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tivals : 광주 국제영화제 2003 광주영화제 다행히 성황리에 막내려 글: 라인지기 2003년 09월 07일 지난 8월 22일 '시네필, 부활을 외쳐라'라는 슬로건으로 시작된 2003 광주국제영화제가 10일 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31일인 일요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3회를 맞는 이번 광주국제영화제는 명실공히 국내 유수의 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다졌으며, 광주 전남 문화 공동체의 구심점이자 문화예술수도로서의 토대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충장로 영화의 거리 조성을 통한 지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로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서 뿌리를 내렸으며, 충장로와 예술의 거리가 영화의 거리 조성 덕분에 전례없는 활기를 띠며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도 일조했다. 사실 개최 직전에는 경기 불황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가 겹쳐 관람률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우였음이 드러나면서 오히려 작년보다 15,000여명이 늘어난 45,000여명이라는 놀라운 관객 증가를 보여주었다. 광주국제영화제는 이렇듯 관객과 함께 하는 영화제를 지향하며 국제영화제로서의 위상을 높인 점을 올해의 가장 큰 수확으로 꼽으면서 내년에는 이를 발판으로 경쟁부문 도입과 영상기술장비 견본시를 개최하는 등 영상문화의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유무료 관람객 4만 5천여명 올해 광주국제영화제의 저력은 시민의 힘에서 발휘됐다. 티켓 판매 현황을 보면, 총 7만 7천여석의 좌석 중 3만여석이 판매되었고, 유무료 포함 관람객 수가 4만 5천여명, 6차례에 걸친 야외상영과 축하 콘서트, 홍보부스 참관자, 야외 이벤트 관객까지 포함하면 총 15만여명의 관객이 2003 광주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사실, 티켓 예매는 12일부터 시작됐지만 영화제 기간 직전까지는 예매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러나 개막작인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개막작 예매율이 급상승하였고, 다른 영화들까지 탄력을 받아 전반적인 예매율이 동반 상승하게 되었다. 118인의 국내외 게스트 방문 영화제하면 현장을 찾는 영화인들의 수로도 그 규모가 가늠이 되는데, 올해에는 작년에 비해 국내외 영화인의 참여가 대폭 늘어나 영화팬들을 흥분시켰다. 작년의 경우, 국내 주요 게스트가 54명에 그쳤으나 올해에는 93명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났고, 해외 게스트의 경우도 작년 9명에서 올해 25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난 것. 특히 홍보대사 문근영양과 <안성기 특별전>의 주인공 안성기씨는 올해 광주국제영화제의 최고의 스타로서 열과 성을 다해 광주국제영화제를 빛내는 데 큰 몫을 해줬고, 개막작의 주인공 김기덕 감독을 비롯해 장준환 감독, 김지운 감독, 성백엽 감독, 박찬옥 감독, 배창호 감독 등 스타급 감독들이 대거 극장을 찾아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해외에서는 7개국 25명의 게스트가 광주를 방문했는데, 감독들로는 일본의 거장 야마다 요지 감독에서부터 프랑스의 장 피에르 리모쟁, 튀니지의 라자 아마지 감독, 슬로베니아의 마야 바이스, 리투아니아의 크리스티오나스 빌주나스 등 10인의 해외감독이 방문, 관객과의 대화나 시네포럼에 초청됐으며, 일본과 미국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와 피터 레만도 방문해 언론과 영화인들 사이에서 높은 관심을 얻었다. 이밖에도 '안성기, 나의 영화인생'을 비롯한 '존 포드를 말한다' 등을 주제로 한 다섯 차례의 시네포럼에도 국내의 저명한 영화인사들이 모여 영화 상영 외에 진지하고 심도깊은 토론을 벌여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16편 매진! 50% 이상의 좌석 점유율 그런가 하면 올해 영화제 역시 수준 높은 프로그램들로 관객들을 매료시키며 좋은 영화에 대한 안내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에는 22개국 216편의 영화 중 개막작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을 비롯해 <사랑해>, <길 위에서>, <강아지 똥>, <아부나>, <수색자>, <황혼의 사무라이>, 폐막작 <그 날> 등 16편의 영화가 매진됐고, 어렵고 진지한 영화로 알려진 <반 고흐>나 <신의 코미디>, 낯선 나라의 영화 <국경의 수호자>, <레드 세틴>, 그리고 거장들의 최신작 <팜므 파탈>과 <제리> 등도 좌석 점유율 70%이상을 차지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시네필, 부활을 외쳐라'라는 슬로건으로 시네필 아이디 카드를 만들어서 전국의 영화 애호가들에게 저렴한 비용에 보고 싶은 영화를 맘껏 감상할 수 있게 배려한 점은 광주국제영화제에서만 볼 수 있었던 독특한 대목. 