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은 너무해> 사람의 겉모습만 봐서는 안돼
글: 노처녀
2001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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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들이 이렇다 라고 단정짓기는 싫으나 현실이 나를 이렇게 만들고 또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그런 교훈을 단단히 잡아서 내던진 이 영화는 한편으로는 웃고 즐기는데 중점을 두긴 했지만 영화 뒤로 살그머니 다가서면 심오한 결론을 우리에게 심어 주고 떠난다. 노처녀인 나도 사람을 만날 때 겉모습만 보고 판단할 경우가 많다. 사람들에게 소개받은 사람인데도 신용이 안 가고 자꾸 눈치를 주게 된다. 나 자신도 분명 다른 사람에 의해 약점을 꼬집혀 안 좋은 신용을 얻고 있음에 불구하고 말이다.
여기 나오는 리즈 위더스푼이 나의 마음을 포크로 푹푹 찍어가면서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란 다 그런 게 아니야!!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다지 금발에 관해 별 관심을 안 갖겠지만 외국에 나가보면 금발은 잘 놀고 또 잘 놀아주는 그런 사람들로 여겨 지나보다. 리즈 위더스푼이 보여지는 금발을 가진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확 비틀어 놓았으니..
영화는 코미디에다 약간은 사랑도 곁들어진 영화이다. 전체적으로 영화가 핑크빛으로 물들었다가 핑크빛으로 사그라 들기 때문에 약간은 역겹(?)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핑크라는 색깔이 오래 보면 어지러움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노처녀는 약간은 머리가 아팠다.
<패스워드>에 나온 라이언 필립의 아내이기도 한 리즈 위더스푼은 아메리칸 사이코 이후로 보이지 않더니 금발은 너무해 라는 영화로 찾아오긴 했으나 검정색 머리가 상징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금발의 속모습이란 이렇다 라는 외국의 주장이 먹혀들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훌륭한 교훈을 심어주기도 하지만 내용은 한마디로 말하면 유치찬란빤스 라고 말하면 웃을라나? 남자를 위해서 하버드 법대를 지망한 대단한 머리(?)의 소유자 리즈 위더스푼, 그것까지는 좋은데 우습게도 운이 좋게 여차여차 해서 교수의 인턴까지 들어가게 되고 살인 사건까지 척척 풀게 된다. 영화는 연관성이라는 게 다 그녀의 사치성에서 비롯된다. 그녀가 매일 화장하고 손톱 손질하고 머리하는 데 그 안에서 살인 사건을 풀 수 있는 실마리가 나올 줄이야.
이런 식으로 한다면 한 사치하는 여자 분들은 다 법정으로 가겠군. (한 사치하는 여자 분들 죄송합니다.) 조금은 줄거리를 맞춰 가려는 억지스러움이 뻔뻔히 보이기도 하지만 웃음으로 넘겨 줄 수 있는 것은 그녀의 당당함이 코를 찌르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자신도 해낼 수 있다는 것. 사람들이 생각하는 편견에 구애받지 않고 떳떳이 그들이 생각 못하는 것을 넘어 갈 수 있는 자신감에서 우리는 이 영화를 그다지 별로 라고 생각하지 않고 재미있다 로 넘겨 준 것 같다.
이 영화를 보고 또 하나 생각해 낸 것은 우리의 영화에 대한 편견도 없애야 한다는 점이다. 괜히 이 영화가 미국에서 <툼 레이더>, <A.I>를 눌렀겠나. 아마도 뭔가 매력이 있어서 겠지. 우리의 좁은 영화의 편견에 "이런 코믹은 이젠 싫어." 라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당당히 극장으로 들어가 보자. 혹시 아는가. 노처녀처럼 얼떨결에 본 영화에 감동 받고 교훈까지 덤으로 얻어서 나오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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