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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스타게이트>로 시작하여, 96년 <인디펜던스 데이>에 이어지는, 제작자 딘 데블린과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의 초대형 작품. 히트를 기록한 전작품들에 비해 비평과 흥행에서 대참패를 기록했다. 고질라를 처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물학자 매튜 브로데릭과, TV 리포터를 꿈꾸는 마리아 피틸로를, 그리고 예외적으로 프랑스 배우 장 르노가 주연했다.
고질라의 탄생은 5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이 남태평양 비키니 환초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강행한 수개월 후인 54년 말 일본 영화사 '토호'가 <고지라(Gojira)>라는 영화에서 괴물을 처음 등장시켰다. 실제로 당시 미군의 핵실험 당시 근처에서 일본 어선이 조업 중이었고 이후 선원들은 심한 방사능 후유증으로 시달렸다. 1956년 <괴수의 왕 고질라>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선보인 이래로 일본의 최신판 <고질라 대 모스라>와 <고질라 대 데스토로야>를 포함하여 미국과 일본에서 22편의 영화들이 만들어졌고, 영화 속 악역국가는 미일관계 등 국제 관계에 따라 바뀌어왔다. 98년도판은 그 역할을 프랑스가 맡았다. 따라서 <고질라>는 그간의 모든 고질라류 영화에서 보여주던 단순한 파괴자의 의미를 넘어서서 인간의 빗나간 과학문명의 이기와 죄악을 단죄하는 상징물로 창조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새로운 고질라 캐릭터의 창조'라는 성과로 스크린에 옮겨지게 되었다. 영화 속 고질라는 핵실험에 따른 유전자 변이로 태어난 변종인데, 길이 121m, 꼬리 78m, 입은 9m나 되어, 지금까지의 영화 속 괴수 중 가장 큰 캐릭터다.
소니는 두 가지 종류의 예고편을 97년 썸머시즌부터 1년에 걸쳐 내보냈다. 97년 여름 최고의 블록버스터 <맨 인 블랙> 앞에 상영된 첫 번째 예고편은 박물관에서 티라노사우러스를 보고 그 크기에 감탄하고 있는 십여명의 아이들이 고질라의 거대한 발과 만나는 내용의 것인데 단지 고질라의 발 한쪽의 위력만을 보여준 뒤 끝난다. <쥬라기 공원>을 보고 놀랐다면 <고질라>는 그 크기가 어떨 것인지 상상해보라는 것이다. 두 번째 예고편은 <스타쉽 트루퍼스> 앞에 상영되었는데 비가 내리는 날씨에 부두에 앉아 낚시를 하는 노인이 고질라의 눈과 만나는 것이다. 뭔가 잡혔다는 것을 느낀 순간, 거대한 물이 일어나고 부두의 다리가 직각으로 일어서며 고질라의 눈이 바다 한 가운데서 보여진다.
98년 여름 최대 화제작이지만, 성적은 시원찮았다. 미국 전몰장병기념일 연휴(22~25일) 나흘 동안 <고질라>가 올린 수입은 5550만 달러로, 전야제가 열린 19일부터의 수입을 합산하면 7400만달러 정도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개봉한 <쥬라기 공원 2 - 잃어버린 세계>가 수립한 전몰장병기념일 흥행최고 기록인 9020만달러에 크게 부족한 액수다. 제작사인 소니콜럼비아는 고질라 제작에 1억25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북미지역 홍보에만 5000만달러를 썼다고 한다. '크기가 중요하다(Size Does Matter.)'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개월동안 빌보드와 다른 광고매체를 통해 대중의 의식 속에 파고드는 마케팅 전략을 펼쳤지만, 영화 시사회 후의 혹평과 입소문이 영화의 열기를 급속히 죽여버렸다. 50년대 B급 영화인 고질라 시리즈의 재미에 훨씬 못미친다는 것.
