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서른의 나이에 "누벨 바그의 할머니"라는 호칭을 선사 받았던 아네스 바르다는 70년대 초 프랑스 여성운동사에 이름을 남겼으며 70세의 나이가 된 현재에도 스스로를 체제 밖에서 가장자리를 장식하는 급진적인 감독이라 자칭한다. 철저하게 여성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드는 그녀의 영화는 페미니스트들에게 진보적인 여성의 관심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한다는 논쟁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바르다는 자신의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의 생각은 순수한 자신의 것임을 분명히 한다. 해답을 찾지 못하는 삶의 어둠과 고통을 깊이 있게 담아낸 <방랑자>에서 드러난 감독의 일상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은 아네스 바르다의 항변을 위한 가장 적절한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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