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의 본명은 본명은 앨렌 스튜어트 코닐스버그. 1935년 12월 1일 뉴욕 브룩클린에서 태어났다. 코미디언이자 클라리넷 연주가이고, 자신의 영화에 시나리오와 연기와 연출을 겸하는 완전 작가이면서 직접 책도 쓰는 우디 앨런은 미국에서 몇 안되게 살아남은 포스트 스튜디오 시대의 작가이다. 1961년경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데뷰, 그리니치 빌리지의 클럽 거리에서 유명 인사가 되었다.

1965년 우디 앨런은 클라이브 도너의 풍자극 <고양이에게 무슨 일이?>에 시나리오를 쓰고 배우로도 데뷰했다. 그리고는 곧 일본 스파이 영화를 각본을 무시하고 재편집해서 자신이 직접 쓴 영어대사로 더빙한 이상한 데뷰작 <타이거 릴리에게 무슨 일이?>를 만들었다. <007 카지노 로얄>에서도 각본을 쓰고 출연한 우디 앨런은 1966년 <그 물을 마시지 마라>라는 연극을 브로드웨이에서 상연하였고, 1969년 CBS TV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두편의 단편 영화를 찍었다. 바로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를 패로디한 <큐피트의 화살>과 우디 앨런 자신이 유태교 랍비로 출연한 <피그 말리온>이다. 이때부터 우디 앨런은 독특하고도 성공적인 자신만의 영화 만들기로 접어들게 된다.

직접 감독한 데뷰작이자 가짜 다큐멘터리인 <돈을 갖고 튀어라>는 갱스터 영화를 신랄하게 비꼬며 흉내내는 작품으로 느슨한 구조 위에 우디 앨런 특유의 "원 쇼트-원 개그" 스타일의 시작을 보여준다. 유태계 뉴요커가 산 마르코스로 가서 난데없이 대통령이 되는 된다는 <바나나 공화국>은 정치와 매스미디어에 관한 풍자극으로 <전함 포템킨>의 오뎃사 계단 시권스 패로디가 등장하며 <당신이 섹스에 대해 알고 싶어했던 모든 것, 그러나 묻기 두려웠던 것들>은 당시 베스트셀러였던 섹스 매뉴얼 제목을 인용해 만들었다.

1972년에 우디 앨런은 허버트 로스의 <카사블랑카>를 패로디한 허버트 로스의 <샘, 다시 연주해>에 출연한다. 1973년 <슬리퍼>는 그리니치 빌리지의 재즈 뮤지션이자 건강식품 가게의 주인인 주인공이 냉동인간이 되었다가 눈을 떠보니 미래세계에 있더라는 황당무계한 코미디로 시작해 조지 오웰을 인용해낸다. <사랑과 죽음>은 우디 앨런이 코미디 장르에 대한 자신의 질문과 견해를 명쾌하게 보여준 첫 번째 작품이다. 여기서 <전쟁과 평화>의 패로디 위에 넘쳐나는 철학적인 대사의 유머를 통해 심각하고 진지한 사색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우디 앨런은 1977년 <애니 홀>을 만들며 본격적으로 달콤씁쓸한 자신의 영역을 향해 찾아든다. 여전히 코미디이지만 이 작품은 극중 우디 앨런 자신이 카메라를 향해 말을 하는 등 보다 철학적인 내러티브 장치를 시도하며 감독/시나리오 작가/배우인 자신이 경험을 통해 어떤 방법으로 주제와 문제의식에 다가갈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애니 홀>에서 우디 앨런의 페르소나는 그 당시 자기 자신의 실제적 삶의 모습 (뉴욕에 사는 유태계 코미디언이 비유태계 여자친구를 만나 헐리우드와 기독교도의 배타적 세계로부터 아웃사이더가 되는)을 반영한다. 여러 면에서 <애니 홀>은 우디 앨런 영화의 정수라 부를 만한 유쾌한 풍자속에 담긴 개인적이고도 사려 깊은 성찰이 빛나는 작품이며 그 해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하였지만(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우디 앨런이 고소공포증을 이유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일화로 더 유명하다.

