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찌마와 Lee> '화녀' 이윤성 인터뷰 :::

양유창 | 2001년 02월 25일 조회 4348
이윤성 in stardom
이윤성 인터뷰 동영상 보기: 56K 300K
오전부터 내리던 비가 눈으로 변했다. 덕분에 필자는 약속장소로 가기 위해 눈보라 속에서 한참을 헤매야했다. 아, 하지만 사나이의 길이란 애당초 이렇게 멀고 험한 것이 아니던가! 뚝뚝 한줄기 눈물을 꾹 참고 신사동 카페로 들어서니 젖은 눈물을 녹일 만큼 즐거운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백여만명이 관람한 인터넷 영화 <다찌마와 Lee>는 새로운 인터넷 영화 스타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주인공을 맡은 임원희는 모 패스트푸드 CF출연에 이어 여러 언론매체의 특집기사 소재가 되었고, 류승범, 류승완의 입지는 더욱 굳어지고 있다. 디지틀 삼인삼색 프로젝트로 출발한 장진이 이끄는 제작사인 '수다'는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필름있수다'를 신설, 필름영화 처녀작인 <킬러들의 수다>를 준비중이다.
이윤성은 <다찌마와 Lee>에서 조연급인 '화녀'역을 맡은 배우다. 모델로 데뷔한 그녀는 아이스크림, 과자, 신발 등 TV CF에 출연했고, [청춘], [안녕 내사랑] 등 TV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면서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다. 영화와 인연을 맺은 작품은 <아담이 눈뜰때>. 어린 나이에 주연을 맡아 과감한 연기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다. 그녀는 이 작품이 무척 힘들었지만, 연기자로서의 수업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쑥스럽긴 하지만 "연기자는 자기가 가진 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는 연기론도 펼쳐보였다.
그녀의 두번째 영화는 <조용한 가족>. 이 작품에서 그녀는 고호경의 언니인 큰딸 '미수'역을 맡아 백치미를 선보였다.
<다찌마와 Lee>는 그녀의 세번째 작품. <조용한 가족>을 계기로 친분을 쌓은 김지운 감독의 소개로 출연하게 된 작품인데, 역시 백치미와 내숭이 가득한 처녀 '화녀'로 분했다. 그녀는 <다찌마와 Lee> 이야기가 나오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정말 촬영장이 너무 즐거웠어요. 모두 웃느라고 정신 없었구요, 아마 후시녹음이 아니었더라면 하루에 몇 컷 찍지도 못했을거예요. 대사를 하면 주위 사람들이 웃느라고 NG가 나니까 아예 입만 벙끗하면서 찍었어요." 류승완 감독 및 스탭들이 이전부터 모두 친분이 있던 사이들이라 촬영장은 마치 대학생들의 워크샵 같았다는 후문이다.
이쯤에서 이야기를 돌려 데뷔한 계기를 물어보았다. "저는 지하철에서 픽업된 경우예요. 엄마와 함께 지하철에서 걸어나오는데 우연히 좋은 분을 만나서 해태제과의 전속모델이 되었어요. 유아교육과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마도 모델일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유치원 교사가 되어 있을지도 몰라요.(웃음)" 정말로 그녀에게는 아이를 다루듯 사람을 대하는 말재주와 붙임성이 넘쳤다. "제 성격이 원래 이렇게 적극적이고 솔직하거든요. 어떤 때는 사람들과 타협을 잘 못해서 좋지 않은 점도 있는데, 그건 고치려고 노력해요."
어떤 질문에도 그녀는 막힘없이 대화를 술술 풀어갔다. 몇 년 전 터졌던 축구스타와의 스캔들이나 동료 연기자 이야기, 이성관, 보수적인 한국사회 등 솔직한 얘기들이 오고갔다. "한국사회요? 너무 보수적이죠. 내가 누구를 만났다고 하면 기자들은 다 결혼과 자꾸 연결시키려고 하죠. 그래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힘들어요. 꼭 그래야 하나요? 전 요즘 스캔들 이후로는 그분하고 가끔 전화통화만 하는 정도예요. 다시 시작할 마음은 없어요." 그렇다면 결혼을 생각해본 적 있느냐는 필자의 질문에 그녀는 대뜸 이렇게 답했다. "정말 제 이상형의 남자가 나타나면 할 생각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안할 거예요."
천성적으로 슬픈 일보다 기쁜 일을 더 많이 기억한다는 그녀는 어쩔 수 없는 엔터테이너였다. 자기 인생에서 당당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할 줄 아는 법이니까. 개성이 강한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는 그녀는 <아담이 눈뜰때>의 연기가 아직도 떠오른다며 그런 역을 다시 한 번 맡아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그녀의 차기작은 이민우, 윤손하와 공연하는 <게이머>로 정해진 상태. 한중 합작인 이 영화는 신인 이영국 감독의 데뷔작으로 SF, 액션, 로맨스, 환타지가 결합한 스케일 큰 작품이 될 듯하다.
"어릴 적부터 고두심 선배님을 좋아했었어요. 저도 나중에 나이들면 꼭 그런 모습으로 남고 싶어요."
지금 이윤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여성잡지의 모델, 혹은 세 편의 영화에 출연한 연기자로 각각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아직 미완이기에 더 풍만한 가능성을 갖고 미래를 준비하는 그녀. 자신의 천성은 모델쪽이지만, 모델과 연기 모두 놓치고 싶지 않다는 당찬 포부를 밝힌 26세의 그녀에게서는 똑똑한 프로로서의 욕심을 느낄 수 있었다.
오랜 연예계 생활이 가져온 프로근성과 백치미의 이중성. 감명깊게 본 영화로 <귀여운 여인>을 이야기하는 그녀는 어쩜 줄리아 로버츠를 닮아가는 것 같았다.
|
 
 | 양유창 마음으로부터 그림을 그립니다. 무의식으로부터 시를 씁니다.
비밀스럽게 여행을 떠납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노래를 부릅니다.
운명과 미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무심코 떨어뜨린 책갈피에서 21세기가 느껴집니다. 그곳은 슬픈 신세계입니다.
이별이란 말은 너무 슬퍼 '별리'라고 말합니다.
BLOG: rayspace.tistory.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