옥의 티. 비록 공상과학영화지만, <고질라>는 많은 부분에서 잘못된 부분이 지적되었다. 우선, 고질라의 크기 설정이 과학적 근거를 완전히 무시했다. 고질라의 크기는 무려 121m이다. 지구상에 존재했던 육상 동물 중 제일 컸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로 크기가 17m이고 몸무게가 7톤 정도인데, 실질적으로 이 크기가 한계로 볼 수 있다. 이 정도의 크기도 두 발에 가해지는 체중 무게를 견디기 힘들며, 이동 속도도 무척 느릴 수 밖에 없었다. AH-64 아파치 조종사가 발사한 사이드 와인더를 피하고, 80노트(시속 148km)로 달리며, 40노트(시속 74km)가 넘는 어뢰를 피하고 다닌다. 너무 과장된 표현들이다.
또 AH-64가 열추적 미사일 사이드와인더를 발사하는데, 고질라를 피해 애꿎은 건물만 부순다. 조종사는 '냉혈동물이라 조준은 되는데 추척이 안된다'고 하는데, 조준이 되면 추적이 가능하며, 아니면 조준이 되지 않아야 맞다. 사이드 와인더 미사일은 사람의 움직임까지 잡아내며, 냉혈 동물도 가능하다.
이 영화의 가장 잘못된 부분은, 사람의 임신진단키트로 고질라의 임신 유무를 가려내는 부분이다. 고질라가 흘린 피를 채취하여, 임신유무를 확인하는데, 임신진단키트는 대부분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 인가 융모성성선자극호르몬)에 반응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것은 임신한 사람의 소변 또는 임신한 말의 혈청에서 얻어지는 것으로서 '태반'의 영양막 세포층에서 만들어 진다. 결론적으로 고질라는 알을 낳는 난생 동물이므로, 포유 동물이 새끼를 자궁내에 착상시키고 나서 발생하는 태반이라는 기관이 있을 수 없다. 따라서 HCG를 만들어낼 수 없으며 그것의 항체를 가지고는 알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 200여 개의 고질라의 알을 부수기 위해 3대의 F/A-18이 출동하여,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미사일이 다름아닌 하푼 미사일이다. 이것은 대함용 미사일로, 선박을 공격하는데 쓰인다.
또 핵으로 인한 돌연변이로의 변종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면 양서류가 파충류로 조류가 포유류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도 영화 속 박사는 진지하게 고질라가 '변종'이라고 얘기한다.
남태평양 프렌치 폴리네시아(French Polynesi) 군도에서 프랑스는 30년간 수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한다. 핵폭탄의 눈부신 섬광과 엄청난 위력에 섬에 살고 있던 파충류들과 해안에 살고 있던 각종 생물들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한다. 그후, 시간이 지나 남태평양에서 조업 중인 초대형 일본 원양어선이 침몰되어 자메이카의 해변에서 처참한 몰골로 발견되고, 파나마의 숲과 해안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초대형 발자국이 발견된다. 이에 체르노빌(Chernobyl Ukraine)에서 핵오염 이후의 지렁이 DNA 돌연변이를 연구하던 핵감시 위원회 소속의 타토폴로스 박사와 여류 생물학자 엘시 챕만이 미국무부에 의해 급파되어 조사한다. 그러는 와중에도 미국 해안에 정박된 배들이 일시에 뒤집어지고 바다속으로 빨려들어가는 재해가 잇따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엄청난 파괴력을 가진 생명체가 지금 뉴욕을 향해 전속력으로 돌진하고 있다. 마침내, 뉴욕에 나타난 이 괴물은 거대한 생명체 '고질라'로, 뉴욕의 빌딩들은 거대한 괴력에 초토화 된다. 괴물의 정체를 하나하나 밝혀나가던 닉은 이 괴물이 무성생식으로 알을 품었거나 낳았을 것을 알게 되나, 군수뇌부는 이를 믿지 않는다. 괴물의 무자비한 괴력이 도시를 짓밟고, 사람들은 공포의 도가니에 빠진다. 뉴욕 한복판에서 광폭하게 날뛰는 고질라를 막기 위해 군대와 탱크가 동원되지만 거대하고 빠르고 무시무시한 힘을 가진 괴물에게 대항하기엔 역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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