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리포트>

영화뉴스

<베를린 리포트> :::

�뺤꽑湲 | 2004년 02월 12일
조회 3309

베를린서 갈채 받은 '비포 선라이즈' 속편 '비포 선셋'
- 제시와 셀린느,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임지은 기자

유럽여행을 떠난 미국인 남자(에단 호크)가 기차 안에서 매력적인 프랑스 여자(줄리 델피)를 만난다. 함께 24시간을 보낸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렬히 이끌린다. 그러나 헤어짐은 눈 앞으로 다가오고,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와 여자는 6개월 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만들어진지 근 10년의 세월이 흐른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1994년 작 <비포 선라이즈>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설레는 기억으로 남아있는 영화다. 꼭 유럽 행 배낭여행처럼 소박하고도 가슴 떨리는 추억. 불과 240만 달러의 예산으로 제작됐지만 2천만 달러 이상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거둬들였고, 영화의 헌신적인 팬들은 "두 사람이 정말 만났을까"에 대해 지치지 않는 논쟁을 벌였다.

그런 상황에서 마침내 등장한 <비포 선라이즈> 속편 <비포 선셋(Before Sunset)>이 사람들의 관심을 잡아끄는 건 당연한 일. 물론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와 전편의 주인공들인 에단 호크, 줄리 델피가 고스란히 다시 만났다. 현재 11일 간의 여정을 한창 진행중인 올 베를린 영화제에서 경쟁 부문에 오른 23편 중 한 편으로 출품된 <비포 선셋>이 화요일 베를린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다. <비포 선라이즈>로 은곰상을 수상하기도 한 링클레이터와 배우들에 보내는 베를린의 갈채는 더없이 뜨거웠다.

<비포 선셋>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세월이 흘러 제시(에단 호크)는 베스트셀러 소설가가 되어 있다. 새로 출간한 소설의 유럽 프로모션 투어를 떠난 그는 마침내 셀린느(줄리 델피)와 조우한다. 그러나 가슴 떨리는 재회는 예기치 않게 방해받게 되고, 두 사람은 다시 서로를 찾아 헤매기 시작한다. 2편 역시 전편에서 그들이 사랑과 결혼, 인생의 의미와 죽음에 대해 밤새 대화를 나누던 비엔나를 무대로 전개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

감독 리차드 링클레이터는 "후속편(sequel)이라는 말보다는 그저 연속된 이야기의 다음편(continuation)으로 보아주기 바란다"고 못박았다. 속편이란 말은 상업적 이윤을 노리는 저의가 숨어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게 그의 설명. 이어 링클레이터는 "나와 배우들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 때문에 다시 뭉쳤다. 우린 <비포 선라이즈>를 끝내자마자 <비포 선셋>에 대해 이야기했고, 서너 해가 지난 후부터는 심각하게 고려하기 시작했다. 남아있는 문제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그것을 시작하느냐일 뿐이었다."고 덧붙였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는 "<비포 선셋>이 <비포 선라이즈>의 좋은 기억을 망쳐버릴까 두려웠지만, 계속해서 그리워하던 곳으로 돌아온 기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호크는 링클레이터 감독과 각본을 공동으로 집필하기도. 이미 언급한대로 <비포 선셋>은 베를린 영화제 경쟁부문에 올라있고, 워너브라더스, 타임워너의 워너 인디펜던트 픽쳐스가 배급하는 첫번째 영화가 된다. 미국 개봉은 6월경으로 예정되어 있다.

< Movist >

줄리델피ㆍ에단호크 재회 '비포 선셋' 으로 9년만에

프랑스 여배우 줄리 델피와 미국 배우에단 호크가 10일(현지시간) 제54회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출품된‘비포 선셋’(2004)의 시사회에 앞서 다정하게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사람은 영화‘비포선라이즈’(1995)의 속편인‘비포 선셋’으로 9년 만에 재회했다.