개최 마지막날인 31일엔 영화제 기간 동안 가장 많은 인기를 얻었던 4편의 작품을 모아 앙코르 상영했는데, 이 또한 전회 매진으로 개최 마지막 날을 뜨겁게 장식했다. 영화의 거리 조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올해에는 '관객을 위한 영화제'를 지향하며 시민 속으로 파고들고자 극장 밖에 다양한 부대행사들을 신설, 보다 많은 시민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젊음의 거리 충장로에 영화의 거리를 조성해 영화 상영 외에 다양한 이벤트를 영화의 거리에서 매일 펼침으로써 축제 붐을 일으킨 것. 덕분에 영화의 거리에는 영화제 기간 동안 각종 공연과 부대행사들이 날마다 펼쳐지고 14개의 홍보부스가 세워져 전례 없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뿐만 아니라, 지난 23일엔 영화인들과 정관계 인사들이 모여 우체국 앞에서 영화의 거리 선포식을 열었는데, 이 자리에서 안성기씨를 비롯한 영화인들은 영화의 거리 활성화에 시민들이 앞장서줄 것을 호소했다. 실제로 영화제 기간 동안 영화의 거리 주변으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불황으로 침체돼 있던 충장로가 활기를 띠었는데, 이렇듯 영화제 개최를 통한 지역경제의 활성화도 올해 광주국제영화제가 이룬 커다란 수확 중 하나다. 다양한 부대행사를 통한 시민참여 유도 영화제 기간 동안 극장 밖에서 열린 다양한 이벤트들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1, 2회에는 영화상영 이외에 부대행사가 없었으나 올해에는 축제붐을 주도할 수 있는 부대행사들이 대대적으로 마련돼 인기를 끌었던 것. 개막일부터 폐막일까지 열흘간 매일 두 세 차례씩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지면서 영화의 거리 곳곳을 흥분과 열기로 달궜는데, 답답한 실내공간을 벗어나 자유롭게 오고 가며 친숙하게 공연을 대할 수 있다는 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크게 어필됐다. 뿐만 아니라 '오디언스 라운지'로 지정된 프라이비트 옥탑에서는 매일 밤 열광의 록공연과 재즈공연이 펼쳐지고 매회 500여명의 젊은이들이 찾아들어 뜨거운 밤을 보냈다. 그런가 하면 영화제 중반부엔 도청 앞 광장에서 대대적인 축하쇼를 펼침으로써 만여명의 시민들이 운집, 끈끈한 연대감 속에 광주국제영화제의 성공을 기원했다. 뿐만 아니라 모처럼 침체됐던 예술의 거리도 주말이면 프리마켓 덕분에 활기를 되찾고 있으며 거리 간판 그리기나 벽화 그리기와 같은 행사를 통해 많은 시민들이 가족과 함께 친구와 함께 축제를 즐겼다. 이렇듯 10일간의 유쾌하고 신나는 놀거리들로 즐거운 추억을 만든 시민들은 대략 10만여명 정도(시민축하쇼 2만명, 옥탑 공연장 5천여명, 메인무대 2천여명, 야외 상영 2천여명, 영화의 거리 공연 5천여명, 그밖의 홍보부스에서 펼치는 각종 이벤트에 참가한 인원 6만명). 프리로드쇼를 통한 영화제 외연 확대 올해에는 광주국제영화제의 외연이 전라남도까지 아울러 확대된 점도 눈에 띌 만하다. 영화제 개최 이틀 전(20일) 광주국제영화제를 광주시민은 물론 전남도민도 함께 축하하는 영화제로 만들기 위해 전라남도에 근간을 두고 있는 남도영상위원회가 영화제 개최를 앞두고 프리로드쇼를 가진 것. 순천에서 열린 프리로드쇼에서는 광주국제영화제 출품작인 <장화, 홍련>을 상영하며 광주국제영화제 유인학 상임조직위원장과 문근영 홍보대사가 참석, 올해 영화제의 개요와 일정을 설명하고, 보다 많은 지역민들의 관람을 유도했다. 광주국제영화제에서는 앞으로도 타지역과의 연계를 통해 외연확대를 펼쳐감으로써 영상문화 부흥을 이끌어가는 토대를 다져갈 것이다. 향후 개선방향 및 계획 하지만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아쉬운 점이 남아 있다. 올해에도 상영관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시내 중심가의 상영관이 3곳에 그쳐 셔틀버스를 운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리적인 접근성을 해소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작품 수급 문제로 타 영화제의 개최시기를 피하다 보니 개최시기가 매년 변경이 됐는데, 내년부터는 이를 정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고, 또한 타지 관람객들을 위한 숙박시설 확보가 해결돼야 할 과제로 보인다. 올해가 명실공히 국내 유수의 영화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전국적인 행사로 거듭나는 원년이었다면, 내년부터는 경쟁부문 도입과 영상기술장비 견본시를 개최하는 등 국제적인 행사로써의 면모를 갖추는 데 주력할 것이다. This article is from http://www.cinelin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