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질주> 폭주의 세계로 빠지고 싶은 유혹

노처녀 vs 영화

<분노의 질주> 폭주의 세계로 빠지고 싶은 유혹 :::

노처녀 | 2001년 09월 19일
조회 2550

요번 여름에는 자동차가 나오는 영화가 자주 나오는 것 같다. 내가 저번에 쓴 드리븐과 이번에 얘기할 분노의 질주 역시 드리븐과 비슷한 영화이다.

분노의 질주 역시 말이 많았다. 미국에서는 무수히 많은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당당히 탑에 올랐다는 점이 대단하다. 제작비도 얼마 안 들었는데 무수히 많은 돈을 벌였다니 대단하다. 중요한 점은 우리나라 배우인 릭 윤이 나왔다는 점에서 모두들 기대를 했다. 하지만 막상 개봉을 하려 하자. 이리저리 웅성거린다. 오래 전에 드리븐이 먼저 선수를 제치고 들어온 이상 비교를 안 할 수가 없다나 어쨌다나. 속도 면에서는 드리븐이 낫네 스피드와 볼거리에서는 분노의 질주가 낫네. 말이 많다. 물론 노처녀는 그 상황에서도 중용(中庸)을 지키며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니 비교를 해야 하는지 아님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다. 나야 사람 비교하는 거를 엄청 싫어하는데 영화까지 비교하라면 으이그~~ 머리 빠개진다. 그래서 노처녀는 결심했다. 드리븐은 저번에 쓴 거기서 그치고 여기서는 분노의 질주의 얘기만 좔좔 늘어놓으란다.

분노의 질주는 십대 내지는 이십대 영화라고 해도 무관한 영화이다. 그때가 가장 폭발하고 싶을 때이니까. 비트에서 오토바이를 두 손놓고 타는 정우성, 그들을 쫓아하는 십대들, 미칠 듯한 폭주를 가슴속에 품고 다니는 이십대들. 이 영화는 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다. 미칠 듯이 달려 라는 말을 우리들 가슴속에 끓임 없이 속삭이고 있으니 말이다. 시작하자마자 울리는 비트가 강렬한 사운드, 스피디한 움직임들 그들이 정녕 인간이란 말인가? -_-

나는 오토바이를 타보긴 했지만 목숨 걸고 타진 않았다. 하지만 요즘 십대들은 목숨을 내놓고 탄다고 한다. 왜냐고 물어보면 그들의 대답은 하나다. 스릴 있잖아요..-_-

자동차에 목숨을 건 사나이들 스릴과 자유 쾌감을 머릿속에 품고 다니는 사람들. 그들은 밤에 열리는 경주와 일등이란 자리 하나로 세상을 얻듯 살아가고 있다.

여기서 릭 윤이 등장한다. 릭 윤이 누구냐 하면..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실 꺼라 생각된다. 텔레비전에도 몇 번 나왔으니. 그가 등장한 대표적인 영화로는 "삼나무에 내리는 눈"이라고 들어봤는가? 거기서 일본 남자로 나온다. 우리나라 사람이 영화에는 일본 사람으로 나온다니 마음이 아프네 라고 생각한다면 이번 영화에서 릭 윤의 캐릭터를 보고 화를 낼지도 모른다. 정답은 다름 아닌 중국인이다 . 그것도 착한 중국인이 아니라 비열하고 나쁜 중국인으로.. 참 암울하다. 우리나라 사람이 나쁜 중국인 취급을 받아야 되는 건지.

영화는 스피디한 진행 방식으로 흘러간다. 노래도 흥겹고 어깨가 들썩거릴 만큼 신이 난다. 거기다 나이 먹은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폭주의 세계로 들어가고픈 유혹에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영화치고는 너무 어설프고 버벅되는 진행과 어설픈 라스트는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하지만 처음 보는 신인들의 연기와 감독의 독특한 화면기법은 우리로서는 놀라울 다름이다.