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의 신비로움과 포르노..

영화돼지 우르릉

연예인의 신비로움과 포르노.. :::

이윤형 | 2000년 12월 11일
조회 16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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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의 B양

최근 가수 백지영씨의 포르노 비디오 파문이 엄청나다. 주병진씨의 성폭행 이야기만 조금 구석에서 꼬리를 내밀고 있을 뿐 여러 가지 사건들이 그 사건 하나 때문에 조용히 묻혔다. 혹 강타의 팬이 목숨 걸고 유포시켜서 강타의 음주운전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는 음모가 숨어있지 않을까 생각도 해본다. .

백지영씨 얘기가 나오니까 여기 저기서 '제 2의 오양을 만들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또 '오양은 다시 연예계 복귀하라. 문제없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존중하라. 씹탱이는 함모씨다'
등등. . 오양의 연예계 복귀를 촉구하며 팬들의 생각을 바꾸라는 말들이 많다.

우라지게도(?) 내가 유명한 언론인이 아니다보니까 어디 나가서 주저리주저리 말도 못 하겠고 워낙 무식하다보니 이런 말 어디 가서 떠벌리면 조용히 이빨에 맞아죽을 지도 모르니까 이렇게 구석탱이에서 말하는데. . 오현경씨나 백지영씨나 방송 복귀하는 게 '당연'해선 안 된다. 아니. .당연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이 연예인을 좋아할 때 '저 사람은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예쁘고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고 착하기까지 하니까 좋아해야지. .' 라고 생각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아니. . 거의 없다. . (혹시 내가 모르는 또라이가 어딘가에 숨어있을 지. .-_-;) 그렇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에도 그런 이성적 판단은 필요가 없다.

많은 연예인들이 거의 입을 모아 말한다. '연예인은 모든 것을 다 보여줘선 안 된다. 신비로워야 한다.'. . 생각해보자. 오현경씨와 백지영씨는 그야말로 치부를 드러낸 것이다. 그것은 연예인들 자신들도 인정하는 신비로움을 잃은 것이다. 그러면 팬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될 기본적 당위성은 이미 잃은 것이다. 그럼에도 몇몇 학자 비스무레한 사람들이 '연예인의 사생활은 보장받아야 하니까 계속 좋아하라'고 말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하나 더. .찬찬히 생각해보자. . 함모씨는 잘못이 없다. 적어도 오현경씨의 팬들에게는. .

함모씨는 오현경씨와 동의하에 그 비디오를 찍었고 당시에 함모씨는 연예인 오현경과 섹스를 한 게 아니라 여자친구 오현경과 섹스를 한 것이다. '몰카'를 보면 '저런 개자식. 왜 저런 걸 찍어' 하는 사람 없. . 별로 없다. 파문은 오현경씨가 연예인이기에 커진 것이니까 함성욱 아니. .함모씨에게 그 책임을 전가해선 안 된다. 물론 함모씨가 그 비디오를 유포했는지 김모씨가 백지영씨 포르노를 유포했는지야 모르겠지만. .사건이 커진 것은 그들이 연예인이기 때문이니까 그 책임 역시 연예인이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함모씨가 나중에 모 인터넷 에로 방송국과 계약을 맺은 것은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그 사건 때문에 함모씨가 인터넷 에로 배우로 활동하는 것에 욕을 먹는다면 함모씨 역시 오현경씨처럼 똑같은 피해자가 된다. 같은 시선으로 함모씨의 향후 활동도 지장 받지 않아야 한다.' 라거나

'씹탱, 치사하게 그딴 걸로 돈 벌려고 하다니. . 한 년. . 아니. . 한 여자의 일생을 계단으로 써먹다니. . 나쁜 놈' 이라고. .

솔직히 타당성이야 전자가 더 있지만 치사해 보이긴 하다.

심리학엔 이런 게 있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와 '문간에 머리 들이밀기'
첫 번째는 작은 부탁을 들어주면 큰 부탁도 들어준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큰 부탁을 말한 다음 중간 부탁을 하면 들어준다는 전법이다.

이 연예인 포르노 파문은 두 가지가 모두 성립된다. 보아하니. . 이 다음에 사건의 주인공이 될 연예인은 큰 지장 없이 연예계 생활 할 것 같은데 그건 벌써 두 명의 희생자가 자유로를 닦아 놨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젠 웬만한 사건은 사건도 아닌 게 돼버릴 것 같은데 벌써 '대박'을 몇 명의 희생자가 터뜨려 놨기 때문에 연예인도 웬만한 '깝'은 '쳐도' 될 듯 싶다.

자꾸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는데 요지는 '연예인 스스로도 말하듯 연예인의 생명은 신비로움이다. 두 연예인은 평생의 큰 충격을 받아 불쌍한 마음 간절하지만 연예인으로써의 자질은 잃은 것이다.' 라고 하겠다.

이윤형
전 '리버스' 편집기자. 현 '씨네라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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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ers' Comments

	이상하네여 goalongwith(전미영) - 2001/02/26

	그런말이 어디있나여..강타팽이 유포 시켰다니..말이 안돼내여...솔직히 기분나뻐여..

	문제는 연예인 생활이 끝이니 아니니에 있는 것이 아니라 kumie(최규임) - 2001/03/21

	성생활을 담은 영상물이 배포되고, 사람들이 못봐서 안달일 정도로 공공연히 나돌고 있는데, 그런 심각한 사생활 침해를 걱정하는 사람이 많기는 커녕 누가 잘했네, 못했네. 혹은 연예인 생활 끝이네, 컴백해야 하네를 떠들게 아니라는 겁니다. 참 편협하시게도 '연예인 스스로도 말하듯 연예인의 생명은 신비로움이다(이하생략)...운운하셨는데 그것은 한국사회에서만 볼 수있는 하나의 현상적 특징이지, 연예인=신비로움이라는 등식은 말도 안된다고 봅니다(그리고...그 신비로움이란 성적인 것만을 의미하나요? 몰카 돌았다고 신비로움이 사라지는 걸 보면). 또, 연예인의 사생활은 보장받아야 하니까 계속 좋아하자라구요? 그런 황당한 결론은 어떻게 하면 나오는 건가요? 고작 이 정도의 어거지식의 글을 에세이라고 당당하게 홈페이지에 올린 것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네요. 이런 글은 일기장에나 쓰세요.

	규임씨는 뭘 본거지. . 이제이 리(이윤형) - 2001/04/12

	규임씨가 말하는 어거지식 논리가 된 '연예인의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하니까 계속 좋아하라'는 저의 멘트가 아닌 누군가의 멘트입니다. 그걸 제가 인용하고 규임씨의 생각처럼 말도 안된다고 쓴거죠. . 그리고 '연예인 = 신비로움' 역시 제가 내린 등식이 아니라는 건 대충 읽기만 한다면 알텐데. . 일기장 사주시면 다신 여기에 글 안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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