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개막
글: 서진기
2000년 07월 14일
부천의 '자유, 저항,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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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문화부장관의 대변인 자격으로 참석한 김순규차관은 이날 축사에서 "남북정상회담이후 남북교류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고조된 시점에서 영화는 문화교류 활성화의 최전선에 있다"며 "이번 부천영화제는 남북영화인 교류의 계기를 마련해,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시키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화제의 꽃은 단연 페스티벌레이디 배두나였다. 화사한 중국풍 상의를 입고 나온 배두나는 홍조띤 얼굴에 연신 미소를 지으며 들떠 보였지만 페스티벌 레이디로서의 임무를 상기한 듯 "중요한 임무를 맡아 어깨가 무겁지만 기억에 남는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영화인과 게스트 내빈소개가 이어졌다. 국내영화인으로는 장편심사 위원장을 맏은 신상옥감독, 영화배우 박중훈, 서정, 단편심사위원장인 김지운감독, 김윤희 촬영감독, 남궁연 뮤지션, 영화배우 이혜은, 임필성 감독 등이 참석했으며 영화진흥위원회 유길촌위원장을 비롯 문성근, 이장호, 김기덕, 김홍준 감독도 참석했다. 초대 페스티벌 레이디 강수연씨도 참석, 4번째를 맞이한 복사골 행사에 힘을 실어줬다. 해외게스트로는 국외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클레르몽-페랑 심사위원 앙투안 로페즈, 다리오 아르젠트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담당한 클라우디오 시모네티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장편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된 신상옥 감독은 "초창기에는 해외수출만이 한국영화의 살길이란 의식이 팽배했지만 지금은 인터넷을 통한 영화개봉이 활성화됐을 정도로 시장상황이 급변했다"며 "판타스틱이란 장르에 걸맞게 독창성과 창의성에 심사기준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제 성공의 핵심은 프로그래머 역량에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4회 부천영화제의 프로그래머로 소개된 정초신, 송유진씨는 영화제 성격을 "부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개성의 잔치"로 압축 설명했다. 가족영화 상영직전에 펼쳐지는 그린콘서트, 관객과 유명영화인이 자유롭게 토론하는 메가토크 등 기발한 행사들이 준비돼 있고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부문을 각 특성에 따라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제한구역', '영화광장' 등 세가지 분류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 프로그래머들의 설명. 정초신씨는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섬뜩한 욕구를 빼어난 영상으로 담은 개막작 '아메리칸 사이코'는 21세기와 부천의 성격을 가장 잘 대변하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마지막공연인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라의 협연 후, 메리 해론 감독의 선댄스영화제 문제작 '아메리칸 사이코'상영을 끝으로 하루를 정리한 제4회 부천영화제는 오는 21일까지 아흐레동안 30개국 145편의 풍성한 잔치상을 마련한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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