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의 법칙에 갇힌 브리짓
글: 김성수
2004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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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등의 로맨틱 코미디 영화들을 만들어낸 영국의 워킹타이틀이란 회사. 이 회사가 만들어낸 걸작 아이콘 중의 하나가 '브리짓 존스'입니다.
뚱뚱한 몸매, 답답한 사교성, "All by myself"를 자신의 주제가로 삼았던 브리짓. 이런 브리짓이 준수한 변호사 마크와 바람둥이 데이빗 사이에서 갈등한다는 설정이 사실은 너무도 우습지 않나요?
전편에 이어 이번 <브리짓 존스: 열정과 애정>도 이 설정을 바탕으로 갈팡질팡하는 브리짓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전편보다는 더욱 희화화 되었지만 말이죠.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환상의 변주곡입니다. 코미디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돌발적인 상황들과 그 상황에 대처하는 주인공들의 대사와 행동들. 영화는 이 부분들을 캐럭터 중심의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의 요소로 잡아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그러다 보니. 이젠 오히려 약간 지루한 감까지 듭니다. 특히 타이에서의 장면은 좀 심하지 않나하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더욱이 워킹타이틀이란 회사가 늘 똑 같은 분위기와 스타일의 영화만 만들어 내다보니 조금은 이골이 나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이 영화가 재미있다는 것은 부인 못하겠습니다. 어차피 로맨틱 코미디 영화니 현실성이 없어도 무방하겠고, 또 이 영화도 현실이라고 강조하지도 않습니다. 쉽게 말해, 영화 <터미날>처럼 눈가리고 아웅하지는 않는다는 거죠.
워킹타이틀사의 영화들 모두가 그렇지만, 특히 이 영화는 눈오는 밤, 연인의 손을 잡고 영화관에 가서 보기 딱 좋은 영화라 생각됩니다. 이 이상도 이 이하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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