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지키기
글: 박용하
2001년 0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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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과 별 상관없는 그림. ^^;; |
교회에 안간지 꽤 된 날라리 신자인 내가 날라리 신자가 된 이유는 3년 전에는 억압과 폭압의 세계 속에서 자신만의 구원을 바라는 신자들의 태도가 맘에 안들어서였고 2년 전에는 목사님 설교말씀 도중 은근히 베어나는 '청교도적 믿음 위에 굳건히 서있는 미국'에 대한 경외적 표현들이 싫어서였고 1년 전에는 신학적인 물음이 허용되지 않는 교회 분위기가 싫어서였고 지금은 종교자체에 대한 회의가 들어서였다.
고~로~나~ 종교와 우리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존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크게 세가지 믿음이 있다고들 한다. 개신교를 중심으로 하는 기독교, 유학도들을 중심으로 하는 유교, 조계종파를 중심으로 하는 불교가 그러하다고들 하는데, 난 그런 지적에 반대하고 싶다. 우리나라 신앙인들의 중심에는 기독교적인 구원과 불교적인 해탈, 유교적인 군자화·성인화보다 현재적 삶에서 얼마만큼 득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천박한 기복 신앙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이러한 기복 신앙의 발전적 형태는 많은 곳에서 찾아볼 수가 있는데,새벽기도회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정화수를 떠놓고 새벽마다 남편과 자식새끼의 안녕을 비는 여인네들의 기복적 형태를 그대로 차용한 새벽기도회는 번드르르 말하면 기복신앙차원의 전통을 기독교 나름의 발전적 흡수라 할 수 있겠으나 난 신도수 늘리기 위한 방편이였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절에서 신도들이 자신의 소원을 담아서 기왓장을 쌓아가는 것, 자식네들의 대입을 위해 법력이 뛰어나다는 절에서 백일기도니 천일기도를 올리는 것 등등 이루 셀 수 없을 만큼 우리나라사람들은 종교에 있어서 기복적인 요소에만 천착해있다.
이런 기복적인 요소가 숭상되어 있기에 희한한 현상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종교간의 뚜렷히 대립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세계사를 통틀어 종교전쟁은 무척이나 다양한 형태로 또 그 수가 빈번한 형태로 많았는데 우리나라 역사의 경우 종교전쟁이라고 할만한 것이 뚜렷이 없다. 이것은 각 종교를 그 종교를 믿는 신도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통로쯤으로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렇기 때문에 대학 후배가 술자리에서 불신도 앞에서 '불교는 사탄의 종교'라는 말이나 하고, 총학선거에 뛰어든 기독 동아리에서는 공개 찬양집회를 하면서 '하나님의 섭리로 x번 후보가 당선될 것임이 분명'하다는 정말 '섭리'에 어긋나는 발언을 할 정도로 천박하다. 천박한 자본주의에 천박한 종교관이니..또 선거때만 되면 후보들은 얼마나 종교계인사들을 만나면서 맘에도 없는 선거용 멘트를 남발하는가?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앙'의 측면만을 부각시키려는 종교지도자들의 태도를 지양해야한다. '신학'적인 측면을 부각시켜야하며 '돈오 점수'보다 '교리'와 '설법'에 더욱더 치중해야만한다. '믿기만 하면 된다'가 아니라 '왜 믿어야하는가'라는 뼈아픈 질문을 통해서 신도들을 늘려가야지, 지나치게 대중적인 화술로 설교를 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신도들을 위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신도 하나가 아쉬운 판국에 넘 이상적인 소리 아니냐고 하겠지만 신도들을 늘리기 위해 알곡까지 썩게 둘 것인지 다시금 묻고 싶고 종교처럼 관료화가 독인 것도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종교는 최대한 기업화· 관료화되는 것을 극구 말려야 하는 것이다. 운영하는 지도자들, 관리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도들을 위한 것이다. 뻔지르르한 신부, 목사, 스님 직함은 무거운 의무를 나타내는 것이지 권리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사족을 달자면 대형교회의 세습화와 대형교회화를 보면 한국사회의 껍데기만 남은 경제외적인 발전의 모습을 보는 거 같아 가슴이 아프다.
믿음이라는 것은 자신의 생을 걸고 투자하여야하는 것이다. 무엇을 믿는다는 행위는 무엇을 최고의 가치를 두고 투자하고 있다는 것과 같다. 한국사람들에게 있어 믿음이 단지 눈앞에 있는 현재적 이득이 아니게 될 '타자와의 상호보안을 통한 행복 실현'이라는 종교인(人)적 심성이 보편화될 날을 꿈꾸며.. 오늘은 기도 함 때려볼란다~
'하나님 요즘 밥값이 없어요~ 돈좀 뿌려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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