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점프를 하다> 쩍팔리게 남자 울린 영화
글: 박용하
2001년 02월 07일
글을 쓰는데 있어 잡소리는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
얼마 전부터 드는 이 생각은, 결국 '필요하다'로 결론을 냈다.
왜냐하면 잡소리라는 것은 윤활유 역할을 하기 때문이며 우리의 삶이라는 것 또한 몇몇 부분의 굵직굵직한 대건이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면 치질걸린다. -.-;
얼마간 영화를 못봤다. 어떤 시인의 말처럼 '이땅의 하늘이 흐렸기'에 그런게 아니라 영화를 본다는 것이 하나의 두려움으로 다가섰기 때문이다. 우습지? 어떻게 보면 가장 수동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는 영화보기라는 작업을 두려워했다니. 어찌보면 이 칼럼쓰는 일을 늘 영화보는 것과 결부시켜서 생각해서 그런게 아닐까라는 생각이다.
칼럼을 쓴다=영화를 본다
그렇지만 뭔가 잘못되었다. 난 전문 평론가도 아니고, 영화제작자도 아니며 한낱 영화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넘쳐나는 휴학생일 뿐이다. 늘 누누히 말하지만 이 돈 못버는 일을 하면서 내가 유일하게 바라온 게 있다면 그저 '내스스로가 영화를 어떻게 규정짓는가'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일 뿐. 글을 위한 글을 쓰고 영화평을 위해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는 모순이다. 뭐 모든 것들이 모순된 상황 속에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를 둘이 봤다. 그것도 여자랑. 허허헛..
여기서 많은 분들은 '저녀석 한건했군'이라고 말할지 모르나, 국민학교 때-누누히 말하지만 난 국민학교 나왔다. 일제가 황국신민을 만들게 하기위해 만들어 놓았으며 군사정권의 고고한 폭력성, 독재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국조회와 더불어 유용하게 사용되던 이름 국/민/학/교-동창일 뿐이다. 역쉬 난 새는데는 일가견이 있다.
번지점프는 호주-오스트레일리아라고 해야하나 넘 기니까 구냥 호주라고 하겠당- 원주민들이 성인식때 하던 것이 그 유래라고들 한다. 뭐 여기서 또 틀릴 수 있으나, 그런거 같다. ^^;; 아프리카사람들인가.. -.- 아무래도 치매끼가 있나보다.
'번지점프를 하다'는 대중적으로 흥행하기는 힘들 듯싶다. 울나라 사람들이 아무리 멜로를 좋아한다고는 하나 아쉽게도 울나라에서는 동성애 혐오자들이 훨 많으며 멜로에 미스테리를 가미하는 것은 애인과 함께 조용한 곳에서 애정행각 벌이려는 응큼한 관객들은 아쉽게도 후반부에 늘어지는 구성에서 졸아버릴 것이다. -.-
그렇지만 짝사랑을 깊이 해본 사람은 이 영화를 보고 울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랬던거처럼. ^^;; 왜 그렇게 되는가?
서구에 비해서 울나라에서 동성애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그리고 동성애 인권운동 또한 아쉽게도 일부 대학 동성애자 모임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동성애는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서로를 좋아하게되는 것이다. 동성애자라고 해서 반드시 사람들이 혐오하듯 동성연애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동성애자를 싫어할까? 그것은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사회가 구성되기 위해서 인간은 개체 재생산을 해야한다. 얼라를 만들어야 한다. 얼라를 만들어야 일하고 착취당할 노동자 생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동성애라는 것이 인정되고 확산된다면 그 사회는 기본적으로 붕괴될 위험성을 내포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우려는 개체가 기하급수적으로 느는 것에 비해 식량생산은 단일하게 증가되기에 인구는 억제되어야한다는 인구론이 뚜렷이 실패한 것과 비슷하게 국부는 인구의 수에 비례한다는 이 고전적 생각은 아이를 낳는 것을 기피하는 현상이 늘어가는 유럽의 사례를 볼 때 실패한 추론이라는 생각이다.
