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브라더스의 마지막 상영이라는 말에 급히 극장을 찾은 유쾌한씨. 100석이 안되는 극장의 한켠에 몸을 감췄다. 영화가 막 시작할 쯤에는 사람이 없더니만, 사방이 깜깜해지고 스크린이 움직이자 사람들이 몰래 몰래 들어온다. 유쾌한씨는 영화도 보기 전에 기분이 상했다. '이놈에 극장이 어찌 된건지. 영화가 시작하면 사람을 들여보내지 말아야 될거 아니야' 속으로 씨부렁 씨부렁 거리며 영화를 봤다. 근데 그게 집중이 되야지 말이야. 하루 이틀만에 사라져 버릴 영화를(비상업적이라는 얘기임.) 그들이 살려냈으니, 그들이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상하니 용서하내만, 어쩔 수 없지 않나. 솔직히 이 정도는 약과도. 인도라는 나라는 더하다. 그곳은 영화가 시작하면 주위의 조명들이 꺼진다. 영화가 시작되고 사람들이 들어오면 그들이 자리를 찾기 위한 친절로 불이 켠다. 그리고 그들이 앉으면 다시 불이 꺼진다. 이러길 몇번 해야 영화를 제대로 볼수 있으니, 이정도면 양반아니겠는가 하며 유쾌한씨는 마음을 진정시킨다.
한 10분이 지나서야 조용해진 객석. 거의 다 찼다. 연령대를 보자면 30대, 40대 층이 대부분. 뭐 하시는 분들인지. 평일에 영화를 보러 오는거 보면 꽤 여유로운 증년분들이시야. 여유라는건 참 좋다. 임순례 감독도 4년여의 여유를 부려 "와이키키 부라더스"라는 놈을 내놓았으니 여유를 아는 사람이 여유롭게 만들어진 영화를 본다는거 참 멋진 일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유쾌한씨는 갑작스레 유쾌해진다. 유쾌한씨는 임순례 감독의 "세 친구"라는 영화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요즘 애들에게 "세 친구" 아느냐고 물으면, 윤다훈이 나왔던 코미디 시트콤을 떠 올리며 "네 알아요"라고 답하겠지만 말이다. 유쾌한씨가 그 영화를 봤을 당시가 고등학교 때였을테니 "세 친구"에 나온 주인공들과 공감대를 느꼈을 것이다. 웬지 모르게 버 려진듯한 느낌. 우리는 어려운 말로 그 시기를 "질풍 노도의 시기"라 하지 않던가. 하하!

"와이키키 브라더스", 왜 이런 제목이 만들어졌을까. 영화상에서 보면 얼떨결에 만들어진거긴 하지만 생각의 여지는 있다. 이런건지도 모른다. 나중에 수안보에 있는 B급 호텔인 "와이키키"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공연을 하지 않는가. 부곡 하와이처럼 수안보 와이키키를 만들고 싶었던건 아닌지. 그럴지도 모른다. 그런 Dream이 담겨 있을지도. 하와이 브라더스보다는 낫지 않은가. 부곡 하와이라는 말이 생겨난건 바로 하와이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와이키키도 마찬가지다. 와이키키란 동경의 대상인 것이다. 그곳은 마치 유토피아 같은 것. 유토피아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why? 그곳에 도달하면 인간이란 작자들은 또다른 유토피아를 꿈꾸니까. 참 욕심많은 종족들이야. 유쾌한씨는 성우(이얼)에 대해 생각한다. 이 작자도 마찬가지야. 고등학교 때 하고 싶었던 것을 하고 있는 사람은 성우밖에 없다. 어떻게 보면 그는 일부적으로나마 유토피아에 도착한 것이다. 그러나 그가 유토피아 도착한 것처럼 보이나. 절대 아니죠?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산다는거 그거에만 만족해서 살아갈 사람이 어디 흔하겠는가. 다른 사람들은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보며 꿈을 얘기하지만 그 속에서 인간이란 욕망의 산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유쾌한씨는 갑자기 와이키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겨울 바람 쌩쌩부는 이 빌어먹을 땅을 떠나 따뜻하게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자 옆에 있는 친구 놈이 하는 말, "인도 어때? 인도도 따뜻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