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Nef ㅡ 옛날 필름 속으로 걸어간다 <세계의 거울, 영화: 에피소드1-3 >

영화제 소식

SeNef ㅡ 옛날 필름 속으로 걸어간다 <세계의 거울, 영화: 에피소드1-3 > :::

곽은주 | 2005년 09월 04일
조회 4485

세네프2005의 오프라인 필름페스티벌인 제6회 서울영화제가 지난 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8일까지 서울 단성사를 메인 상영관으로 하여, 인사동 쌈지에서 야와상영과 사운드 퍼포먼스를, 홍대클럽 O2에서 주크박스 미드나잇을 개최하며 폐쇄된 극장을 벗어나서 다채로운 공간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개막작 / 세계의 거울, 영화: 에피소드1-3

개막작인 구스타프 도이치 감독의 <세계의 거울, 영화: 에피소드1-3>을 필두로 세네프국제경쟁부문', `오버더시네마', `자화상: 한국영화', `마니페스타: 정치적 담론과 영화', `이미지독: 미디어 매지카', `이미지독 : 보는 사운드&듣는 이미지', `세네프언 미드나잇', `주크박스 미드나잇'등 8개 섹션의 24개국의 175편에 영화가 주야장천 스크린을 강타할 것이다.

특히 종전의 디지털 작품만으로 한정했던 세네프 국제경쟁부문에 올해부터는 매체와 장르의 구분을 없애고 아날로그 영화들에 참가를 받아들여 더욱 풍성하고 다양한 색깔에 영화들을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거장들에 최신작과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오버 더 시네마' 섹션에는 작년 서울영화제의 개막작이었던 피터 그리너웨이의 <털스 루퍼의 가방2부>의 완결편인 <털스 루퍼의 가방 3부>를 비롯하여, 상트 페테르스부르크에 거주하며 러시아 민족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꾸준히 발표해 오고있는 알렉산더 소쿠로프의 신작인 < 코진체프의 아파트>와 < 모차르트의 레귀엠>등 `상트 페테르스부르크 일기' 연작 등이 상영된다.

2003년 전주국제영화제 회고전에 초청됐을 때, 전주 풍납제를 배경으로 촬영한 <소나기가 오기 직전>을 작년 2004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하여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장-끌로드 루소에 신작 <환원불가능>, <가벼운 그림자처럼>등도 눈여겨볼 작품들.

`정치적 담론과 영화'라는 주제로 특별기획된 마니페스타 섹션에서는 정치적 혁명의 일환으로 영화 혁명에 심여를 기울이며 고다르와 함께 왕성하게 활동한 장 피에르 고랭에 영화들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며, `정치적 담론과 영화: 장 피에르 고랭의 영화를 통해 생각한다'는 주제로 포럼도 영화제 기간에 마련된다.

<만사형통>, <여기 그리고 다른 곳>,<포토와 카뱅코>, <블라디미르와 로사>, <일상적인 즐거움>등의 상영 후엔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있다.

개막작 <세계의 거울 , 영화:에피소드1-3>은 1912년부터 30년까지 오스트리아 빈,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포루투칼 포르투에 극장 앞에서 촬영된 기록영상을 토대로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구스타프 도이치 감독의 2005년 작품. 화면 속에 웅성거리는 군중들에 얼굴에는 호기심이 가득 담겨있고 놀라는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수줍은 몸짓에는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만이 발산하고 풍기는 풋풋한 매력이 무성의 화면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는 시대가 다르고 사는 지역이 다르고 사는 형편이 제 각각 이어도 사람 사는 모습에 일상적이고 소소한 면면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에 가장 큰 미덕일 것입니다.

한편, 화면 속의 천진무구한 대부분의 얼굴들이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들이라는 사실이 영화를 보는 내내 가슴 한 귀퉁이를 아프게 건드린다. 하여,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하지 않았던가. 무성영화이고 중간 중간 사운드가 있고 가끔 대중 가요가 흐르기도 하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엔 조금은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허나, 세네프가 아니면 좀처럼 만나기 힘든 영화임엔 분명하다(월요일 4시 상영).

크고 작은 영화제들이 연이어 이어지는 이즘, 더러는 영화 과부하로 과체중에 빠질 법도 하지만, 그냥 흘려 보내기엔 아까운 영화들이 눈길과 발길을 재촉한다. 세네프, 그곳으로 오라고(www.senef.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