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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키키 브라더스> 구사일생 :::

곽은주 | 2001년 11월 09일 조회 1996
지난 10월27일 서울 18개관에서 개봉된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상영 2주째에 극장이 10개관으로 줄었고 이번주 목,금요일을 전후로 전 극장에서 종영될 위기를 맞고 있다. 지방은 상황이 더 나빠 30개관에서 개봉되었으나 한주일을 넘긴 곳이 8개관에 불과 하였고 그나마 상영되던 몇몇 극장들도 이번 주말에는 새 영화로 간판을 바꿔 단다. 결국 아쉽게도 개봉 3주만에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관객의 시야에서 영원히 그 모습을 숨기는 듯싶었다.
그러나 <와키>(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약칭)를 만든 제작사 명필름은 오는 10일부터 서울 시네코아 극장 1관을 대관하여 `최소 한달간 장기상영 '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명필름의 마케팅팀 박재현 실장은 `영화를 보고 싶어도 상영관이 없어 영화를 보지 못하는 관객들을 위해 이러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하며, <눈물> <수취인불명> <나비> 같은 저예산 영화나 작가주의 영화가 개봉후 며칠을 버티지 못하고 종영되는 한국영화의 유통/배급의 편협한 구조속에서 <와키>가 살아 남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이런 척박한 영화 환경속에서도 스크린으로 <와키>를 보고 싶어 하는 관객이 있는 한 영화를 계속 상영한다는 영화사의 방침 아래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제작사가 영화의 장기 상영을 위해 극장 1관을 빌리기는 유례가 없는 일. 특히 명필름의 경우 40%의 좌석 판매율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극장을 빌려 한 달 간 극장 임대료 이외에 점유율이 40%를 넘지 못할 경우 차액에 대한 손실까지 지급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와키>는 꾸준히 관객이 늘고 있어 좌석 판매율이 45%(서울)대에 이르고, 평일 5천-6천명이 이 영화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등, 다 꺼진줄 알았던 불씨가 서서히 타오르고 있다.
10일 장기상영 첫 날에는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된다. 2,3회 영화상영 전에 감독과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있고 오후 6시부터는 극장 근처의 한 커피숍(사카)을 빌려 영화 관계자와 감독,배우,관객이 만나는 자리도 준비된다. 아마도 이 자리에서 `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사랑하는 모임'<와사모>(가칭)이 결성 될 듯싶다.
명필름은 꾸준히 확산되고 있는 <와키>열성 팬들의 열기와 성원에 무척 고무된 듯, <와키>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와사모>를 위한 공간도 제공하며 그들의 <와키>영화사랑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고양이를 부탁해>(감독 정재은)의 제작사 마술피리도 극장 재개봉을 위해 발벗고 뛰고 있다. 마술피리는 부산영화제 기간을 집중 홍보 기간으로 삼고 `고양이살리기'캠페인을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 또 `고양이 살리기 인천지역 시민 모임'특별시사회(20일) `고양이 마니아 특별 이벤트'(22일) `고양이 재개봉 추진 VIP시사회'(23일)등의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오는 24일 극장 개봉하는 <꽃섬>(감독 송일곤)의 씨앤필름도 부산영화제 기간인 12일 부산 남포동 영화의 거리 카페에서 송일곤 감독, 어어부 밴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일반 시사회를 개최해 영화를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한다.
영화 제작사들의 이와같은 자구노력은 그동안 좋은 영화 볼 기회를 박탈 당했던 관객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무리 영화가 장기상영된다한들 관객이 보지 않는 영화는 결국 사장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객들도 이제 자발적인 문화 소비자로서의 소비자 주권과 책임을 깊이 생각할 때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개개인들은 한국영화 환경 발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행동하는 관객으로 거듭나야만 할 것이다. 질 좋은 한국영화가 계속 만들어 지고 상영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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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곽은주 1960년생. 젊음의 끝, 나이 마흔에 뒤늦게 영화 바람난 못말리는 영화 중독증 환자. 그 여자 오늘도 빨간 배낭 둘러메고 시사회장을 기웃거린다. 영화의 참맛 그대는 아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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