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저예산 영화와 디지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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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저예산 영화와 디지털 영화 :::

강병융 | 2001년 10월 0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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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현재와 저예산 영화

최근 들어 ‘한국형 블록버스터’ 의 바람이 거세다. ‘쉬리’, ’단적비연수’, ’비천무’ 등의 성공으로 국내 영화산업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런 대형 영화들은 새로운 소재와 장르의 개척, 안정적 배급망과 마케팅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런 상황은 영화에 전반적인 인플레이션을 가져오게 되었고 그것에 따른 회의적인 견해도 나타나게 되었다.

큰 자본을 투자한 모든 영화가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은 블록버스터의 생명력이 무한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매체, 다채널 시대에 영상 컨텐츠 산업은 영화가 단순히 극장 흥행수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부가사업으로 그 수익의 극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 때문에 많은 자본이 영화계로 흘러 들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40억 짜리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위해서는 순수 관객 100만 이상의 관객이 들어야 한다. 배급과 마케팅 전략 전에 우선되어야 할 점은 시나리오의 완성도와 치밀한 기획이다. 이런 점이 우선되어지지 못하고 돈으로 만 채워진 영화는 도박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싸이렌’이나 ‘리베라 메’ 는 도박에서 실패했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규모와 특정 장르만이 편향되게 제작된다면 관객 취향의 획일화를 가 져와 현재의 시장 규모마저 축소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발하고 새로운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저예산 영화 시스템이 필요한 것 이다. 저예산 영화는 제작편수 증대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고 대형 영화 중심의 시장 속에 잠재된 관객층을 개발하고 다양한 형식의 영화를 제작함으로서 얻게 되는 노하우를 기대할 수 있다.

저예산 영화와 디지털 영화

저예산 영화는 단지 제작비의 차이가 아니다. 단지 인건비를 줄이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제작비를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한 구조적 대안과 기술적인 수준, 상품적인 측면, 독자적 미학을 구축하고 있어야 그 가치가 있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탄탄한 시나리오와 뛰어난 연출력을 가진 신진 감독들이 점차 확산되어가는 디지털 환경기반의 새로운 형식의 영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저예산 영화가 활성화 되고 있는 부분은 눈여겨 볼 만하다. 저예산 고품질의 진수를 보여준 홍상수 감독이나 저예산 다큐멘터리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변영주 감독이 큰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난해에 제작된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는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 에서 쓰고 남은 필름 등을 이용해 제작비 7000만원의 초 저예산으로 16mm 단편을 35mm 장편으로 재구성하여 개봉했다. 영화관에서 약 6만 명의 관객을 동원, 비디오 판권까지 7억원 정도의 수익을 남겼다.급속한 디지털화와 인터넷의 확산은 영화 컨텐츠 의 제작, 배급 등 영화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예전부터 영화제작에 컴퓨터 그래픽이나 특수 효과 측면에서 주로 활용해왔지만 최근에는 디지털 카메라와 편집기를 통해 본격적인 디지털 영화 제작에 나서고 있다. 배급면에서도디지털 영화를 인터넷을 통해 영화관에 전송하여 상영하기도 했다.

감 독	영화명(제작연도)	감 독	영화명(제작연도)
배용균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	김기덕	파란 대문(1998)
변영주	낮은 목소리(1995)	김시언	하우등
홍상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최 호	바이준
임순례	세친구	전수일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1999)
양윤호	유리	김유민	노랑머리
김기덕	악어	이지상	돈오
변영주	낮은 목소리2(1997)	신정균	삼양동 정육점
곽경택	억수탕	류승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윤인호	바리케이드	박철수	봉자
박철수	산부인과	임상수	눈물
김기덕	야생동물보호구역	김유민	그녀 이야기
배용균	검으나 땅에 희나 백성	류승완	다찌마와 리(2001)

국내의 경우에도 인터넷을 통해 시나리오와 배우 공모뿐만 아니라 제작비 공모까지도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초고속 통신망의 급속한 확산으로 인한 인터넷 사용자의 급증으로 인터넷 상영관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현재 30개 이상의 인터넷 상영관 사이트가 운영중이다. 현재까지는 기존의 영화를 디지털화하여 상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점차 디지털로 제작되는 영화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와 ‘거짓말’ 중 일부분이 디지털 카메라로 제작되었고, 독립영화인 ‘돈오’ 와 ‘그녀 이야기’ 와 박철수 감독의 ‘봉자’와 임상수 감독의 ‘눈물’ 등이 100%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아예 인터넷 상영관 개봉을 목표로 제작된 영화 ‘영호프의 하루’ 는 개봉 10개월만에 1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고 ‘반칙왕’ 의 김지운 감독의 ‘커밍 아웃’은 45만 명, ‘ 간첩 리철진’ 의 장진(A) 감독의 ‘극단적 하루’ 는 33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류승완 감독의 2번째 영화 ‘다찌마와 Lee’ 는 불과 개봉 15일만에 30만건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디지털 카메라로 제작되어도 극장 상영을 위해서는 셀룰로이드 필름으로 옮겨야 하는 키네스코핑 과정이 있어야 하지만 결국에는 모든 제작과정에서 필름을 없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남아있다. 디지털 작업의 특성 파악과 기술 개발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고, 키네스코핑 과정에서 발 생하는 추가적 비용과 인터넷을 통한 상영의 경우 끊김 현상과 화질 문제로 관객동원에 어려움이 있다. 디지털 전문 상영공간의 확보와 관객에 만족감을 줄 환경 조성이 디지털 영화 활성화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디지털 위성방송 시대 개막과 더불어 디지털 영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우리 영화산업 발전에 막대한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강병융
오넷콜맨, 살바도르 달리, 무라카미 하루키, 이제하, 장 비고, 키애누 리브스, 정성일, 쿠엔틴 타란티노, 무라카미 류, 이무영, 존 드 벨로, 김영하, 로이드 카우프만, 장정일, 디지 길레스피
- 상기 거명된 자들을 한꺼번에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 마시고 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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