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대학에서 한국영화제 열려
글: 라인지기
2001년 0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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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바보선언> <초록 물고기> <아름다운 시절> <서편제> 상영，임재철(필름컬쳐 편집장) 유지나(동국대 교수) 등이 참가한 토론회，박광수 감독과의 대화 등으로 진행됐다．이번 영화제는 미국내의 아시아 영화 붐과，<춘향뎐> 극장 개봉으로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한국영화의 정치사회학적 접근을 시도한 영화제로 주목을 받았다.
이곳 언론들은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과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이 한국영화의 새로운 형식과 이야기방식을 보여준다며 대표작으로 꼽았다.
관객들에게 가장 인기를 모은 것은 <넘버3>. 주로 영화과 학생들이 관객의 대부분이었던 다른 영화에 비해 이 영화 상영때는 20대 교포들이 몰려와 환호를 보내며 즐거워했다．영화제의 마지막날 열린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상영 및 박광수 감독과의 대화때도 150여명의 관객이 참석，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토론회 및 관객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 나타난 미국관객들의 관심은 한국사회의 정치적인 특수성에 초점이 모아졌다．영화학도들은 70~80년대 민중운동과 검열등이 실제 영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제도권에서 실현되지 못한 리얼리즘적 영화운동이 비제도권에서 어떻게 표출됐는지, 최근 외국 노동자들의 인권문제를 영화가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쏟아냈다.
이밖에 "영화 안에서 여성들의 지위가 눈에 띄게 낮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이같은 질문들은 우리 나라의 영화제작상황이 90년대 이후 탈정치적인 것에 집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사회적 특수성에 대한 학계의 연구가 더 탄탄해야 함을 요구하고 있었다.
영화제를 기획한 USC 영화과 비평전공 데이빗 제임스 교수는 "한국 영화들이 근대화에 대해 염세적인 시선과 디스토피아적인 전망만을 보이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고 평했다．그는 또 "한국영화에 대한 학문적인 관심에 비해서 영화를 볼 수 있는 통로가 너무 적다. 비디오 대여점에 널려있는 일본 중국 영화에 비해 영어자막이 있는 한국 영화는 거의 없다．이것은 한국 영화산업계의 큰 실수다"라고 지적，한국영화계가 해외영화제나 배급망확보 외에 외국 학계에 한국영화를 소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함을 느끼게 했다.
(조선일보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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