동성애를 용인하게 된다는 것은 선례를 남기는 것이다.
엥겔스의 지적대로 가정이라는 사회가 남성이라는 지배적 권력이 여성을 착취하면서 유지되고 있는 것처럼 사회는 노동자를 착취하면서 이윤을 추구하게 된다. 크게 보면 울 대빵깡패 미국을 포함하여 서유럽, 그리고 울나라까정 포함한 이른바 좀 나간다는 국가들은 아프리카대륙을 쥐어짬으로 이윤을 남긴다. 뭐 거창하게 식민지 이론같은 걸 끌어대지 않아도 이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그렇게 착취라는 것이 강요되고 있다는 사실을 버젓이 알려주게되면 그것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생겨나게 된다. 1919년 러시아 혁명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아쉽게도 소비에트 연방도 국가사회주의라는 울 대빵깡패 미국과 동급으로 대빵깡패가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그래서 많이들 써먹는 방법이 착취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신성한 것이고 어쩔 수 없는 것이다라고 세뇌시키는 것이다.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착취라는 말은 다른 말로 기준이라는 말로 대채 가능하다. 남자는 이래야하고 여자는 이래야한다는 사회적 통념, 도덕, 규범, 규율이 바로 착취와 동일한 규격의 단어들이다. 기본적으로 이것에 철저한 것이 종교다. 특히 유일신을 받드는 종교는 종교는 더하다. 뭐 그래도 기본적으로 종교는 가장 엄격한 잣대를 지닌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신성한 것으로 어쩔 수 없는 것으로 규정되어버린 덕목 중에는 여성착취를 용인하게 하는 가정이라는 것에 대한 규정도 있다. 가정이라는 것은 아빠와 엄마로 구성되어야 자연스러운 것이다라는. 그러나 이렇게 생각하면 동성끼리의 가정도 가능해진다. 아빠, 엄마는 단지 역할 뿐이지 아빠는 남성이 엄마는 여성이어야할 필요가 있는가? 아빠 역할을 하는 남성 혹은 여성, 엄마 역할을 하는 남성 혹은 여성.
동성애자를 용인하게 되면 성(性)이라는 것이 가지는 자연성, 신성만 붕괴되는 게 아니다. 가정이라는 개념이 붕괴되며 사회가 착취,기준,규정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도 붕괴된다. 그러니 사회에서 하는 일은 결사적으로 막는거다. 가장 강력한 폭력으로말이다. 종교를 이용하여 신에게 거스르는 인간이라는 별호로 일종의 파문을 내리고, 동성애를 혐오하는 교육으로 끊임없이 동성애혐오자를 양산한다.
최면을 거는거다.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끊임없이 '동성애 영화가 아니다'라고 말하는데, 사실이다. 동성애 영화는 아니다. 동성애 영화-양키말로 queer movie라고 함-가 주로 동성애자들의 삶의 애환을 그려내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 영화에 중심에는 사랑이 중심이다. 멜로물이다. 멋지게 퓨전환타지멜로라고 하지만, 그냥 멜로물이다.
