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의 해후
글: 김성수
2004년 10월 20일
 |
<비포 선셋>이 드디어 국내에서도 개봉됩니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셨을텐데.... 9년만에 나온 속편이라는 점과 영화에서 설정된 시간 길이와 실제 관람 시간이 유사하다는게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죠.
전편만한 속편은 없다(간혹 예외가 있지만서도)는 속설처럼, 이 영화도 전작을 능가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전작에 비해 어딘가 모르게 부족하다는 것을 약간 느끼게 되지요.(<비포 선셋>을 보고 난 다음에, <비포 선라이즈>를 한번 더 보면 확실히 느끼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작의 분위기와 내용의 연장선 상에서 <비포 선셋>의 이야기가 정교하게 전개되는 탓에, <비포 선라이즈>에서 느꼈던 감흥을 다시 한번 더 느끼기에는 충분합니다.
본문의 꿈과 현실 부분에서 설명했듯이, 저는 바로 이 '부족함'을 링클레이터 감독이 <비포 선셋>에서 고의적으로 노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영화 자체가 한 등급 떨어질 것이라는 평을 감안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죠.
외국의 유수한 영화 평론가들도 별 3개에서 4개 사이를 왔다 갔다 하더군요.(5개 만점) <비포 선라이즈>는 4개에서 5개 사이였었으며, 베를린에서 감독 부문 은곰상을 받았었죠. 영화 자체만 놓고 보면, 뭐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전작도 아주 경제적인 영화였지만, 이번 것은 초경제적인 영화라고 강조하네요. 이게 영화사의 홍보 멘트 중 하나죠? 일단 초저예산으로도 이 정도의 속편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건 놀랍다는 표현말고는 딱히 적당한게 없네요.
<비포 선셋>에서 배려를 많이 하긴 합니다만, 전작을 못 보신 분들은 약간은 실망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는 가능하면, <비포 선라이즈>를 한번 보시고 가는게 좋을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군요. 알게 모르게 세부적인 설정들도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원나잇 스탠드의 위험(?)주의, 멜로적 낭만주의, 그리고 철저한 현실주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한 이 영화에 대해, 기사 이외의 더 자세한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전작도 그렇지만, 이 영화는 내러티브 구조 자체가 간단해서리, 결론과 관련된 자세한 설정을 알게 되면, 재미가 좀 반감된다는 흠이 있습니다.
신문이나 잡지들에서 이 영화의 결론 부분과 관련된 내용의 기사들이 올라 오는데, 관객들이나 영화를 위해서는 별로 바람직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기사 본문 보기: <비포 선셋>, 9년만의 해후
This article is from http://www.cine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