국의 서부극 장르와 심지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들을 새로운 형태로 해체하고 변형시켰으며 그 결과 매우 흥미롭고 시끌벅적한 현실 풍자극을 낳았다. 이타미 주조 감독은 서양에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 이후 일본 감독으로선 가장 유명한 영화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미국 등에서 <장례식>과 <마루사의 여자>등 그의 대표작들이 모두 소개되었으며 [뉴욕 타임즈]를 비롯한 언론들은 이타미 감독이 1997년 스캔들로 인해 자살하자 그의 죽음을 대서 특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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