이 영화는 서인후(이병헌분)와 인태희(이은주분)와의 사랑이야기이다. 뭐 스토리에 대해서는 얼마 전 비됴산책 등지에서 다뤄진게 거의 다라 더 말하면 잼없을테고,-정 궁금하면 위에 링크되어있는 영화소개를 보길, 정말 잘 소개되어있으니- 이 영화가 가진 미덕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 영화는 정말 딱 80년대를 그대로 재현하였다. 장발에 음악다방에 엠튀분위기마저 그대로. 버스마저도 그대로 재현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병헌과 이은주 두 배우는 이제 어느정도 아이돌을 넘어서있는 듯 싶다. 이병헌은 어느덧 개그맨 못지 않은 다양한 표정구사가 가능한 배우가 되었으며 이은주는 '오! 수정'에서의 연기덕택인지 가슴이 따뜻한 배우로 커가고 있다. 그리고 극 중 '임현빈'역할을 한 신인배우(여현수분)나 '윤혜주'역할을 한 신인배우(홍수현분)들의 호연은 단지 텔레비전에 갇혀 연기에 대해서 힘을 못쓴 것이지 스크린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우리의 스뎅, '이범수'는 이제 얼굴 하나만으로 웃음을 선사할 그런 캐릭터를 구축하였다. 시종일관 '씹새'를 외치며 달리던 '러브' 때에 비하면 정말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멜로물인데 왜 울었을까? 그건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는 사랑이 분명 사랑임을 느끼는데 오는 주인공과의 감정교감이 애절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동성애 경향이 있는 넘은 아니다. 난 여자를 밝히는 색마일 뿐.. ㅋㅋㅋ ^^ WOA-World Overaction-man Association 한국말로 '세계 오버액션맨 연합'으로 번역가능- 소속이며 전백련-전국백수연합- 소속이고 오극교-오입극락교-를 좋아하는 사람이당. ^0^
사랑은 늘 부딪히게 마련이다. 가장 일반적으로는 스스로의 감정에 부딪힌다. 그 어려움을 딛고 설 때, 울 똑똑하신 선조분들이 하신 말을 빌면 '비온되 땅이 더 굳어지'듯 더욱더 커다란 감정으로 변화한다.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동성애코드는 사회에서 가장 억압받는 어려움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그걸 딛고 일어서기 위한 어려움으로 말이다.
아쉽게도 이 영화에서는 정면으로 그 어려움이 가지는 의미를 파헤치지는 않는다. '내일로 흐르는 강'과 같은 급진적 주장도 하지 않는다. 둘은 그냥 그걸 피해버린다. 이러한 선택은 지극히 뻔한 결말이며 안전빵이다. 동성애 영화라는 혐의도 안받고 관객들의 안전빵을 선호하는 입맛에도 맞는다. 안전빵! 안전빵! 빵! 빵!
그렇다면 여기서 내가 운 이유를 밝히자면, 텔레토비 몸매에 더러운 술버릇 땜시 제대로 된 사랑함 못하고 짝사랑만 무쟈게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 짝사랑은 스스로의 감정에 확신은 이빠이 있으면서 상대와 교감되지 못하거나 아님 용기가 없어 프로포즈도 못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후와 현빈과의 사랑과 짝사랑은 닮아있다.
용기 있게 커밍아웃하는 것은 동성애자들의 무기이다. 그리고 짝사랑만 하는 사람의 무기이기도 하다. 주저 앉을 것인가 스스로 일어설 것인가? 구리구리한 짝사랑만 하는 쏠로로 살 것인가 번듯하게 이쁜 뇬이나 넘을 만나서 쏠로탈출을 할 것인가?
이 영화도 그리 용기 있지 않다. 동성애 코드는 얼마전 스포찌라시에 의해 강제로 커밍아웃 당한 홍석천씨가 몰고온 동성애 담론에 편승하려는 기술같아 보이고, 이야기를 관객에게 크게 당혹감을 주지 않으려는 스토리 구성, 예측한 무난한 결말, 애써 길게 묘사한 현빈과 태희는 오히려 졸리게 만든다. 같이 간 여인네가 졸아버린 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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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과라고 철자법 다 외냐.. |
음.. 다시 함 쭉 읽어보니 동성애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치밀하게 논리적이지는 않으나, 뭐.. ^^;;
아는게 별루 없어서리.. 음 혹 관심있으면 수많은 동성애사이트가 있으니 가서 알아보도록 하길 바란다. 다만 동성연애의 행위만이 궁금하다면 포르노 사이트를 뒤적여보도록 하고..
ps.영화 이야기를 많이 안한건 가서 보라는 취지에서.. 였음. ^^
ps2.참고로 가장 처절하게 울어버린 건 '편지' 때였음. 그래그래, 나의 영화보는 눈이 좀 낮어. -_- v
ps3. 아 이 영화가 지니는 미덕이 하나 더 있는데, 초반부 조명이 무척 좋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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