한창 유럽 배낭여행 붐이 일어날 무렵국내 개봉돼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던 당시 유럽 여행 중인 미국 청년 제시가 프랑스 아가씨 셀린과 하룻밤의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비포선셋’에서는 작가가 된 제시가 북투어 중에 셀린느와 다시 만나게 된다.

당시 풋풋했던 대학생 역을 맡았던 이들도 세월의 더께는 어쩔 수 없는 듯 얼굴에 주름이 엿보인다.

김태은 기자(tekim@heraldm.com)

'사마리아' 곽지민 "행복한 역 하고파"
- 베를린 현지서 기자회견

“다음엔 좀더 행복한 역할을 맡 고 싶어요.” 김기덕 감독의 영화‘사마리아’ 로 데뷔한 곽지민(19)이 11일 해외 언론의 관심 속에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베를린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마리아’에서 성매매에 나선 여고생으로 등장하는 곽지민은“다음에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밝고 가벼운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 해 이번 영화에서 연기한 역할에 대한 부담감을 드러냈다.

기자회견장에 동석한 김기덕 감 독은“그녀를 만난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며“영화는 진정한 감정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곽지민은 서울 진선여고 2월 졸 업예정자로 재학 중 파격적인 연기를 해 화제를 뿌렸다.

성매매에 나선 단짝 친구의 죽음을 목격한 후 자신이 대신 성매매에 나서게 된다. 친구가 관계 맺은 남자들을 찾아다니며 돈을 되돌 려주고 섹 스를 통해 상대를 정 화시킨다.

현지 시사회 후 해외 언론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유력 영화 전문 매체인 할리우드 리포터는“전작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을 통해 불교적 구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나 이번 영화에서는 성매매에 나선 여고생을 소재로 기독교적인 원죄와 구원의 문제를 그리고 있다” 며 ‘파국적이고 충격적으로 치닫는 영화 내용에 비아시아권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미지수’라는 요지의 평을 실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2004.02.12

'사마리아' 베를린서 스포트라이트
- 베를린영화제 공식경쟁부문에
여주인공 곽지민도 카메라세례

김기덕 감독의 영화‘사마리아’가 뜨거운 관심 속에 10일 베를린영화제에서 시사회와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5일 개막된 제54회 베를린영화제에서‘사마리아’는 22편의 다른 작품들과 함 께 장편영화 공식 경쟁작에 포함돼 황금곰상을 놓고 다투게 된다.

김기덕 감독의 작품은‘파란 대문’이 파노라마 섹션에서 상영된 이후 3번째 베를 린영화제에 초청됐으며, 지난해‘나쁜영 화’에 이어 2년 연속 공식 경쟁 부문 후보에 올랐다. 지난해‘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으 로 로카르노영화제에서 4개 부문을 휩쓰는 등 유럽 지역에서 잘 알려진 김기덕 감독의 신작에 대해 해외 취재진은 큰 관심을 나타 냈다.

작품과 함께 실제 여고 졸업예정인 19세 의 나이로 청소년성매매 여고생을 연기한 곽지민도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죽은 마리아’나 성경에서 유대인들의 비 난과 배척을 받는 이교도 지역을 뜻하는‘사 마리아’는 청소년성매매를 하는 여고생과 이에 분노한 아버지를 통해‘섹스와 구원’ 의 문제를 다룬 영화. 유럽여행을 위해 청소년성매매에 나선 친 구의 죽음을 목격한 후 성매매에 나선 한 여 고생과 이를 알게 된 형사이자 아버지의 파 국적인 분노를 그리고 있다.

여배우 곽지민 서민정과‘와이키키 브라더스’의 이얼 등이 출연했다. 한편, 이번 베를린영화제에는 이재용 감독의‘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파노 라마)와 김지운 감독의‘장화, 홍련’, 김선 ㆍ김곡 감독의‘자본당 선언:만국의 노동 자여, 축적하라’(이상 영 포럼) 등도 초청 됐다. 또한 영화제 최초로 북한 영화‘푸른 주단 위에서’가 9일 상영됐다.

이형석 기자(suk@heraldm.com)

2004.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