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들의 수다> 노처녀의 수다

노처녀 vs 영화

<킬러들의 수다> 노처녀의 수다 :::

노처녀 | 2001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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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텔레비전에서 네 번인가 다섯 번인가 재방송을 해준 가을 동화를 기억하시는 지. 나는 그다지 이 드라마에 흥미를 못 느꼈으나 사람들은 다섯 번 해준 것도 모자라는 지 비디오로 출시 된 것을 사 보기도 하고 OST를 사서 그 때 그 감격을 다시 느껴보거나 DVD를 사서 미친 듯이 보던데. 여기서 노처녀의 친구는 송승헌에 미쳐서 [가을동화]에 나오는 대사를 다 외우기도 했다.

근데 왜 내가 뜬금 없이 [가을동화] 얘기는 하는가? 이제 노처녀에 대해서 파악을 하거나 눈치가 있는 분은 아하! 노처녀 또 영화 얘기하려다 삼천포로 빠졌군. 하고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대단한 것들..-_-)

[가을동화]에 나오는 멋있는 남자 원빈을 아시는 가. 비리비리한 역할이나 아님 돈 많고 잘 생긴 역만 단골로 나오는 그가 영화 <킬러들의 수다>에 나왔다. 사람들은 그가 처음으로 출연한 영화에 반신반의하면서도 돈을 들고 영화를 보려 한다.

노처녀도 기대를 품고 영화를 보러 갔다. 근데 원빈 말고도 우리의 귀에 솔깃할만한 배우들이 쨍쨍하게 나오더군. 신현준과 그의 아이들.. 이제 삼천포에서 나왔으니 본격적으로 영화 얘길 해볼까나?

영화는 <킬러들의 수다>라는 제목과 같이 그냥 킬러들의 얘기다. 엄청나게 터프하고 멋있을 것 같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런 생각을 버리고 가야 될 듯. 영화에서 그들은 무척 어리숙하고 버버벅 하고 움직임도 나사 빠진 로봇처럼 어리버리 하다.

자신들의 킬러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음에 불구하고도 저렇게 어리버리 할 수 있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기는 참 대단한 것만 같다. 그러면서도 한번 일을 맡게 되면 실패란 없는 100%의 고객 만족을 추구하는 그런 킬러들이다.

근데 킬러가 나오면 액션이 아닌가 근데 어째서 어리버리일까? 영화는 스펙타클한 액션이나 싸움 장면이 전혀 없다. 대신 코믹한 부분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영화 감독 장진의 전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이 영화도 절대적으로 피가 튀기는 그런 영화는 아닐 것이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영화는 코믹 액션이지만 볼거리가 충분히 있다. 잘 생긴 원빈이며 신하균을 볼 수 있는 그런 재미도 있지만 극 속에 나오는 또 하나의 연극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 내용을 잘 보시면 영화 속에 햄릿연극이 나온다. 이 연극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장진 자신이 극본을 쓰고 직접 지휘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코믹 연극 속에 진지한 연극을 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충분한 볼거리를 준다. 그리고 진지한 얼굴 속에 감춰진 코믹 대사를 읊는 신인 배우 원빈의 연기도 충분히 볼만하다.

영화는 조그만 에피소드를 조금씩 덧붙임과 동시에 영화 전체를 한 스토리가 아닌 여러 스토리를 짜 맞추는 방식을 선택했다. 독특한 화면기법도 볼만하지만 그들의 어리버리한 연기력에 노처녀는 혹시 저들은 <덤 앤 더머>가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봤다.

배우 중에 눈에 처음 들어오는 배우가 있지 않나? 총의 명사수 재영역활을 맡은 정재영은 공포택시를 본 사람이면 조금은 어디서 많이 봤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 프로에서 많이 보여준 신하균이 오케스트라 연주에 맞춰 차를 폭파하는 모습이나 <약속>이나 <비천무>에서 진지한 모습을 많이 보여준 검사 역활의 정진영에 약간은 어설픈 코믹연기도 볼만하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깜찍한(?) 까메오로 등장하는 감독 자신과 촬영감독의 출현은 알프레드 히치콕이 자신의 영화에 잠깐 등장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조금은 보여주기도 했다.

요즘 <조폭 마누라>나 <신라의 달밤> <엽기적인 그녀>와 같이 웃고 즐기는 영화가 너무 많이 나온다. 하지만 그런 영화가 나오는 족족 다 흥행에 성공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하지만 이런 식으로만 나왔다가 관객들이 우리나라 영화는 웃고 즐기면 장땡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질 까봐 노처녀는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