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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파의 영화구라 주저리 주저리.. 글: 박용하 2001년 01월 14일 얼마 전 혹은 미래에 혹은 오늘에 술을 먹고 강아지가 된 친구녀석 혹은 나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그렇게 술버릇이 나쁘면서두 술을 계속 먹니?' 이런 대답을 하더군요. '응 난 평소에 넘 냉정하고 바보같이 논리적이여서 감정적인 부분을 허락하기 위해서 술을 마셔' 하도 대답이 논리 정연하고 마치 준비된 이야기인 듯 싶어 다시금 물었습니다. '정말 그런 이유였어? 그럼 왜 처음 술을 마셨는데?' '사람들이 마시라고 시켜서..' '그럼 요즘에는 왜 마셔?' '... 이제는 안마시면 불안해. 이 세계 속에서 어찌되었던 살아남기 위해서는 두려움을 떨쳐낼 무엇이 있어야하고 그런 것은 사고를 쳐 가면서 차라리 발목이 붙들려버리는게 낫지..' 아직도 가식적이라는 생각에 다시금 물었습니다. '너 그럼 술마시고 화내고 혹은 여자한테 찝적거리는게 그런 이유때 문이야?' '...' '술때문이 아니라?' '... 인정하기 싫지만 술을 먹으면 난 내 어두움을 봐. 내 속 본능.. 까맣게 타들어가서 이제 썩은 내가 나버리는 어두움, 음침함, 음탕함 , 무엇보다 모든 것들 모든 사람들을 내뜻대로 움직이려는 욕망들..' '....' '술을 안먹을때는 그런 모습이 있다는 사실때문에 괴롭고 그런 괴로 움을 잊기 위해 또 술을 손대고,한순간 본능에 충실하면 완전해지는 거 같은 착각이 들어. 아 이대로 이대로.. ' 그는 고개를 푹 숙이며 한마디 부탁을 하였습니다. '.. 날 .. 죽여줘..' 저 혹은 그들은, 너희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풀벌레가 우는 군요. 사람은 누구에게나 자신에게 스스로 위로를 하 며 살아갑니다. '풀벌레가 구슬피 우는구나'라는 말을 통해 자신의 슬 픈 감정이 모두들에게 이해되었음을 알리려하고 '내일은 더 잘될꺼야' 라는 기대를 통해 지금 엉망인 자신의 현재를 위안하려 합니다. 스스 로의 그러한 위안.. 그것은 냉정히 말하면 끊임없이 자위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구체적 대상없이 단지 욕망의 충족만을 위해 서 뻗어가는 빌딩의 그 남근다움처럼 말입니다. 플라톤을 위시한 그리스철학자들이 불완전한 인간은 필연적으로 완전 한 일자가 되기위해서 노력하게 된다고 하였고 사르트르는 타자와 소 통할 수 없는 불운한 존재인 인간은 참여를 통해서 노력해야한다고 생 각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불완전한 상태를 완벽히 극복한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물질계, 현실계가 완전해질 수는 없고-이데아의 세 계가 있다고는 하나-참여를 통해 현실 속에서 자기 역할을 한다고 치 더라도 우연한 존재로 태어난 인간이 무엇으로 그 숙명을 넘어선다는 것입니까? 친구 혹은 나에게 묻습니다. '그렇다고 죽을테냐?' '... 차라리 죽는게 낫지 않을까?..' 다시금 먼지낀 희뿌연 답안을 내어줍니다. '비겁하잖어, 이대로 죽기에는..' 그는 웃을까요? 오늘은 왼쪽 새끼 손가락이 욱씬거려서 영화이야기 대신 주절주절 말두 안되는 글을 대신 남겨봅니다. This article is from http://www.cinelin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