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홍련> 지겹다. 그러므로 짧게
글: 박용하
2003년 0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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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하게 실패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그의 장점인 대사치는 재미가 크게 반감되어 있다는 점. 관념어가 난무하는 대화는 전혀 알아듣기 힘든데다가 연극적인 요소까지 포함되어 골치가 아프다. 공포영화는 놀래려고 보는 거지 골치아프게 대사 하나하나가 상황을 끼워맞추는데 사용되므로 해석하려는 대사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두번째로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 같이 영화본 여친의 말로는 너무 느리게 카메라가 접근한다는 게 긴장을 느슨하게 한다고 한다. 맞다. 옷장으로 다가가려고 해도 적당한 속도로 가야지 느리게 느리게 가면 긴장하려던 사람 놀랄 타이밍 못잡는다.
세번째로 전반부의 지나치게 유미주의적인 화면에만 치중하다 놓쳐버린 스토리진행을 후반부에 집중시켜놓으므로써 산만하다. 게다가 자매간의 동성애적인 코드는 <커밍 아웃> 때부터 이어져온 진부한 코드다. 한마디로 안들어가도 되었을 것인데 들어갔다는 말이다. 왜 둘이 그렇게 농도짙게 껴안고 있어야한단 말인가.
지겨운 건 한 둘이 아니다. 왜 우린 맨날 정신병이 귀신과 연결되는 지겨운 설정을 봐야하는가! 지겹다 지겨워.
<유주얼 서스펙트> 이래로 모든 스릴감의 원천을 반전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게 무슨. 공식도 아니고. 반전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고 시나리오를 썼다면 차라리 훨씬 진행도 빠르고 군더더기도 없었을 영화가 망했다. 김지운에게, 다음 번 작품에선 제발 공포를 안다뤄줬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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