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갈 데까지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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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갈 데까지 가보자 :::

슈퍼 사이즈 미 (2004) ★★★★☆

김성수 | 2004년 11월 14일
조회 6409

패스트푸드 한달에 몇 번 정도 드시나요? 제 경우는 한달에 한 번 정도? 이 정도로 먹으면 몸에 괜찮겠지요? 이 영화 <슈퍼 사이즈 미> 정말 아이디어 특출나고 위험합니다. 한달 동안 맥도날드만 삼시 세끼 줄기차게 계속 먹어 본다는 것. 엄청난 일이죠?

원래 보통 다큐멘터리를 보면서(특히, 전쟁 관련), '저런 상황은 참 위험했겠다', '목숨 걸고 찍었겠구나', '저런 푸티지(footage)를 어디서 구했을까?' 기타 등등. 다시 말해, 여러 의구심들, 탄성들, 안타까움 등등이 나올 경우가 많습니다.

<슈퍼 사이즈 미> 역시 패스트푸드와의 전쟁, 한판 승부인지라 그런지, 설정 자체부터 사실은 참 위험한 발상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혹시 누가 한달 내내 세끼 라면 또는 즉석 떡볶이만 계속 먹는 영화를 찍어 본다면 어떨까라는 실없는 상상까지 하게 되더군요.

그건 그렇고요. 하여튼 마이클 무어의 등장 이후에 다큐멘터리에 대한 개념들이 서서히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3인칭 전지적 관찰자 시점이 아닌, 1인칭 또는 주인공 시점까지 다양하게 시도되는 것 같네요.

관객들의 주의를 끌고,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는 것 같아, 제 개인적으로는 이런 시도들에 찬사를 보내고 싶습니다.

내용이나 형식이 어떻든간에, 영화는 기본적으로 일단 쇼비지니스 사업 및 그와 관련된 수 많은 부수 사업과 연결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만은 없는데, 이 영화들은 이런 문제들을 멋지게 커버하고 있는 셈이죠.

하지만 이번건 스펄록의 데뷰작이라서 그런지, 뭐랄까 아주 깨끗하고 상큼하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영화 전개나 메시지 호소 방법, 마지막 결론부분까지 약간 분산되고 설득력도 좀 떨어지는 듯 하더군요.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보는 사람으로서의 제 개인적 입장입니다.)

그래도 데뷔작에서 벌써 이 정도 수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니, 스펄록의 다음 작품이 정말 기대됩니다. 과연 다음엔 뭐하고 승부하려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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