마틴 리트의 <프론트>에 출연한 후 우디 앨런은 이제껏 익숙했던 패로디 방식을 마감하고 불안과 신경증의 웃음으로 옮겨갔다. 미국 지배계층의 거북살스러운 세계에 초점을 맞춘 우디 앨런은 자신의 우상인 베르히만의 캐릭터들을 창조해내고 인간의 내면으로 잠입해 들어가는 <인테리어>를 만들어(<인테리어>는 코미디 장르를 벗어난 첫번째 '진지한' 우디 앨런 영화이며 자신이 출연하지 않은 첫 번째 영화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감독상과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우디 앨런이 광적으로 좋아하는 조지 거쉰의 음악과 배우들의 앙상블이 만난 흑백영화 <맨하탄>은 자전적이고 로맨틱한 요소들과 함께 코미디에로 복귀한 우디 앨런의 뉴욕 예찬으로서 <대부>, <내쉬빌>과 함께 1970년대 가장 중요한 미국엉화로 꼽힌다.

페데리코 펠리니적 환타지 위에 영화만들기의 깅박관념을 그려낸 <스타더스트 메모리>는 우디 앨런판 <8 1/2>라 불러 마땅할 것이며, 이후 자신의 동반자가 된 미아 패로와 함께 한 첫 번째 영화 <한여름 밤의 섹스 코미디> 역시 잉마르 베르히만에 대한 코믹한 오마쥬 속에 우디 앨런 자신의 페르소나를 그대로 유지한 작품이다. 스코트 퍼츠 제랄드, 베이브 루스, 히틀러의 군중 등 실제 뉴스릴 필름과 젤리그를 편집으로 합성하여 다큐멘터리 장르로 패로디한 <젤리그>는 영화 테크놀로지에 대한 우디 앨런의 관심을 보여주는 포스트모던 실험 영화이고, <카이로의 진홍빛 장미>는 영화 속의 영화 혹은 현실과 환상의 관계에 대해 접근한 작품이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가족의 관계를 체홉적 관점으로 바라본 작품 <한나와 그녀의 자매들>은 아카데미 각본상을 받았으며, 브룩클린 유태계 동네의 노스탤지어를 펠리니의 <아마코드>처럼 그려낸 자전적 영화 <라디오 데이즈>, 백인 상류 계층을 배경으로 베르히만적 성찰을 시도하는 <또다른 여인>(1988), 옴니버스 영화 <뉴욕 스토리>에서의 외디푸스 컴플렉스의 위기에 대한 에피소드에 이어 우디 앨런은 1980년대를 마감하는 걸작 <범죄와 비행>에서 베르히만적 세계관에 자신의 비전을 융합시키는 절묘한 결말을 제시함으로써 대가의 경지에 오른다.

1990년대에 들어선 우디 앨런은 훨씬 자유롭게 이전의 영화들과 자기 자신, 영화의 역사와 코미기가 창출하는 의미구조의 스펙트럼을 안팎으로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부부일기>는 마치 다큐멘터리 같은 네 인물의 인터뷰로 이루어져 그 자신이 웃음거리가 핀 '순이 스캔들' 에 대한 안과 밖의 해설서처럼 만들어졌고, <맨하탄 미스테리>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현기증>과 <이창>에서 비롯된 기본 구조 위에 오손 웰즈의 시각적 스타일을 빌려 왔으며 <브로드웨이를 쏴라>는 1920년대 브로드웨이를 무대로 갱스터 무비와 코미디를 섞으면서 마지막 순간 예술이란 무엇인가라고 질문하며 허를 찌르는 노회함을 보여준다.

그리스 원형비극의 구조로부터 도덕과 성에 대한 코미디를 재창조한 <마이티 아프로디테>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호평받았고. 헐리우드 스타들을 대거 캐스팅한 뮤지컬 코미디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 이후 최신작 <해리 파괴하기>는 그 해 깐느에 초대되었다. 우디 앨런은 자신이 사랑하는 뉴욕에서 자기가 원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찍는 프라이버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일관된 세계를 그려왔다. 그는 코미디의 형이상학자이며, 뉴욕이란 공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면을 성찰하는 강박관념의 철학자이다.

내 의견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