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봄. 유령이 나올 듯한 견고한 성이 알프스 고원 지대에 위협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 여자가 웅장한 테라스에서 벌거벗고 춤을 추고 있다. 히틀러의 여자, 에바 브라운은 연인인 '아디'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히틀러와 그의 친구들이 유령이 나올 듯한 이 성을 하루 동안 방문한다.
*작품설명
소쿠로프는 이 영화에서 에바 브라운과 아돌프 히틀러의 사랑을 주로 에바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복합적인 권력 구조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들의 일상적인 대화는 모호한 이미지들 속에서 꿈 속처럼 비일상적으로 뒤틀려져 있고, 히틀러의 혼란한 정신세계와 두려움이 느린 템포 속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 영화는 99년 칸느영화제에서 히틀러를 인간적으로 다루었다고 해서 찬반 양론에 휘말렸으며, 소쿠로프를 향하여 파시즘 영화의 유미주의라는 비판을 던지게 만든 작품이기도 하다. 경이적인 이미지의 아름다움 속에서 소쿠로프는 "히틀러의 인간적 모습이 아니라, 왜 인간 히틀러가 괴물이 되었는가를 물어보고 싶었다"고 반문했다.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에 오는 가장 논쟁적인 작품의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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