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리스식 웨딩> 즐겁고 유쾌한 문화충돌
글: 박용하
2003년 03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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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반도식과 대륙식
사람들의 생활양식은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썰이긴 하지만 꽤나 설득력있는 것이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그리스'사람들의 행태라는 것은 '한반도'식과 매우 닮아 있다. 영국과 일본이 다르지만 서로 비슷한 점을 보이는 것과 유사하다면 조금 큰 비약일까?
하지만 가족들끼리 부대끼고 아이들과 시끌벅적하게 노는 삼촌들의 모습은 이제는 우리주변에서 잊혀지고 찾아보기 힘들지만 그래도 '명절'때는 가끔 보이는 우리네 모습과 꼭같다. 그렇기 때문에 낯설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툴라의 마지막 결론에도 우리는 흔쾌히 동의할 수 있는 것이다.
가족이기주의라 말하지만 그 속에서 행복감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지 않은가?
2. 사랑이란 무엇일까?
이 영화에서 '기승전결'식 구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누구나 있어야된다고 믿는 반전같은 건 전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반전이 되기는 하지만. 이 영화는 약삭바르고 영화를 분석하려드는 사람들에게는 역전의 일격을 날리고 그저 영화자체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움을 함빡 안겨준다. 그리고 상식적인 지식하나를 선사하는데 그건 바로 '사랑'이라는 것에 대한 지식이다.
영화에서 장인에게 제노라는 욕설을 들으면서도 남자주인공은 개종까지 해가며 여자주인공과 결혼에 성공한다. 시끌벅적한 문화와 어울리기 힘든 청교도적인 생활을 하여왔던 그도 결국 그 속에서 융화되어버린다. '드라이하'다고 평가받던 그들도 결국 그리스식 웨딩에 빠져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인간미'에 도취된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그리스식으로 말하면 에로스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일종의 상승이고 일종의 닮음이다. 같은 지점을 바라보고 걸어가야한다는 것, 그것이 때로 폭력적일 수 있고 강압적일 수 있음에도 즐겁기에 같은 길을 간다는 것. 그렇기에 조금은 지루하고 조금은 짜증나는 일이될 수도 있는 길을 함께 가는 것, 그것이 사랑이 아닐까?
3. 문화적 충돌
문화적 충돌이라면 충돌이랄 수 있는 영화를 보고 이라크 전을 떠올린다면 비약이 심하고 오바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이슬람문화권과 기독교문화권간의 문화적 충돌로 이라크전을 정의하는 사람들을 혐오하게 되었다. 문화적 충돌이라는 것은 서로 취미가 다른 사람들끼리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조정할 수 있는 즐거운 것일 수 있다. 갖가지 맛이 다나는 사탕을 먹던 헤리포터와 친구들의 즐거움이랄까? 인생을 초콜릿 상자에 비유했던 검프의 어머니같은 것이랄까?
우얏건 이 영화는 참 유쾌하다.
너무나 유쾌하므로 강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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