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오늘 저는 내내 우울하답니다. 제가 좋아하는 `와키'(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다 죽게 생겼습니다.

제가 사는 곳 수원에는 `단오'극장이라고 그래도 비주류영화, 수준있는 영화를 성의 껏 상영하는 극장이 있는데 어제 확인해 보니 `와키'가 목요일 날 끝났더군요 ...슬퍼서 한참을 멍했습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한사람으로 `와키'가 벌써 종영된 곳이 이리도 많다니 가슴이 답답하고 영 맥이 풀립니다(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조차 9일 종영된다니...믿을 곳 하나 없네)

저는 `와키'를 전주영화제 개막식에서 처음 보고 그날 밤 너무 고통스러워 날 밤 새웠죠.

영화는 3-40대의 성장기를 배경으로 기성세대가 된 지금, 학창 시절의 꿈은 흔적없이 사라지고 너절하고 비루한 삶의 무게에 고단한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우리세대의 슬픈 자화상이 유행가 가사처럼 스크린을 흐르는데, `사랑밖에 난 몰라'와 함께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도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정말 가슴 아린 영화죠. 보고 또 봐도 그 감동과 떨림은 변함이 없어 영화를 본 날은 꼭 새벽까지 술 마시게 되죠.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날 것의 영화,비록 초라하지만 그렇다고 부끄러울 것도 없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우리네 삶의 구차한 속내가 가감없이 스크린을 환하게 밝혀주고 그 환한 빛에 젊은 날의 구겨진 너와 나의 꿈도 음악 속으로 흐르죠.

주인공 `성우'의 쓸쓸하고 피곤한 뒷모습에 막막한 눈물이 흐르고, 그의 순정한 따뜻한 눈빛에 허기진 우리의 영혼이 위로받는 영화. 그 영화를 저는 시사회에서 5번을 더 보고 개봉 첫 날 첫 시간에 또 보았죠. 이번 부산영화제에서도 또 볼 계획입니다.

`와키'를 사랑하는 님들이여! `와키'를 사랑하는 모임을 결성합시다.
뜻을 함께하시는 분들 우리 일 한번 저질러 봅시다. 이대로 `와키'를 보낸다는 것이 너무 비통합니다.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우리 `와사모'(와이키키브라더스를 사랑하는 모임)를 만듭시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님이여!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호소합니다

조폭과 싸구려 치기가 판을 치는 작금의 한국영화 환경을 이대로 방치 할 수 없다는 결연한 의지와 결단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더 이상 싸구려 영화에 우리의 맑은 영혼이 강간당할 수 없습니다.

관객의 정당한 `볼 권리'를 찾읍시다. 관객의 주권을 수호합시다
비주류영화,저예산영화,대안영화,독립영화가 마음 놓고 상영될 수 있는 `스크린'이 확보 되어야 합니다.

`와키'를 비롯하여 아직도 개봉이 요원한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등 일련의 좋은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을 확보합시다.

처음은 미약하나 나중은 장대할지니, 우리가 앞장서서 `좋은 영화'를 지켜 나갑시다.

우리는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니 `영화사랑의 책임'을 함께 나눠지면 어떨까요?

`와키'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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